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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43
앙드레 지드 지음, 김화영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0월
평점 :
「언니는 내가 자기보다 먼저 결혼하기를 바라고 있어. 오빠도 알고 있어?」
「응.」
그녀는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리고 언니는 내가 누구와 결혼하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알아?」
나는 잠자코 있었다.
「그게 오빠란 말이야!」 그녀가 소리쳤다.
12월 말경, 아벨과 르아브르의 플랑티에 이모 댁에 간 제롬은 축제일에 이모 댁에 온 알리사와 쥘리에트를 만났고, 제롬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하려던 알리사는 갑자기 들이닥친 손님들 때문에 몇 마디 대화를 나누지 못한 채 제롬 곁을 떠나 다른 방으로 가버렸다. 이에 제롬은 안색이 좋지 않던 알리사가 걱정이 되어 그녀 쪽으로 가려 했지만 문간에서 반쯤 몸을 숨긴 쥘리에트에게 붙잡혀 온실로 불려가 충격적인 말을 듣는다. 바로 알리사가 제롬과 쥘리에트의 결혼을 원한다는 말이었다.
대체 그날 정원에서 어떤 말을 들었었기에 알리사는 쥘리에트와 제롬이 결혼하길 바라는 걸까?
제롬은 외사촌들 사이에서 줏대 없이 뭐 하는 건지…. 어릴 때부터 노는 것은 쥘리에트와 놀았다고 하니 쥘리에트가 제롬에게 그런 정을 품었을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이제 거의 성인이나 다름없으니 제롬이 확실한 선을 그었어야 하지 않나? 걸을 때 쥘리에트 허리에 손을 꽉 두르고 바싹 붙어 걷는 건 또 뭔지.
그리고 세상에 남자가 제롬 하나밖에 없는 것도 아닌데 참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