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집밥 레시피 196 - 요리로 떠나는 세계 여행
모토야마 나오요시 지음, 최수영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맛있는 요리를 먹는 것은 좋아하지만 요리하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재료 손질도 귀찮고 요리할 때 나오는 설거지 거리도 귀찮다. 특히 무지 오랜 시간 힘들여 요리를 했는데 정작 결과물이 맛도 없고 보기에도 끔찍할 때가 많다.

처음 결혼했을 때 나 혼자 열심히 2시간 가까이 끙끙대며 했던 야심찬 돼지 오븐 요리를 남편이 퍽퍽하고 맛없다며 젓가락을 던지고 나가 혼자 밥을 사 먹고 들어온 적이 있다. 그 후로는 더욱더 요리가 하기 싫었다.

그래서 나는 외식을 즐기는 편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집에만 있으면서 어쩔 수 없이 요리를 해야 했고, 할 줄 아는 요리가 몇 개 없다 보니 맨날 똑같은 반찬, 똑같은 음식들… 그래서 레토르트 식품이나 밀키트, 배달음식을 기웃거렸지만 역시 쉽게 질리며 뭔가 새롭고 맛있는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전 세계 집밥 레시피 196』이라는 책이 보였다. '제5회 요리 레시피 in JAPAN'에서 대상을 수상한 책이라고 하니 더 호기심이 갔다.

이 책에는 요리법이 196가지나 수록되어 있으니 하루에 한 가지만 하더라도 일 년의 절반 이상은 새로운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한식이 아닌 전 세계 요리로.

그리고 이 책에 실린 요리들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이 적게 들고 칼질이 서툴러도 잘 해낼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칼질을 정말 못한다. 못하니 칼질하는 것을 싫어한다. 한식에 자주 등장하는 채썰기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썰기 방식이다. 내가 채 썰어놓은 야채들을 보면 거의 몽둥이 수준이다. 그래서 반찬을 할 때는 비주얼은 포기한다.


이 책에는 아메리카 대륙, 유럽,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아시아 각국의 '집에 있는 재료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요리들의 레시피 책이다. 물론 한식에서 쓰는 향신료가 아닌 경우도 있지만 요즘 같은 시대 대형마트에 가면 흔히 살 수 있는 외국 향신료들이 요구되니 정말 부담 없이 만들 수 있다.

더군다나 이 책의 요리법은 평균 20분의 조리 시간이 요구되니 귀가 솔깃하지 않는가?



유럽 요리 편의 '브람보락'을 보고 베트남의 반세오 같다는 생각이 들며 군침이 돌았다. 나는 반세오를 좋아한다. 물론 반세오는 쌀가루로 만든 부침개고 브람보락은 감자로 만든 부침개지만 어쨌든 외관상으로 반세오를 떠올리게 만든다.

맥주 종주국의 감자 부침개는 어떤 맛일까?

일단 이 요리를 만드는 데는 30분이 소요된다.


재료는 2인분 기준으로 감자 3개와 달걀 ½개, 다진 마늘 ½작은술, 마조람(있으면) 1작은술, 밀가루 3큰술, 소금 ½작은술, 후추 조금을 준비하면 된다.

그리고 버터 1큰술(12g)과 소시지 4개, 사워크라우트 200g을 준비한다.


감자는 갈아서 달걀부터 후추까지의 재료와 함께 섞는다. 마조람이 없으면 넣지 않아도 된다.

프라이팬에 버터를 녹인 뒤 약한 불에서 감자 반죽을 10분씩 앞뒤로 뒤집으며 노릇노릇 둥글 납작한 모양으로 굽는다.

접시에 구운 반죽과 데친 소시지 사워크라우트를 사진처럼 보기 좋게 담아낸다.

아이에게 오후 간식으로 어른들에게는 저녁 술안주로 추천한다고 하니 그 맛이 궁금하지 않는가?



아프리카 대륙의 누룽지마저 맛있는 생선 영양밥인 '체부젠'은 어떤 맛일까?

이 요리는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로 맛있다고 하니 그 맛이 정말 궁금하다. 이 요리의 조리시간은 50분이다.

신기하게도 이 요리는 일본의 '도미밥'과 사용하는 재료는 다르지만 만드는 방법이 똑같다고 한다. 재료의 맛이나 풍미를 잘 살려낸 특징을 가진 밥이고 먹어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감탄하게 된다고 하니 꼭 한번 만들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료와 레시피는 책을 통해 확인하고 꼭 도전해 보길 바란다.



이 밖에도 이름조차 생소한 세인트 키츠 네비스의 닭고기를 넣은 쌀 요리인 '펠라우', 그레나다의 카레맛 감자 크레이프인 '로티', 엘살바도르의 콩과 치즈를 바싹하게 구운 호떡 '푸푸사', 바티칸의 발사믹 소스를 뿌린 돼지고기 등심 스테이크인 '아리스타 디 마이알레 알 아체토 발사미코' 등 신기하면서도 군침 도는 수많은 요리들이 이 책 한 권에 들어있다.

나는 맛없는 돼지 요리를 2시간 가까이 했었는데, 바티칸의 맛있어 보이는 돼지 등심 스테이크는 20분 소요된다. 난 대체 뭘 한 걸까?

이 책을 곁에 두고 이제 하루에 하나씩 따라 해 봐야겠다. 요알못인 과거와 현재의 나와는 이제 작별할 시간이 된 것 같다.

요리시간과 과정은 간단하지만 대단하고 멋진 결과물이 나오는 요리에 우리 같이 도전하지 않을래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