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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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비스킷>


시나는 억지로 걸었다. 히로토가 말없이 내 손을 잡았다. 그 손을 뿌리치지 않아 손을 잡고 걷는 꼴이 되었다. 히로토의 손은 따뜻하고 땀이 배어 있었다. 나는 긴장했다. 손을 잡는다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이 아니었다. 숨 막히고 답답한 일이었다. 빨리 해방되고 싶었다. 그런데도 나는 히로토가 손을 놓아주었으면 하고 바라지 않았다.

p.37



막 열일곱 살이 된 마유미는 언니와 오빠가 가치 있는 일과 어른들이 놀랄 만한 일은 이미 해버렸다고 생각해서 생활이 썩 유쾌하지 않았다. 삶에 남아 있는 것은 제일 맛없어서 늘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뒤죽박죽 비스킷 같은 것들뿐이라고 생각했다.

무더운 어느 여름날 마유미는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아버지의 정육점 일을 돕고 있는 초등학교 동기 히로토에게 드라이브를 가자고 제안했다. 히로토는 운전면허가 없었지만 가끔 운전을 했기에 마유미는 히로토에게 강하게 주장했고, 그렇게 둘은 고양이 시나와 바다로 드라이브를 가지만 가는 길은 유쾌하지 못했다.


누구나에게나 있는 어린 날의 평범한 일상의 한 부분이다. 손을 잡아 답답했지만 놓아주는 걸 바라지 않았다는 걸 보니 마유미는 히로토를 좋아했던 것일까?

무슨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라고 바라면서 읽었지만 결국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아 허무함마저 느껴지는 너무나 평범한 과거의 어느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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