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 읽기 세창명저산책 90
임채광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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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은 엄격한 유대주의적 교육 환경과 공동체의 규범 아래 성장했다. 그래서 그는 정통 유대적 삶의 가치와 학문적 방법론을 가지고 있었는데, 1926년 정신분석가 프리다 라이히만과 결혼한 후 학문적 관심과 연구 방법론 더 나아가 한 인간으로서의 세계관과 삶에 큰 변화를 겪는다. 그 시기 프롬은 프로이트의 제자이자 법학자였던 한스 작스의 지도를 받고 사회철학과 정신분석학을 대폭 받아들인다.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프롬은 인간에 대한 심층적 탐구를 시도한다. 정신분석학적 해석을 통해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인간의 자유에 대한 갈망의 심리를 분석하고 해명하고 더 나아가 길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이 책에서 작가는 "정말 인간은 자유를 원하고 있는가", "자유에 대한 희구는 인간의 본성인가", "왜 인간은 자유로부터 도피하려는 경향이 있는가" "오히려 복종하려는 본능이 인간의 더 근본적 욕구에 가까운 것은 아닌가"를 해명하는 것을 목표로 집필하였다고 한다.


인간은 '자유'라는 것을 끝없이 갈망했고 그것을 위해 투쟁해왔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고 독재나 억압에 맞서 싸워왔고 그것이 인간의 삶과 역사 그 자체였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인간에게는 독립심을 가지고 자유롭고 당당하게 살아가려는 경향과 보호와 의존 속에서 살아가려는 성향이 강하게 존재한다. 공동체에 소속되는 것은 인간의 자유를 구속하고 억압하기도 하지만 어느 한 세계에 소속되어 있다는 사실은 개인에게 안전을 느끼게 하며 도피처를 제공해 준다. 그래서 비록 개인의 권한과 자율성이 사라지더라도 인간은 불안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의 자유를 반납하여 외부 세계에 복종을 선택하는 것이다.

바로 "…로부터의 자유"에 얽매이지 않고 "…에 대한 자유"를 누리고 활용하는 것이다.


앞선 "…로부터의 자유"는 볼셰비키 혁명 이후 독일 노동자계급을 깊은 불안과 패배감에 빠지게 했다. 현실에 대한 체념과 지도자에 대한 불신, 모든 정치적 활동에 대한 불신 등은 사람들에게 불안감과 공포심을 주었고, 안정을 추구하는 사람들 심리를 교묘하게 포장된 민족주의와 국가주의가 파고들었다. 바로 나치즘의 발생이 이러한 데서 기인했다.



인간은 그 자체로 신성한 존엄성을 가지고 있다. 그 말은 인간이 가진 고유한 자유와 권리는 평등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고유의 자율성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자유를 추구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자유라는 것이 마냥 무한히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 자유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 우리는 그에 따르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프롬은 인도주의적 자발적 가치를 토대로 살아가는 사회 공동체의 건설을 이야기한다. 즉 우리는 진실한 인간성이 사회적 규범이자 가치로 인정되는 사회, 그와 같은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의 이야기는 쉽지가 않은 것 같다. 한 번을 읽는 것만으로는 정확하게 프롬의 사상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이제는 너무 당연시되어버린 자유라는 개념에 대해 내가 얼마나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이해하고 있었던가를 깨닫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왜 자유를 위해 투쟁하면서도 자유를 스스로 권력에 갖다 바치는 행위를 하는가.

"…에 대한 자유" 즉 적극적 자유를 누리고 활용하는데 결코 굴하거나 주저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지금 내가 당장 행할 수 있는 자발적 가치를 표현은 무엇이 있을까?

책 사이즈가 가방에 넣어도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을 정도로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이다. 들고 다니면서 틈날 때 다시 읽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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