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사륜마차 에놀라 홈즈 시리즈 7
낸시 스프링어 지음, 김진희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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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놀라의 어머니가 도망친 이유는 후에 알게 되지만 당시에는 어머니가 원인 모를 이유로 사라진 후, 셜록 홈즈와 셜록의 형 마이크로프트는 가족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에놀라의 터무니없는 반항은 무시하고 14살의 에놀라를 당시 부유층 처녀들이 다니던 훌륭한 예비 신부 학교에 입학시키려 했다. 하지만 에놀라는 학교에 가지 않고 변장을 하고 도망쳐버린다. 이후에도 셜록은 에놀라를 뒤쫓지만 항상 에놀라보다 한 발짝씩 늦었고, 에놀라의 뛰어난 변장술에 에놀라를 곁에 두고도 알아차리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에놀라는 셜록을 비웃으며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녔고 셜록보다 항상 한발 앞서며 어려운 사건을 능숙하게 해결하는 등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에 결국 셜록과 마이크로프트는 에놀라에게는 예비 신부 학교나 보호가 필요 없다는 것을 인정했고, 그녀의 15살 생일에 셋이 같이 만나 화해를 한다.


그렇게 오빠들과 화해한 에놀라는 런던에서 자신만의 삶을 살며 내심 오빠들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몇 달이 지나도 오빠들에게서 연락이 없자 서운해지고 우울해졌다. 그때 왓슨 박사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거기에는 셜록이 중요하고도 어려운 사건 해결 후 한계점에 이른 나머지 극심한 우울증에 빠졌는데, 그를 우울의 늪에서 꺼내기 위해 에놀라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에놀라는 셜록의 하숙집으로 찾아가 셜록에게 온갖 자극을 주었지만 셜록은 신경질적인 반응만 보였고, 에놀라는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하며 그저 옆에 같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 '레티샤 글러버'란 여성이 셜록에게 사건을 의뢰하러 왔고, 방문객을 사양하는 셜록을 대신해 에놀라가 의뢰인을 맞이했다. 글러버 양은 에놀라에게 던헨치 백작과 결혼한 자신의 쌍둥이 언니 플로시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했다는 편지를 형부 던헨치 백작으로부터 받았는데 그 편지 내용이 믿기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고 에놀라도 합리적인 의심을 했다. 그러고는 글러버 양에게 편지에 적혀있는 플로시의 유골에 대해 물어본다. 이에 글러버 양은 자신의 가방에서 유골함을 꺼내 에놀라에게 건네줬지만 유골에 대한 지식이 없던 에놀라는 유골함에 들어있는 하얀색 가루를 보며 어찌할 줄을 몰라 했다. 그때 줄곧 무기력하게 소파에 누워만 있던 셜록이 일어나 약간의 조치 후 현미경으로 관찰하더니 인간의 유골이 아님을 말해준다.


셜록은 기운을 차리고 깨끗하게 씻고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나온 뒤 글러버 양에게 수임료 없이 무상으로 사건을 맡아주겠다고 이야기했다. 원래 글러버 양의 의뢰는 셜록에게 들어온 것이지만 에놀라가 끼어들며 셜록에게 자신도 같이 사건을 맡을 거라고 선언한다. 그리고 셜록에게 서리주로 갈 것이냐고 묻고, 자신은 벨비디어에서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말하고는 셜록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셜록의 집을 나왔다.


몇 시간 후 기차를 타고 벨비디어에 도착한 에놀라는 배질웨더 홀로 가 이전에 납치로부터 구해준 적 있는 튜키의 어머니인 공작부인을 만나 던헨치 백작의 예전 이야기를 듣는다. 그 후 공작부인의 배려로 배질웨더 홀에 머물 수 있게 된 에놀라는 한밤중 공작부인의 서재로 가 공작부인의 주소록을 찾아 자신이 필요한 것을 메모했다. 그런데 그때 서재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고, 자신이 몰래 들어왔음을 들키지 않으려 더욱 당당하고 뻔뻔하게 행동하는 에놀라의 앞에 튜키의 얼굴이 보였다.

튜키는 에놀라의 메모 속에서 마이젤라 러드클리프라는 이름을 힐끔 보고는 그녀가 던헨치 백작의 첫 번째 아내였다는 사실과 뒷소문들을 거침없고 대담하게 내뱉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운명이었다는 것과 죽었지만 매장되지 않고 화장이나 그 비슷하게 처리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소문도 이야기해 줬는데 그것은 바로 그녀가 실은 죽지 않고 검은색 사륜마차에 실려 어딘가로 끌려갔다는 것이었다.



『검은색 사륜마차』로 에놀라 홈즈 시리즈를 처음 접해 봤다. 이 책을 지은 작가 낸시 스프링어는 여러 저서를 내며 다수의 수상 경험이 있는 작가이다. 그녀는 어린 시절 '셜록 홈즈 시리즈'를 보며 자랐고 독자에게 또 다른 특별한 여성 캐릭터를 소개하고자 에놀라 홈즈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프롤로그에서 셜록 홈즈와의 티격태격 캐미를 보여준다고 하지만 사실 나는 프롤로그를 보고는 착잡했다. 나는 셜록 홈즈의 팬이다. 그래서 홈즈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기쁜 마음에 이 책을 들었고, 일본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처럼 그래도 명탐정의 대명사 셜록 홈즈를 조금은 영웅시할 것이라고 여겼는데 프롤로그에서 보이는 홈즈의 모습은 20살 정도 차이가 나는 14살 소녀에게 실력으로나 무엇으로도 대적도 안되고 명탐정의 이름이 아까울 만큼 무능한 모습들을 보여줬다. 심지어는 함정에 빠져 다치고는 에놀라에게서 "참 가관이네요." 소리까지 듣는다. 물론 에놀라 홈즈 시리즈인 만큼 에놀라가 능력 있고 대단하다는 것을 부각시켜줘야 되는 것은 맞겠지만.


셜록 없이 그냥 에놀라와 튜키만으로도 충분히 사건 해결이 가능했을 것 같은 이야기였다. 거기다가 의뢰인까지 발 벗고 나서서 적극적으로 사건 해결에 뛰어들고 있다. 차라리 에놀라와 튜키의 연애 이야기에 목말라하는 독자들을 위해 그들의 연애 이야기를 넣어 주는 것이 더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탐정 셜록 홈즈는 우습게 들었다 놨다 하는 에놀라에게는 아무리 강한 악당이라도 우습지 않았을까?

결국엔 결론도 셜록의 방식은 무시하고 에놀라가 원하는 방식으로 해결되었으니. 마지막에 홈즈도 에놀라가 마지막 협상에까지 끼어든 사실이 불쾌하긴 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빅토리아 시대에 억압된 여성상에 반기를 들고 독보적으로 성공하는 여성 캐릭터인 에놀라에게 과연 셜록 홈즈의 후광이 들어간 홈즈라는 성이 필요했을까?

소설을 읽고 각자 판단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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