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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보는 사나이 1부 : 더 비기닝 1
공한K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4월
평점 :
주인공 남시보는 저녁으로 햄버거를 먹기 위해 노량진로를 따라 걸어가다 푸른 셔츠에 가슴에서 피를 흥건하게 흘리며 길 위에 쓰러져 있는 남자를 발견하고는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다들 시보를 미친놈 취급하고는 그냥 지나쳐 버렸다. 어쩔 수 없이 경찰에 직접 신고했지만 경찰조차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듯 부상자가 어디 있냐고 묻기만 했다. 이에 답답해하던 시보는 순간 머리가 아파지더니 정신을 잃고 만다.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 응급실이었고 깨어난 시보에게 경찰은 허위 신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경찰서에 가서 경위서 작성을 요구했다. 경찰서에 도착한 시보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세수하러 화장실에 갔다가 또다시 그곳에서 목을 매단 경찰관 복장의 시체를 목격하고 밖으로 뛰쳐나가 소리를 질러 도움을 요청한다. 이에 밖에 서 있던 남자가 화장실 안에 뛰어 들어가 확인했지만 시체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말하는 그 남자의 얼굴을 보던 시보는 경악했다. 그의 얼굴이 화장실 안에서 목을 매단 시체의 얼굴과 똑같았기 때문이었다.
시보는 자신에게 일어난 이 이상한 현상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못한 채 경위서를 작성하고 경찰서를 나올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심기일전해 얼마 남지 않은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해 학원에 도착한 시보는 점심시간 밥을 먹으러 가기 전 야외 휴게실에 들러 자판기 커피를 한잔 뽑는다. 그리고 한 모금 마시고 돌아선 순간 조금 전까지 없었던 머리가 짓이겨져 피를 흘리는 여자의 시체가 눈앞에 놓여 있었다. 휴게실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소리쳐 도움을 요청했고, 그때 시보는 달려와 자신을 도와주는 여자의 얼굴이 눈앞에 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시체의 얼굴과 똑같음을 인지하고는 또다시 정신을 잃는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시보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시체의 모습은 현재가 아닌 어느 미래의 이 시간에 벌어질 일을 미리 보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며 신경을 쓰던 시보는 진짜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던 야외 휴게실에서 시체의 모습으로 봤던 여성의 자살을 저지하게 되지만 뜻하지 않은 오해로 강간 미수범으로 경찰서에 잡혀가게 된다.
이렇게 자칫 범죄자가 될 뻔했던 시보는 그 여성, 소담의 자살 미수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오해가 풀렸고, 첫 번째 푸른 셔츠의 시체를 보았을 때부터 마주쳤던 민우식 팀장에게 그가 앞으로 죽을 사람의 시체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확인받는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서 강력팀 김범진 형사로부터 푸른 셔츠의 시체에 대해 본 것을 듣고 싶다는 전화가 왔고, 다음날 시보는 김 형사와 시체가 쓰러져 있던 현장에 같이 가서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남자의 모습을 묘사했다. 그러던 중 김 형사로부터 그 남자의 살해 사건에 사용된 칼에서 민우식 팀장의 지문이 나왔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또한 시보와 소담이 소담의 아버지의 택시 블랙박스 화면을 확인하던 중 소담의 아버지를 무차별 폭행하는 민우식 팀장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는데…….
일상을 살아가는데 갑자기 시체를 보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것도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고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시체.
식스 센스의 꼬마가 "I see dead people."이라고 속삭이던 모습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 『시체를 보는 사나이 : 더 비기닝』은 진짜 말 그대로 죽어있는 시체를 보는 것이지 움직이는 유령이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역시 피를 흘리며 끔찍하게 죽어 있는 미래의 시체 모습을 보는 것은 일반인인 시보에게 무척 힘든 일일 것이다.
그런데 이 능력은 갑자기 생긴 것일까 아니면 원래 가지고 있던 능력이 발현된 걸까? 책을 읽으면 시보가 시체를 볼 수 있는 이유가 언급되고 있다. 그리고 시보는 점차 자신이 시체를 보는 상황에 적응해 나가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규칙을 깨우쳐 나간다.
그런데 민우식 팀장은 정말 이 모든 살인사건의 범인일까? 그것을 시보와 민 팀장, 소담이 주축이 되어 밝혀 나가는 것이 이 『시체를 보는 사나이 : 더 비기닝』의 이야기이다.
만약 민 팀장이 범인이라면 왜 그런 끔찍한 사건을 저지른 것이며, 만약 범인이 아니라면 누가, 왜 민 팀장에게 살인 누명을 뒤집어 씌우려는 것일까?
범인과 범인의 증거를 밝혀나가는 과정에서 십분 발휘되며 도움이 되는 시보의 능력을 보면서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는 시보를 특별 경찰 공무원에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아닐까?
상상을 초월한 흡입력을 가진 스토리 전개와 가독성을 가지고 있는 소설에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시작한 순간 도저히 손에서 놓지 못하고 식사를 거르고 두 권 전부 읽어 버리게 한 완전 요물 같은 소설이었다. 그냥 한마디로 이 소설은 미쳤다.
읽으면서 아직 제작되지도 않은 드라마 영상이 왜 내 머릿속에서 같이 전개되는지… 조만간 꼭 드라마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살인과 음모, 시체라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의 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분위기는 음산하거나 음울하지 않고 흥미진진하며 중간중간 등장하는 시보와 소담의 이야기도 좋았다.
그리고 모든 상황이 정확하고 이 증거가 범인을 가리키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허를 찌르는 반전이 펼쳐지며 완전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며 읽는 이를 흥분하게 만들고 있다.
완전 취향 저격의 소설이었다.
미스터리 추리소설과 초능력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분명 대만족 할만한 소설이다.
벌써부터 시보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올지 2부가 기다려진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