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세트 - 전2권 열린책들 세계문학
움베르토 에코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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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어떤 종교에 관해 이야기하면 나는 그 종교가 가지고 있는 깊은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지 항상 난해하고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기만 했다. 『장미의 이름』 역시 신학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나오면서 당연히 어렵게 느껴지며 처음에는 다소 지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장벽을 물리치고 책을 완독할 수 있었던 것은 책이 가진 빈틈없이 치밀한 스토리 구성과 철저한 고증에 따른 역사적 소재의 사용으로 소설이 실화라고 느껴질 만큼 생생한 스토리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드는 작가의 뛰어난 필력 때문이었던 것 같다.



수도원이라는 배경이 기본적으로 어떠한 사건을 완벽하고 재미있게 꾸며 넣기에는 그다지 훌륭한 배경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책의 서두에서 7일간의 기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솔직히 7일 가지고 뭘 그렇게 거창하게 수백 장에 이르는 책을 쓴 것인지 의문이 들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작가는 이 책에서 뛰어난 기호학자로서의 역량을 한없이 뽐내었고, 추리물과 서스펜스물 사이의 아슬아슬한 중간점 어딘가를 지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사소한 단서들을 엮어내어 하나의 커다란 그림을 만들어내는 작가의 재능에 『장미의 이름』이 어떻게 수많은 소설들 속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이름을 떨쳤고, 영화화에 이르게 되기까지 하였는지를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어렵거나 지루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하여 읽을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다면 분명 자신의 인생에 주어진 지적인 만족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값진 기회 중 하나를 스스로 저버리는 어리석은 선택이 될 것이다.

물론 신학이나 철학, 중세사 등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지만 없어도 상관없다. 각 페이지에 있는 친절한 주석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고 값진 독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장미의 이름』을 읽기 시작할 것을 강력하게 권유한다.

소설을 끝낼 즈음엔 이 책을 읽기를 잘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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