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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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

뫼르소는 양로원으로부터 어머니 사망과 장례식에 대한 전보를 받았다. 이에 알제에서 멀리 떨어진 마랭고에 있는 양로원에 가기 위해 사장에게 이틀간의 휴가를 요청했지만 사장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제 잘못이 아닙니다."


뫼르소는 양로원으로 가 원장을 만난 뒤 어머니의 관을 모셔둔 작은 영안실로 갔지만,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볼 수 있도록 관의 뚜껑을 열어 주겠다는 관리인의 제안은 거절한다. 그러고는 밀크 커피를 가져다주겠다는 관리인의 제안에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웠다.

다음날 장례식에 참석했지만 슬픔으로 울면서 실신하는 토마 페레와는 달리 슬픔을 느끼지도 슬픈 척하지도 않았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제 열두 시간을 잘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기쁨을 느낄 뿐이었다.


잠에서 깨어나 그날이 바로 토요일인 것을 깨달은 뫼르소는 전날의 피로에도 불구하고 수영을 하러 가기로 결정했다. 항구의 해수욕장에서 뫼르소는 같은 사무실에서 타이피스트로 일했던 마리 카르도나를 만난다. 그들은 함께 수영을 즐긴 뒤 저녁에 페르낭델이 나오는 코미디 영화를 보고 뫼르소의 집으로 가 함께 밤을 보낸다.

다음날 뫼르소가 일어났을 때 마리는 집에 가고 없었고 뫼르소는 여느 일요일과 똑같은 하루를 보낸다.

어머니는 땅속에 묻혔고 뫼르소는 일상을 이어갈 것이고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뫼르소는 같은 층의 레몽 생테스와 어울리게 된다. 동네에서 레몽의 평판은 좋지 않았지만 뫼르소는 그와 말을 하지 않을 하등의 이유를 못 느끼며 그의 초대에 응한다. 레몽은 뫼르소에게 자신에게 시비를 걸어온 레몽의 정부의 오빠와의 싸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자신의 무어인 정부와의 일을 이야기해 주며 그녀를 혼내주기 위한 방법으로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어 했고 뫼르소에게 대신 써달라고 부탁했다. 뫼르소는 레몽을 만족스럽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으므로 그가 만족하는 편지를 쓰기 위해 애썼다.

다음 일요일 레몽은 자신의 집을 찾은 정부와 다툼 끝에 폭력을 행사했고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에게 제지당하며 경찰서로 소환 명령을 받는다. 이에 레몽은 뫼르소에게 증인이 되어줄 것을 요청했다.


그다음 토요일 뫼르소가 무어인 정부가 레몽을 그리워했다는 증언을 함으로써 레몽은 주의 조치만 받고 경찰서를 나왔다.

그리고 다음날 뫼르소와 마리, 레몽은 레몽의 친구 중 한 명인 마송의 초대를 받아 해변가 작은 별장으로 간다. 집을 나섰을 때 길 맞은편 담배 가게 근처에 무리 지어 있는 아랍인들을 보았고 그 무리들 중에 레몽의 정부의 오빠를 발견한다.

그들을 피해 서둘러 버스를 타고 해변의 별장에 도착한 뫼르소 일행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점심을 먹고 난 후 마리와 마송 부인은 남겨두고 남자들만 해변을 산책했다. 그때 레몽을 쫓아온 아랍인들과 마주쳤고 시비 끝에 레몽이 칼에 찔린다. 그 후 아랍인들은 재빨리 달아났고, 뫼르소와 마송은 레몽을 부축하여 별장으로 돌아온 뒤 의사의 치료를 받게 한다.


상처를 치료한 레몽은 침울해하며 해변으로 홀로 산책을 나갔다. 그런 레몽을 뒤따라간 뫼르소는 해변가 끝에서 레몽을 찔렀던 아랍인들을 다시 발견한다. 레몽은 주머니에 손을 넣어 총을 만지며 쏘고 싶어 했으나 뫼르소가 이를 저지하며 총을 받아둔다. 대치 상황 속에서 아랍인들은 뒷걸음질 쳐서 사라졌고 레몽은 기분이 한결 좋아져 마송의 별장으로 돌아간다.

레몽과 달리 별장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시 혼자 산책에 나선 뫼르소는 레몽을 노렸던 아랍인과 다시 마주친다. 뫼르소는 아랍인이 꺼내든 칼에 반사된 햇볕이 눈을 파고들자 레몽의 권총을 움켜쥐고 아랍인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데….



소설에서 보여지는 뫼르소의 태도는 한마디로 무관심이다.

그는 자신의 일을 포함한 주변의 일과 사람들에게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식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나중에 재판에서조차 이런 뫼르소의 무관심과 비정함이 판결의 원인이 된다.


뫼르소의 이런 모습은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비정상적으로 보이고 거부감을 일으킨다.

뫼르소가 어머니의 나이를 정확히 모르더라는 양로원 원장의 진술,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 않았고 어머니의 시신 앞에서 밀크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잠을 잤다는 관리인의 증언들은 뫼르소를 인정없고 비윤리적인 사람으로 몰고 간다.

하지만 뫼르소는 이러한 것들에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이런 것들은 살인 사건과는 관련이 없는 진술들이므로 무의미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변호사가 뫼르소가 어머니의 장례를 치러서 기소된 것인가 아니면 한 사내를 죽여서 기소된 것인가를 물었을 정도다.


뫼르소는 자신의 재판에서조차 방관자였다. 뫼르소 자신을 제외하고 그 사건이 다뤄지는 것처럼 보였고 모든 일이 뫼르소의 발언 없이 진행되었다. 누구 하나 뫼르소의 의견은 구하지 않은 채 뫼르소의 운명을 정했다. 뫼르소는 그저 공판과 공판을 보러 온 사람들과 기자들을 지켜볼 뿐이었다. 그는 철저한 이방인이었다.


뫼르소는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의문을 품고 끊임없이 저항했다. 그리하여 그는 세상과 타협하지 못하고 세상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한 부조리한 인물이 된다.

그리고 그는 끝까지 이 세상의 무의미함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꺾지 않는다.

과연 뫼르소가 생각한 것처럼 우리의 삶이 무의미한 것일까?


카뮈는 비록 우리가 무의미한 세상 속에 던져져 있을지라도 어딘가에 분명 의미를 가진 무언가가 존재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하여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 가치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방인』은 읽을 때마다 현실의 부조리를 의식하며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사는 것에 대한 삶을 곱씹어 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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