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인류 - 인류의 위대한 여정, 글로벌 해양사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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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역사를 공부할 때 인류가 육지를 이동하고 발전하는 대륙 중심의 역사를 배워왔다. 그 역사 속에서 바다는 큰 역사적 사건의 배경이 된 적도 있지만 대부분은 인류 역사의 일부분을 이루고 있는 미지와 호기심의 세계로 다루어지며 인류의 주생활 무대인 육지만큼 중요하게 다루어지지는 않았다.

이에 저자는 바다가 현대뿐만 아니라 인류 탄생의 초기부터 역사 발전 과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을 밝히며 『바다 인류』를 통해 인류가 위대한 시작을 바다에서 시작해 어떻게 바다를 이용하고 누비며 문명을 발전시켜왔는가는 보여주며 마지막으로 인류의 희망과 미래를 바다에서 찾고자 기대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시작한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는 육로를 이용해 지구 각지로 확산해 나갔으나 오스트레일리아로 건너간 초기 인류는 바다를 건너 팽창해 나갔다. 이들 초기 인류가 확산하던 시기에는 해수면이 현재보다 수십 미터는 낮았고, 당시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들이 깊은 바다에 잠겨 있기에 정확한 사실을 알기는 힘들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류의 조상은 우리의 생각보다 일찍 바다로 나아갔고 바다를 통해 지구 각지로 확산해 나갔다는 점이다. 한 가지 더 고려 할 사항은 현생인류 이전의 호모 에렉투스 또한 의도적인 항해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각지로 뻗어져 나간 인류는 강 유역을 중심으로 정착을 하며 세계 주요 문명들을 탄생시킨다. 그리고 각 문명권에서 이루어진 성과들은 서로 교역을 통해 상호 영향을 주며 더욱 발전하였는데, 이것은 육상 교역로를 이용해서 뿐만 아니라 해상 교역로를 통해 더욱 크고 활발하게 확대되었다.

인더스와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해상 교역을 통해 바다와 깊은 연관을 가지며 발전했고, 이후 페르시아 만과 홍해, 아라비아해가 연결되자 여러 문명들이 서로 교류를 통해 상호 문명을 교환하며 영향을 받으며 발전해갔다.

서구 문명의 기원지로 거론되는 지중해 세계 역시 그리스-로마 단독의 문명이 아닌 다양한 민족 집단들이 협력하고 투쟁하며 이루어낸 역사의 장소였다.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이 바로 바다였으며 바다를 통해 지중해 세계는 남유럽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중동, 북유럽 등의 여러 지역의 문명 요소들을 받아들이고 통합해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여 서구 문명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동아시아의 황허 문명은 다른 고대 문명과 달리 바다와 관련이 가장 적은 편이었다.

원인을 살펴보면 만리장성으로 상징되는 중원은 서쪽과 북쪽의 침입에는 대비했지만 동쪽과 남쪽의 바다 쪽은 위협 없는 변경 정도로만 치부했다. 또한 중국은 중화사상으로 인해 조공을 통해서만 외부 세계와 교류하였기에 조공이 아닌 교역에 대해서는 호의적이지 않았고 비난하는 태도를 취했다. 이러한 의식과 태도 때문에 오랫동안 중국 상인들과 선원들은 외부 세계로 나가지 못했고 외국인들이 중국으로 찾아오는 결과를 낳았다.

한제국 몰락 후 중국의 교역의 비중은 해상을 통한 것이 육상보다 커지게 되면서 해로를 이용한 남방 교역이 증진되었는데, 그 발달한 해로를 통해 불교 승려나 신자들이 해외로 나가며 해상 교역로가 더욱 발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후 중국은 유라시아 대륙에 거대한 제국을 건설한 몽골제국에 흡수되며 해양 세계까지 지배하려는 듯 해상 원정을 단행하지만, 명나라 때 인도양 패권을 차지한 후 스스로 해상 우위를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고 해양 방면을 철저히 통제하고 내륙으로 눈을 돌려 북쪽과 서쪽의 외적을 막는 데 국력을 집중하는 결정을 내린다.

얼마 후 중국이 떠난 인도양 세계에 유럽인이 출몰하며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라는 근대사의 시작 시점에서 근대 세계의 해양 패권은 유럽의 차지가 되고 만다.



범선의 발달은 세계를 연결하였는데, 특히 19세기 중엽에 클리퍼라는 쾌속 범선이 최고조로 발전하며 전성기를 누리며 전 세계 바다를 연결하는 해양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더 나아가 증기기관을 동력으로 삼는 증기선의 등장은 인간과 바다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결정적으로 1869년 수에즈운하 개통과 강력한 엔진의 개발은 강력한 시너지를 불러일으키며 경제적, 군사적, 정치적으로 새로운 세계 질서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류의 발전과 더불어 온 바다는 앞으로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현대에 이르러 세계 패권을 거머쥐려는 강대국들의 해양패권 다툼과 육지의 자원 고갈과 환경오염으로 인해 인류의 이목이 바다로 향하며, 해양 생태계의 자원과 생물의 개발과 보호 차원 등의 의미에서 세계 각국들의 관심이 모아지기 시작하며 바다는 인류의 새로운 경쟁과 교류의 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는 인류의 역사가 바다와 함께함을 잊지 말고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바다를 바라보던 시선을 새롭게 하고 해상을 통한 다른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여 다가오는 미래의 중심에 서서 세계를 이끄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바다 인류』를 통해 바다가 들려주는 인류의 살아있는 생생한 역사를 확인하고 우리가 나아갈 길을 다 같이 고민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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