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80
움베르토 에코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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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른 불목하니들도 교회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밖에서는 누군가가 이렇게 소리치고 있었다. 「죽었다! 죽었어! 수도사님이었어. 신발 봤지?」

기도는 더 이상 진행될 수 없었다. 수도원장은 식료계 수도사에게 따라오라고 손짓하고는 먼저 뛰어나갔다. 윌리엄 수도사도 곧 그들을 따라 나갔으나 이미 수도사 전부가 자리를 박차고 밖으로 뛰어나가는 중이었다.

하늘은 훤했다. 땅 위에 눈이 쌓여 있어서 경내가 더욱 밝아 보였다. 교회 뒤 담벽 앞에는 전날부터, 돼지 피를 채운 커다란 항아리가 놓여 있었는데, 그 항아리 위로 이상한 물체가 불쑥 솟아 있었다. 흡사 새들을 쫓으려고, 넝마를 주렁주렁 단 막대기를 두 개 세워 놓은 것 같았다.

막대기가 아닌, 사람의 다리, 머리를 항아리의 돼지 피에다 박고 거꾸로 선 사람의 다리였다.

p.181



윌리엄은 죽은 수도사(이름은 아델모였다고 한다)에 대하여 알아보기 위해 수도원 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조사를 하였고, 문서 사자실에도 들르게 되었다. 그곳에서 그는 몇 명의 사람들을 만나 아델모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었던 사람들 중에는 베난티오라는 수도사도 있었는데, 아델모가 죽기 며칠 전 문서 사자실에서 나누었던 토론에 대하여 말해주었다. 다음날, 베난티오는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베난티오는 왜 죽게 된 것일까? 윌리엄 앞에서 아델모와 관련된 내용을 언급해서? 그렇다고 하기에는 그때 있었던 사람 모두 아델모와 관련된 말을 했으며, 베난티오가 한 말 또한 그다지 특별한 내용이 담긴 것이 아니었다. 또한 윌리엄이 추측하기로는, 베난티오를 죽인 자는(피에 빠져 있었으나 익사한 모습이 아니었으므로 죽은 후 타인이 던져 넣은 것이 확실했다) 딱히 베난티오에게 원한이 있기보다는 이 시신에 이목이 끌림으로써 특정 표적을 남기고 싶었던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이유로 베난티오를 죽여, 또 어떤 내용의 표적을 남기려고 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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