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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 상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80
움베르토 에코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당시 나는 윌리엄 수도사가 무엇을 구하러 다니는지 알지 못했다.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지금도 모른다. 어쩌면 당신께서도 몰랐는지도 모른다. 내가 보기에 그분은, 진리에의 갈증 때문에, 그리고 그분이 늘 품고 있던 의혹, 진리라고 하는 것은 주어진 어떤 순간에 나타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혹 때문에 늘 움직일 수밖에 없는 분이셨다. 어쩌면 성직자의 의무 때문에, 천성적으로 좋아하던 공부에 굶주려 있던 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필자, 정확히는 책 내용 속에서 필자를 자처하는 사람은 우연히 아드소라는 사람이 쓴 7일의 기록이 담긴 수기를 손에 넣게 되었고, 이를 번역하여 이 책을 쓰게 되었다는 사연으로 서두를 열었다.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 속, 수기를 작성했던 아드소는 젊은 베네딕트회 수련사로 모종의 임무로 큰 도시와 큰 수도원들을 순방하고 다니는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수도사 윌리엄을 따라나서게 되었다.
책 속의 필자는 아드소의 수기를 얻었으나 이를 잃어버리게 되었고 번역 원고만 남았다고 했다. 그래서 그 수기가 출판되었다고 나온 라 수르스 수도원으로 갔으나 그 책을 펴냈다고 나온 발레 수도사는 그 책을 낸 적이 없으며, 그 책이 출판되었다고 되어있던 시기에는 출판부라는 것 자체가 없었다는 대답만을 받았다. 그렇다면 필자가 보고 해석해서 번역 원고까지 작성했던 아드소의 수기는 도대체 무엇이었던 것일까? 도대체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기에 그 출처조차 찾을 수 없는 것일까?
움베르토 에코가 그려내는 미스터리 추리의 세계로 여행을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