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은 왜 말이 안 통할까? - 뇌과학자와 함께하는 십대 : 부모 소통 프로젝트 마음이 튼튼한 청소년
딘 버넷 지음, 김인경 옮김 / 뜨인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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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작가 딘 버넷은 영국 카디프대학교 교수이자 대학 내 정신의학 및 임상신경과학연구소의 연구원이다. 그는 시중에 출판되어 있는 부모와 어른의 입장에서 바라본 부모-자녀 소통을 위한 일반적인 도서가 아닌, 청소년 자녀의 입장에서 마음과 뇌의 작동 원리를 알려 주고, 부모-자녀 관계에 현실적인 해답을 제시해 줄 책의 필요성을 느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즉, 이 책은 부모와의 갈등을 겪는 십대 자녀의 이야기를 십대의 시선에서 갈등의 본질을 파악해 그 문제 상황을 개선하고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문장도 딱딱한 서술형 문장이 아닌 직접 마주 보고 상담하며 대화하는 듯한 문체를 구사하고 있다.


이 책은 '너는 집이 무슨 호텔인 줄 알지!', '일어나, 지금이 몇 신데 아직 자고 있어!', '학교 다닐 때가 제일 좋을 때야!', '뭐가 그렇게 우울한데?!', '밥 먹을 때만이라도 휴대폰 좀 내려놔라!', '나이 들면 다 이해하게 될 거다!'라는 크게 6가지 갈등 상황에 들며 이야기하고 있다.

나의 경우 십대 자녀에게 써본 말이 1장에 나오는 '집이 무슨 호텔인 줄 아느냐' 뿐이고 나머지는 써본 적이 없지만 3장 '학교 다닐 때가 제일 좋을 때'라는 말은 그 말에 동의하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언급하겠다.


샤워 후 침대나 의자 등 있어서는 안 될 곳에 젖은 수건을 던져둔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얼른 다음 단계로 가려는 마음이 급해 수건을 잠시 놓아둔다는 게 그만 영원히 잊어버린 경우일 것이다. 그런데 부모님들은 이것을 보고 자녀와는 다른 반응을 보이며 고함을 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수건의 문제에 한정되지 않는다. 구석에 처박힌 양말, 음식, 과자 봉지 등등…. 이런 것들은 일부러 부모님을 화나게 하려고 그런 것도 아니고 중요하지도 않고 금방 해결 가능한 일들이다. 그런데 부모님들은 이런 사소한 일에 큰일이 난 것처럼 반응하곤 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청소며 뒤치다꺼리를 호텔 직원이 해 주듯 남이 해주겠거니 기대한다며 집이 호텔인 줄 아느냐고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시작된 갈등은 부모와 십대 자녀 간의 감정적 충돌을 일으키며 언쟁을 일으킨다.


이런 식의 갈등을 전부 한마디로 요약하면 '의견 차이'이고, 이것은 모든 일에서 생겨난다.

그렇다면 대체 왜 이런 의견 차이가 발생할까?

그것은 정확히 부모와 자녀의 '뇌의 차이' 때문이다. 즉,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갈등의 원인은 뇌가 학습하고 기억하는 방식 때문이란 것이다. 그런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부모님이 아닌 바로 자녀의 뇌이다. 십대 자녀의 뇌는 매우 급격하게 변화하는 중이고 생각과 감정과 반응 역시 그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뇌가 변화하고 성숙하는 과정은 체계적이지 않고 영역마다 성숙하는 시기가 다르다. 감정을 억제하는 이성적인 영역처럼 정교한 영역은 발달하는데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뇌의 성숙과정으로 인해 십대를 지나는 동안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능력치가 부족할 가능성이 높은 관계로 십대들은 부모와의 충돌을 일으키기 쉬운데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 제시되어 있다.



부모님들은 학창 시절을 자녀의 인생에서 가장 좋을 때라고 종종 이야기하곤 한다. 왜 그렇게 말하는 걸까? 세상 모든 부모들의 학창 시절은 축제의 연속이었던 걸까?

연세가 조금 있는 부모님들은 체벌이 가능했던 때에 학교를 다녔기에 학창 시절 체벌을 받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의 기억에 따르면 현재에 비해 학창 시절의 스트레스가 덜했던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일이 생기는 까닭은 우리 뇌가 절대적이거나 변함없는 가치는 다루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배우고 성장하고 발달하면서 사물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부모님도 자녀들처럼 학교를 힘든 곳이라고 생각했을 것이지만 졸업을 하고 사회에 나와 훨씬 더 크고 다양한 스트레스를 경험함으로써 '진짜' 스트레스를 알게 되었기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부모들의 생각이 자녀들의 학교 스트레스를 키우고 자녀들의 경험을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게 만든다. 끊임없이 자녀들의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 질문하면서 관여하려는 모습은 자녀들에게 간섭으로 여겨지며 오히려 역효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갈등은 부모-자녀 간 갈등의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작가는 십대들이 이 책을 통해 부모들과의 공통점을 찾아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쓸데없는 갈등과 다툼을 피해 행복한 청소년기를 보내길 바라고 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이나 스트레스를 이해하고 줄이려는 노력만으로도 삶이 조금은 편안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바로 그 갈등과 스트레스의 원인을 인간의 '뇌'에서 찾아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부모나 자녀 어느 한쪽만의 문제나 책임이 아니므로 어른들뿐만 아니라 십대들도 관심을 갖고 개선에 노력해야 됨을 강조하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밝힌 의도대로 십대들의 입장에서 부모-자녀 간의 갈등을 이야기하고 있기에 어른의 입장에서 볼 때는 이해가 안 돼 답답하고 화가 나는 점도 있었지만 십대들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아니 완전 이해되고 공감되는 내용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많은 십대 청소년들이 읽고 자신들의 부모와의 갈등 상황의 근본적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여 부모-자녀 간의 갈등과 스트레스를 줄여 화목하고 바람직한 관계를 유지하여 사랑이 충만한 청소년기를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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