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황후 6
알파타르트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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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에슈의 묵인하에 베르디 자작부인은 탑에 유폐되어야 할 글로리엠을 탈출시켜 에르기 공작의 도움을 받아 수도에서 멀리 도망간다. 한편 이혼과 폐위, 라스타의 저주, 세 번째 결혼이 거론되는 등의 일로 복잡한 심경인 소비에슈에게 서대제국 사신이 나비에의 피습 소식을 급보로 알리자, 사신이 치료 마법사인 '에벨리'를 언급하기도 전에 소비에슈가 먼저 서대제국으로 갈 일행을 꾸려 에벨리를 급히 보낸다.

설상가상 탑에 갇힌 라스타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는 간수가 찾아와 라스타의 신변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며 탑 안쪽을 확인해 볼 수 있게 허락을 구했다. 이에 소비에슈가 직접 탑에 찾아가 라스타의 죽음을 확인한다. 소비에슈는 동대제국 역사상 가장 악한 황후로 기록된 라스타를 황후로 묻지 말고 화장해서 평원에 뿌릴 것을 명한다.

그런 소비에슈에게 에르기 공작은 금고를 남기고 동대제국을 떠난다. 소비에슈는 에르기가 준 열쇠로 그 금고를 열어 안에 든 쪽지를 보게 된다. 그 쪽지에는 글로리엠이 소비에슈의 친딸이 맞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그 쪽지를 보고 소비에슈는 충격을 받았고 급히 베르디 자작부인을 찾아 글로리엠을 데려올 것을 명령했다.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확인을 해 보아야 했다.

그러나 기사들이 베르디 자작부인을 찾았을 때에는 베르디 자작부인이 상시천의 습격을 받아 부상을 입고 기절해 있었고, 글로리엠은 사라진 상태였다. 소비에슈는 평정을 유지하기 힘들어 술을 마셨다.


이것을 지켜보던 카를 후작은 이것이 에르기 후작을 간계임을 간언했다. 냉철한 카를 후작의 말처럼, 에르기 공작은 글로리엠이 소비에슈의 딸이란 것을 확신해서가 아니라 소비에슈를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이런 일을 벌인 것임이 더 커 보였다. 에르기가 신전의 검사 결과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해도 검사를 하지 않았으니 글로리엠이 소비에슈의 딸인지 아닌지는 모르는 일인데 굳이 확정인 듯 편지로 남겼다는 것은 소비에슈를 혼란에 빠트리기 위함이었다.

소비에슈는 카를 후작의 말이 전부 옳다고 생각하고 인정했지만 받아들일 수 없었다. 자신의 아이일 확률도 있다는 데에 목숨을 걸고 글로리엠을 찾았으나 숲속 동굴에서 글로리엠의 피 묻은 옷만 발견되었다. 이에 소비에슈는 급격하게 무너지고 만다. 그리고 밤마다 그 고통을 잊기 위해 술에 의존하게 되면서 나비에와 글로리엠의 환상을 보게 된다. 그런 그의 눈에 라스타의 환상이 나타나 회랑을 걸어가는 나비에 위로 뛰어내리자 소비에슈는 이를 막으려고 2층 창밖으로 뛰어내린다.


사흘 만에 깨어난 소비에슈는 6년간의 기억이 사라지고 나비에와 사이가 좋던 열아홉 살의 황태자 시절, 나비에를 위해 복숭아나무에 올라가 복숭아를 땄던 시점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는 자신이 나무에서 떨어져 다친 것은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떨어뜨린 복숭아에 머리를 맞은 나비에를 걱정하고 그녀를 찾았다.

이에 카를 후작이 그간에 있었던 일들과 나비에가 지금은 다른 사람과 재혼했음을 이야기하자 소비에슈는 자신 때문에 나비에가 많이 아파했는지 물었다. 그러고는 카를 후작의 예상과는 다르게 라스타에 대해서는 일절 묻지 않고 나비에를 되찾아 올 수 있을지 묻는다.

궁의에게 진찰을 받던 소비에슈는 쏟아지는 잠을 견디지 못하고 잠들었다. 그런데 한밤중에 깨어난 소비에슈는 원래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이를 밤새 소비에슈를 지키던 기사가 카를 후작에게 보고했고, 카를 후작은 소비에슈의 상태가 원래로 돌아왔다고 생각하고 알현했지만 아침에 본 소비에슈는 기억을 잃어버린 황태자 시절의 소비에슈 그대로였다. 인격이 두 개가 된 소비에슈를 보며 카를 후작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동대제국으로 돌아온 에벨리가 소비에슈에게 마력을 들이붓고 치료했지만 그의 분리된 인격은 변함없었다. 이에 궁의는 소비에슈의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비에슈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을 만나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카를 후작은 글로리엠과 나비에를 떠올렸다. 글로리엠은 찾을 방도가 없으니 나비에에게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소비에슈는 서대제국에서 요양을 하고 싶다는 서신을 보내 요청했고, 서대제국은 때마침 문제였던 욜른에 속한 광산마을의 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석 계열의 마법사를 요청하며 소비에슈가 서대제국에서 요양하는 것을 받아들인다.


하인리가 서대제국으로 온 소비에슈를 혼자 맞이했으나 예전에 만났던 소비에슈와는 사뭇 달라서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욜른에 마법사들을 보내는 문제로 소비에슈와 회의하던 중 계획을 세운이가 나비에라는 이야기에 소비에슈가 나비에의 회의 참석을 요청했다. 이에 회의실에 나타난 자신의 기억 속에 있던 어린 나비에가 아닌 상상이상의 멋진 모습으로 성장한 나비에를 보고 소비에슈는 넋이 나가는데….



이번 『재혼 황후 6』의 내용은 가슴 짠한 이야기가 많았다.


우선 여전히 나비에를 사랑하지만 그 마음을 숨겨야만 되고 이제는 숨길 수 있게 된 카프멘 대공의 이야기에 가슴 아팠다. 그가 피습에서 나비에를 구한 뒤 사경을 헤매다 정신이 돌아왔을 때 왜인지 나비에에게 빠져들게 한 사랑의 묘약 약효에서 벗어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나중에 나비에와 단둘이 만난 뒤 혼자 남았을 때, 자신의 일생에서 딱 한 번 나비에를 품에 안을 수 있었는데 그것이 나비에를 구했던 일이라 행복했다고 혼잣말을 하며, 가슴은 여전히 아프지만 이제는 자신이 나비에를 사랑하고 있음을 감출 수 있다며 안도하는 모습에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애잔함이 느껴졌다.

이거 사랑의 묘약 효과가 아닌 찐사랑인 거죠?


그리고 충격으로 열아홉 살과 현재, 두 개의 인격으로 나뉘어지게 된 소비에슈를 보면서도 너무 가슴 아팠다.

그렇게 나비에를 좋아하고 위했으면서 왜 그때는 나비에의 마음을 몰라줬을까? 2세가 태어나지 않으면 않는 대로 나비에와 의논을 해서 좋은 방향으로 풀어나가지 혼자 머리를 굴리니 벌을 받은 것 같다. 물론 라스타를 데려와서 나비에의 마음을 아프게 한 벌까지 같이.

너무 오랜 시간 같이 지내왔기에 나비에의 소중함을 잠시 잊고 살았던 걸까? 어릴 때부터 자신의 반려는 오직 나비에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죽을 때까지 서로의 반려이기를 약속하고 그렇게 서로 좋아하고 설레했음에도 그것을 먼저 깨버린 것은 안타깝게도 소비에슈 자신이었다.

그래도 여태까지 소비에슈가 충분히 고통을 많이 받았으니 나비에가 하인리와 결혼해서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잘 사는 것처럼 소비에슈도 다시 행복해졌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글로리엠에게 출생의 비밀이 있는 듯한 떡밥을 던져놓은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차피 라스타는 소비에슈와 만나기 전까지 계속 알렌과 관계를 유지하고 지냈고, 소비에슈와 만나기 이전부터 임신한 상태임을 암시하는 듯한 상황도 있었고 글로리엠은 달수도 채우지 못하고 나왔다. 신전의 검사 결과까지 더해져 독자들은 글로리엠이 알렌의 아이라고 수긍을 하고 라스타의 몰락에 통쾌해하고 있었는데 작가는 갑자기 왜 이런 여지를 던져 둘까? 잘 읽다가 정말 확 깨는 이야기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소비에슈가 정신적 충격을 받아 인격이 두개로 갈라지는 계기가 있어야 되었다지만 이런 찝찝한 여지를 남겨두는 전개… 나는 반댈세~.

어쨌든 정확한 신전의 검사 결과 같은 것이 소설 전개 중에 제시되지 않는 한 소비에슈와 글로리엠이 발가락이 닮았다느니 하는 말도 안 되는 논리는 신경 쓰지 않겠다.

나에겐 글로리엠은 영원히 알렌과 라스타 둘의 아이다.

아~ 그래도 찝찝하고 모래 씹은 기분이다.


그나마 근엄하고 현명하고 차분하고 지적인 얼굴 표정과 속마음 목소리로 카프멘 대공을 보면서 파렴치하고 오두방정을 떠는 생각을 하는 샬렛 공주의 속마음에 배꼽 잡고 웃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힐링을 주는 사람은 역시 하인리 밖에 없었다.

언제나 한결같이 변함없고 사랑으로 풍만한 하인리가 다른 우울한 이야기에서 나를 건져주었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나비에 입장에서는 소비에슈가 이혼을 요구한 것이 불행이 아니라 일생 최대의 행운의 순간이었던 것 같다. 소비에슈와 계속 냉랭한 결혼생활을 유지하지 않고 이혼해서 자신을 깊이 사랑하고 가슴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는 하인리를 만나 웃을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런데… 소설 말미에서 그런 하인리가 마력석 회수를 하러 나간 뒤 행방불명이 되었다. 결코 약하지도 않은 하인리가. 왜? 무슨 일이 생긴 거지?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고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전개에 숨 쉴 틈 없이 읽어내려갔다.

작가님, 그래도 숨 쉬고 눈도 잠시 쉴 틈 정도는 주셔야 되는 거 아닌가요?

하인리가 왜 행방불명이 됐는지, 코샤르와 마스타스와 샬렛 공주와 카프멘 대공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너무 궁금하다.

그리고 소비에슈가 더 이상 비참하고 불쌍하게 무너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재혼 황후 7』 나올 때까지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어떻게 참을지 걱정이다.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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