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의 명장면 200
석영중 지음 / 열린책들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들은 참으로 불쌍한 사람들이에요! 그들의 방은 항상 고요하고 조용해서 마치 아무도 안 사는 것 같아요. 심지어 애들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답니다. 애들이 떠들고 장난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으니 이건 나쁜 징조지요.

p.124 『가난한 사람들』 4월 12일 편지



마카르는 아주 가난하지만 같은 하숙집에 사는 사람들 중 아이가 있는 한 가정이 자신이 사는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것을 보고 불쌍히 여긴다. 고르시코프 씨네 가족은 마카르가 보기에도 마카르보다 형편이 더 안 좋고, 주인도 그 사람들에게는 상냥하게 대하지 않았다. 좁은 방 하나에 칸막이를 세워 놓고 생활하는 고르시코프 씨네 아이들은 보통의 아이들처럼 떠들거나 소리 내어 우는 것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했다.


인간의 자연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것조차 가난한 사람들은 남의 눈치를 봐야 하다니 정말 비참하게 느껴진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조차 남의 눈치를 보며 감정을 죽이며 살아야 되는 가난이란 대체 어떤 것일까?

가난한 사람조차 불쌍하게 여기는 더 가난한 사람들.

그들의 고통이 가늠되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