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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의 명장면 200
석영중 지음 / 열린책들 / 2021년 10월
평점 :

그렇다, 모든 문제는 내가 악하지도 않고 못된 인간이 될 수도 없으며, 내가 자주, 심지어는 가장 화가 났을 때조차도…… 단지 참새들만을 쓸데없이 놀라게 해서 스스로 위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수치심과 함께 자각한다는 데 있으며, 여기에 바로 가장 추악한 것이 담겨 있다.
<지하 생활자>라 불리는 주인공은 자신의 초라함과 나약함에 치를 떨고 있다. 자신은 무언가이어야만 하지만 아무것도 아님에 화가 나고 불안해하며 분노하는 것이다.
그는 왜 이렇게까지 자신을 비하하면서도 자신이 무언가여야만 되는 특별한 사람인 것처럼 생각할까? 모순이 아닐까? 단지 몇 줄만 읽어도 주인공의 음울하고 광기 어린 독백의 영향으로 차츰 주인공이 뿜어내는 부정적인 감정에 동화되어 가는 것 같다.
예전에 읽다가 이해가 잘되지 않아 도중에 그만뒀던 소설인데 석영중 교수님의 해설을 보니 다시 도전해서 완독할 수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