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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 이브 생로랑 삽화 및 필사 수록본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이브 생로랑 그림, 방미경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1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121/pimg_7114282153279350.jpg)
다음 날은 하루가 얼마나 길었던가! 엠마는 자기 집 작은 정원에서 서성이며 같은 길을 수없이 왔다 갔다 하고, 화단 앞, 과수밭 앞, 신부 석고상 앞에서 멈춰 섰다가, 전에는 자신이 너무도 잘 알았던 이 모든 것들을 바라보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무도회가 벌써 그렇게 먼 옛날 일인 것만 같다니! 도대체 무엇이 그저께 아침과 오늘 저녁을 이렇게 멀리 떨어뜨려 놓았단 말인가! 보비에사르에 다녀온 일은 폭풍우가 때로 하룻밤 사이 산을 갈라 깊은 균열이 생기듯 그녀의 삶에 구멍 하나를 만들어놓았다.
샤를과 결혼한 엠마는 고요하고 평범한 결혼 생활에 적응하려 나름 노력하며 집안을 잘 이끌어나갔다. 그러나 그녀가 소설책에서 읽었었던 것과 같은 열정, 도취 같은 것이 섞여있는 사랑이 없는 현재의 결혼생활은 엠마에게 자신의 결혼을 후회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결혼생활에서는 자신이 꿈꾸었던 행복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샤를이 앙데르빌리에 후작의 입안 종기를 치료해 준 인연으로 보비에사르의 후작 댁에 초대를 받아 하룻밤 후작의 성에 머무르며 무도회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엠마의 심경에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오게 만들었다.
왜 소설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자신을 불행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까?
후작의 성에서의 하룻밤은 그저 한여름 밤의 꿈처럼 흘려보낼 것이지.
자신이 닿지 못하는 곳의 삶을 동경하고 꿈꾸니 현실에서의 그녀의 삶이 짜증스럽고 실망스럽기만 해 어긋날 뿐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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