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보바리 - 이브 생로랑 삽화 및 필사 수록본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이브 생로랑 그림, 방미경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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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은 하루가 얼마나 길었던가! 엠마는 자기 집 작은 정원에서 서성이며 같은 길을 수없이 왔다 갔다 하고, 화단 앞, 과수밭 앞, 신부 석고상 앞에서 멈춰 섰다가, 전에는 자신이 너무도 잘 알았던 이 모든 것들을 바라보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무도회가 벌써 그렇게 먼 옛날 일인 것만 같다니! 도대체 무엇이 그저께 아침과 오늘 저녁을 이렇게 멀리 떨어뜨려 놓았단 말인가! 보비에사르에 다녀온 일은 폭풍우가 때로 하룻밤 사이 산을 갈라 깊은 균열이 생기듯 그녀의 삶에 구멍 하나를 만들어놓았다.

p.120~121



샤를과 결혼한 엠마는 고요하고 평범한 결혼 생활에 적응하려 나름 노력하며 집안을 잘 이끌어나갔다. 그러나 그녀가 소설책에서 읽었었던 것과 같은 열정, 도취 같은 것이 섞여있는 사랑이 없는 현재의 결혼생활은 엠마에게 자신의 결혼을 후회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결혼생활에서는 자신이 꿈꾸었던 행복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샤를이 앙데르빌리에 후작의 입안 종기를 치료해 준 인연으로 보비에사르의 후작 댁에 초대를 받아 하룻밤 후작의 성에 머무르며 무도회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엠마의 심경에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오게 만들었다.


왜 소설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자신을 불행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까?

후작의 성에서의 하룻밤은 그저 한여름 밤의 꿈처럼 흘려보낼 것이지.

자신이 닿지 못하는 곳의 삶을 동경하고 꿈꾸니 현실에서의 그녀의 삶이 짜증스럽고 실망스럽기만 해 어긋날 뿐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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