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보바리 - 이브 생로랑 삽화 및 필사 수록본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이브 생로랑 그림, 방미경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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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은 그녀의 새하얀 손톱을 보고 너무 놀랐다. 끝이 뾰족한 그 손톱은 윤기가 흐르고 갸름하게 다듬어져 디에프 상아보다 더 매끈했다. 하지만 손이 아름다운 건 아니었는데 좀 밋밋하다고 할까, 손마디가 약간 투박했다. 또 손이 너무 길기도 했고 윤곽선이 나긋나긋하지 못했다. 그녀에게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은 눈이었다. 갈색 눈이었는데 눈썹 때문에 검은색같이 보였고, 천진하면서도 당돌하게 상대방을 똑바로 응시하는 눈이었다.

p.72



샤를은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공부하여 의사가 되었고,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토트에서 의사 개업을 했고,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마흔다섯 살의 과부 뒤뷔크 부인과 결혼했다. 샤를은 결혼을 하면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샤를을 통제하는 사람이 어머니에서 아내로 바뀌었을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어떤 남자가 샤를을 찾아와 베르토 농장으로 와서 다리가 부러진 환자를 진료해달라고 부탁했다. 진료를 보러 간 베르토 농장에서 농장주 루오의 딸 엠마를 만나게 되는데….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살다 보니 자신의 마음조차 스스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버린 샤를.

물론 자식이 편안하고 대우받는 삶을 살기를 원하는 건 세상 모든 부모가 똑같겠지만, 아무리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되더라도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지도 못하고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으로 자란다면 그것이 과연 자식을 위한 것일까.

이브 생로랑의 삽화를 보고 신선함을 느끼며 마담 보바리를 시작한다.

딱히 활자가 큰 것도 아닌데 페이지가 잘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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