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톱 조선왕조 - 한 권으로 끝내는 조선왕조 퍼펙트 지식사전
이준구.강호성 지음 / 스타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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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내가 봐온 역사 관련 책들을 보면, 나라별 역사를 건국 즈음부터 패망까지 흐름을 잡아서 전체를 이야기하는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역사의 흐름에 따른 사건의 개괄적인 내용은 이야기하고 있지만, 중요 사건의 이면에 있는 진실과 관련 인물들이나 당시 상황에 대한 세세한 내용은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지 않다. 만약 조금 더 자세히 알기를 원하면 조금 더 전문적인 서적을 참고해야만 했다.


그런데 이 책 『원스톱 조선왕조』는 다르다.

고려 31대 공민왕부터 조선 27대 순종까지의 역사 전체를 한 권에 보여주기는 하되, 모든 사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각 장별로 작가가 생각하는 핵심 사건을 중심으로 관련된 왕을 같이 묶어 설명을 하며 역사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거기에다 우리가 평소 사극을 통해 접하는 허구가 가미된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언급하며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역사적 사건뿐만 아니라 우리가 평소 궁금해하지만 딱히 역사서에서는 꼬집어 언급하지 않는 부수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조선의 여러 왕들 중 가장 관심 있는 왕은 광해군이다. 현대에 들어서며 조선왕조실록에서는 폭군이어서 폐위당했다고 평가절하된 광해군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광해군에 대해 알면 알수록 왜 그토록 뛰어나고 앞서간 리더가 매장을 당했어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임진왜란 때 무능한 왕 선조를 대신해 광해군이 보여준 영웅적인 행적이나 리더십을 제외하고라도, 왜란으로 폐허가 된 조선을 재건하기 위해 펼친 선정이나 공적들만 평가하더라도 '군'으로만 남아있는 위상에는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한다.


명·청 교체기였음에도 당시 모든 관료들이 친명배금 정책을 외치는 상황에서, 현명한 군주였던 광해군은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맞추어 명나라뿐만 아니라 후금과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실리적이고 중립적인 외교를 펼쳤다.

이에 조정 중신들은 광해군의 정책은 명나라에 대한 사대 관계를 배반한 행위라고 반정을 꿈꾸기 시작한 것이었다.

능양군 무리가 광해군을 내쫓고 인조반정에 성공한 후, 쇠락해가는 명나라는 계속 숭상하면서 떠오르는 강국 후금은 배척하고 멸시하는 태도를 보이니 청으로 국호를 바꾼 후금이 조선을 공격하여 결국엔 남한산성에서 인조가 역사에 길이 남을 삼전도의 굴욕을 당하지 않았던가.


인조가 광해군을 폐위시켰을 때 폭군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또 다른 한 가지로, 광해군이 왕권 안정을 위해 친형과 이복형제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등의 숙청을 단행한 것을 들었다. 그런데 역사를 보면 태종이나 세조도 그러한 절차를 밟았다. 심지어 인조 자신은 자신의 아들 소현세자의 독살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며느리인 민회빈 강씨에게는 사약을 내렸고 손자들은 유배를 보내지 않았던가. 그가 광해군과 무엇이 달랐기에 그는 적통 왕으로 인정을 받고 '조'가 붙은 시호를 받았나. 그는 조선왕조에서 중요하게 내세우는 혈통의 명분조차 없었다.

인조는 무능함의 극치였던 최악의 왕이었다고 생각한다.


인조반정이 실패해 광해군이 계속 조선의 왕으로 재위했더라면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좀 더 발전되고 외세의 침입에 무력하지 않은 조선이 되지는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역사의 사건을 기술하여 적어놓은 것 외에도 이 책은 다른 역사서와 다르게 〔WHO〕라는 부분에서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역사적 인물의 진실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친숙하게 알려졌지만 허구가 섞이거나 잘못 해석된 부분에 대해 정확한 사실에 기반한 올바른 지식을 전해주고 있다. 물론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지 않은 문종이 세자의 신분이었을 때 맞이했던 세자빈 봉씨같은 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다. 현대로 보면 왕실의 가십거리라고나 할까.

공전의 히트를 친 <공주의 남자>에 나온 인물은 역사적 실제 사실에 작가의 허구가 가미된 이야기라고 한다. 그렇다면 진짜 공주의 남자는 누구일까? 바로 이 책에 쉽고 흥미진진하게 적혀있다.

이렇게 평소 우리가 흥미 있어 하는 이야기와 역사적 진실을 같이 이야기하니 어찌 재미있지 않을까.



그리고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바로 〔TALK ABOUT〕이라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역사 사건이 아니라 우리가 평소 궁금해했지만 딱히 알려주는 책도 없고, 꼬집어 내가 무엇이 궁금한지도 모르는 사항에 대해 적혀있다. 예를 들어 왕에 대해 알고 싶은 것 10가지, 왕비에 대해 궁금한 것 10가지, 궁녀에 대해 궁금한 것 10가지, 궁중 생활의 비밀 10가지 등 읽고 보면 "그래, 이런 이야기가 궁금했어."라고 생각되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감히 단언컨대 『원스톱 조선왕조』는 웬만한 소설책보다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내가 학생 때는 이런 재미있는 역사서가 나오지 않았나 원망스러운 생각까지 든다. 내가 학생 때 나왔던 역사서들은 거의 전부 읽기 딱딱하고 설명이 어렵게 나와있어 딱히 자진해서 보고 싶은 책이 아니었다.

이 책은 역사를 지루해하고 역사 공부를 싫어하거나 어려워하는 학생부터 역사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일반인까지 누구나 읽어도 결코 후회하지 않고 역사에 흥미를 가지고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 책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지금 당장 『원스톱 조선왕조』를 읽어보기를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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