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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 '무진기행' 김승옥 작가 추천 소설
다자이 오사무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그 무렵, 이미 나는 하녀나 머슴들로부터 서글픈 짓을 배워, 물들어 있었다. 어린아이에게 그러한 짓을 하는 것은, 인간이 저지르는 범죄 중에서도 가장 추악하고 비열하고 잔혹한 범죄라고, 나는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참았었다.
부잣집에서 태어난 요조는 자신과 세상 사람들이 지닌 행복의 관념의 차이와 사람들이 서로를 속이면서도 맑고 밝고 명랑하게 살아가는 모습에서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 그래서 그는 그 불안과 공포를 감추기 위해 스스로 익살꾼이 되었다.
그는 집안에서 부리는 하녀와 머슴들에게 나쁜 일을 당했음에도 남들에게 호소해 봤자 소용없다고 생각해 부모에게조차도 호소하지 못한 채 그저 힘없이 웃기만 했다. 누구에게도 호소하지 못하는 고독이었다.
『인간 실격』의 첫 부분에 자신은 너무나도 부끄러운 인생을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우리는 요조가 부끄러운 삶을 살게 된 원인이 단순히 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님을 안다.
파멸의 길을 걸어가는 요조의 삶을 보며 인간 존재에 대한 작가의 고뇌를 공감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