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모든 말들 - 지혜롭고 재치 있는 여성 작가들이 사랑을 말할 때
베카 앤더슨 지음, 홍주연 옮김 / 니들북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카피라이터인 작가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격언, 인용구, 시 등에서 고른 전 세계 다양한 여성들의 관점에서 바라본 문장 250개를 12가지 주제에 맞게 나누어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서부터 '다양한 종류의 사랑', '사랑의 상실', '사랑의 영원함' 등 우리가 '사랑'이라는 단어로 떠올릴 수 있는 거의 모든 주제에 관한 전 세계 유명 여성들의 말을 전하고 있다.


현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 축적되어온 인류 역사에서 여성들은 남성들에 못지않은 끊임없는 활동을 이어왔으며, 그중 괄목할 만한 훌륭한 문학적·예술적·정치적 성과 등을 이룩한 이들도 많다.

그러나 과거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나 대우가 열악하였고 어쩔 수 없이 일부 여성 작가들은 작품 활동을 위해 남성적 필명을 사용하였으며, 여성화가의 경우에는 자신보다 재능이나 기량이 떨어지는 남성 화가들의 보조 노릇을 하며 무명으로 남는 경우가 있었다.

이러한 편견과 제약을 극복하고 여성 작가들은 정말 많은 글들을 남겼고, 상당수가 사랑에 관한 글이었다.

그렇다면 사랑이란 무엇인가?

작가는 그것을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고 여성들 나름의 여러 가지 사랑의 정의를 보여줌으로써 읽는 사람 스스로가 자신의 생각에 부합하는 사랑의 정의를 찾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아니 사랑의 정의를 찾는다기보다 여성들이 사랑을 편협하지 않은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봐 주고 받아들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사랑받는 이들은 죽을 수 없다.

사랑은 불멸이기 때문에.

Unable are the loved to die,

for love is immorality."

- 에밀리 디킨슨 Emily Dickinson


에밀리 디킨슨의 이 말이 내가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와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순간 픽사의 애니메이션 '코코(Coco)'가 떠올랐다.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 다른 사람들이 기억해 주고 사랑하고 기리는 사람들은 그들이 죽은 후 사후세계에서도 행복하고 편안한 생활을 누리지만 모두에게 잊혀진 사람은 사후세계에서도 결국에는 소멸되는 운명을 맞게 된다.

사람들은 모두 죽는다. 불로장생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사랑받는 사람은 죽음을 맞이해도 결코 죽은 것이 아니다. 모두가 그를 영원히 기억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기억되는 사람은 죽어도 영원히 사는 것이다. 육체적인 죽음이 끝이 아닌 것이다.


"사랑이 없으면 사람들의 삶뿐 아니라

도시의 삶도 척박해진다.

When there is no love, not only the life

of the people becomes sterile

but the life of cities."

- 엘레나 페란테 (Elena Ferrante)


이러한 사랑이라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우리 인생 전반에 걸쳐 쭉 일어나는 감정이다. 이성에 대한 사랑이든 가족에 대한 사랑이든 인류애든 아니면 우리의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이든지 간에 대상을 막론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사랑을 한다. 심지어 사물에 대해 사랑과 애정을 듬뿍 쏟아붓는 사람도 있다. 사랑이 없는 우리 삶을 상상해 보라. 그 공허함과 삭막한 외로움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내가 사랑을 주는 대상이나 나에게 사랑을 바라는 대상이 반드시 있다. 사랑을 주고받는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의 삶은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토니 모리슨의 말처럼 우리는 항상 그 사랑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그것이 너무 일상적인 일이라 깨닫지 못하다가 문득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우리는 사랑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사랑의 감정을 확인하고 떠올리며 사랑이라는 말을 생각해 내는 것뿐이다.


"사랑은 배우고 또 배워야 한다.

그 끝은 존재하지 않는다.

Love must be learned, and learned

again; there is no end to it."

- 캐서린 앤 포터 (Katherine Anne Porter)


인간은 항상 사랑하지만 그 사랑은 항상 서툴고 설렌다.

우리는 사랑에 아파하고 사랑을 상실했을 때에는 힘들고 괴로워하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또다시 사랑을 선택하게 된다. 사랑은 항상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온다.

우리는 사랑을 통해 모든 것을 초월하며 우리 자신의 성장 또한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사랑은 뻔하지만 예측하거나 종잡을 수 없고 우리의 미래로 가는 길을 밝혀주고 우리를 더 나은 삶으로 인도해 준다.

항상 사랑하고 항상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자.

항상 사랑에 자만하지 말고 배우려고 노력하자.

그 사랑이 우리의 삶을 외롭지 않게 하며 항상 풍만하고 축복되게 할 것이다.

우리가 주는 사랑에 대한 보답이 없어도 우리는 이미 사랑을 행했기에 세상을 밝게 한 존재로 결코 외롭지 않고 축복받는 영원한 존재가 될 것이다.

『사랑에 관한 모든 말들』은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환희와 사랑의 실천을 꿈꾸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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