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배우는 의학의 역사 - 개정판 한빛비즈 교양툰 14
장 노엘 파비아니 지음, 필리프 베르코비치 그림, 김모 옮김, 조한나 감수 / 한빛비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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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에 대한 불안과 불신, 치료제에 대한 갈망, 코로나 상황 종식 기원 등으로 인해 의학에 관한 관심이 높아 있는 상황에서 『만화로 배우는 의학의 역사』를 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의학이라는 단어만 보고 시대별로 여러 질병의 기원이나 유행, 치료법 발견 노력 등을 만화로 보기 쉽게 그려 설명해 놓은 책일 거라 예상하고 책을 접했다.

그러나 이 책은 원시시대부터 인간에게 행해진 의술이란 형태를 지닌 의학의 기원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의학의 발전과 성과를 의학 기구, 소아 의학, 안과학, 법의학, 여성 의사 등과 같은 분야별로 나누어 총 29장에 걸쳐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진짜 제목 그대로 의학의 역사를 훑어주고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원시 시대는 미개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애니메이션이나 동화 같은 많은 여러 작품들에서 원시인들을 미개하게 묘사하며 그들이 자연재해나 병자들을 고치는 상황 등의 문제해결 방법으로 주술적 행위를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보여 주었다.

하지만 구석기 시대에도 의술이라는 것이 존재하여 어긋난 뼈를 맞춰 부목에 고정하거나 약초를 바르거나 달여 마셨으며 심지어는 팔다리를 자르는 수술이 행해졌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서양 의학의 선구자 히포크라테스는 기원전 460년 그리스 코스섬에서 태어나 할아버지와 아버지 헤라클레이데스에게 의학을 배웠다. 히포크라테스는 환자를 관찰하며 모든 증상을 정리해 과학적으로 질병을 치료하여 '의학의 아버지'가 되었다.

그는 사위 폴리보스와 인간의 기질에 대한 방대한 이론을 정리했는데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체액 기질설」이다. 그리고 아들들과 사위 폴리보스와 함께 「히포크라테스 전집」이라는 60여 권에 달하는 방대한 책을 집필하였는데 이 중 가장 유명한 것이 《히포크라테스 선서》이다.

오늘날에도 의사들은 기원전 4세기에 쓰인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낭독한다.


역사는 후세에까지 영향을 끼친 두 명의 선구자를 배출하는데, 그중 129년 페르가몬에서 태어난 클라우디우스 갈레노스는 히포크라테스 다음으로 위대한 의사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해부학과 생리학, 치료법 등은 의학의 모든 분야에 오랫동안 영향을 끼쳤고 그를 주치의로 두었던 로마제국의 황제 안토니우스는 갈레노스가 의사 중에 으뜸이라고 말했다.

갈레노스의 저서는 16세기까지 널리 이용되었으며 그는 명실상부하게 '의사들의 왕자'로 불렸다. 그의 사망 후 해부학과 생리학 연구는 완전히 중단되었으며 그것은 그 분야 학문의 쇠퇴를 의미했다.


선구자 중 나머지 한 명은 980년에 태어나 '학문의 왕'으로 불리는 중세 이슬람의 철학자이자 의사인 이븐 시나다. 그가 집필한 《의학정전》은 아랍 세계뿐만 아니라 훗날 르네상스시대 기독교 의사들에게까지 지침이 되었다. 그 기본은 갈레노스의 의학이지만 아랍과 페르시아의 전통 요법과 임상실험을 통한 지식이 더해져 있다.

그는 저서에서 병을 옮기는 미생물과 바이러스가 있음을 증명하지는 못했지만 존재를 추정하며 위생에 주의하고 전염병에 대처할 것을 말하고 있다. 이 《의학정전》은 르네상스시대까지 의학 교재로 사용되었다.


중세 초기의 의학은 성 베네딕토의 뜻에 따라 성직자가 맡았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러나 그들은 몸이 아닌 정신을 구원하는 활동을 추구했으며, 1163년 투르 공의회에서 더 이상의 외과수술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가톨릭교회도 그들의 외과수술 행위를 금지시켰다.

그리하여 자연적으로 당시 예리한 칼날을 사용할 줄 아는 유일한 사람들이었던 이발사들이 외과수술을 맡게 되었다. 이발사들은 이발소 간판을 내걸고 영업을 했다. 당시 의학은 학자들이, 외과수술은 라틴어도 모르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누군지도 모르는 기술 노동자들이 했다.

그런데 루이 14세의 수석 이발사 펠릭스가 루이 14세의 치질 수술을 성공시킴으로써 외과의사의 지위를 바꾸게 되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이러한 의학의 역사 외에도 질병을 바라보고 대하는 자세의 변화로 병의 본질에 접근하여 치료법을 개발해 내는 의학과 의술의 발전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그 예로 뇌 질환을 들 수 있는데 예전 히포크라테스는 정신적 문제는 기질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고 생각했다. 히스테리라는 것은 자궁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여 성관계를 경험하지 않은 여성의 신경질적인 기운이 간에 도달하면 발병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중세 시대로 넘어가면서 정신질환은 악마의 속삭임에 의해 생겨나는 것으로, 복음을 통해 악마를 쫓아냄으로써 정신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고 여겼다. 이것이 점점 심해져 정신이상자들을 이단자나 마녀로 여겨 화형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1777년 스코틀랜드의 윌리엄 컬런이 정신질환에 대해 신경증과 정신병의 구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신질환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함으로써 뇌 질환 연구에 발전이 이루어진다.

이후 뇌 질환은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신경과학과 정신의학 분야에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신경과학은 뇌에서 발생한 신경학적 문제에 의한 육체의 이상 현상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정신의학은 형이상학적 차원에서 정신착란에 접근하는 한편 정신이상이 발생할 경우 생길 수 있는 신체 기능 장애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하고 있다.


이렇게 발전을 거듭해 온 인류의 의학을 시샘하고 시험하기 위해서인지 현대에 이르러 인류 역사상 보기 드문 재앙이 전 세계적으로 찾아왔다. 바로 코로나19 바이러스다.

예전 중세 시대 창궐했던 전염병들은 교통이 그리 발달하지 않은 환경이어서 전파가 빠르지 않았지만 현대의 전염병은 빠르고 잘 연결된 교통수단을 따라 순식간에 세계 곳곳으로 퍼져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거기에 더해 강력한 백신을 사용한 인간의 몸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더욱 강력한 변이를 일으키면서 백신을 무력화시키며 감염을 초래해 이 코로나 팬데믹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

의료 최전선에서 고생하고 노력하는 의료진들은 열악한 근무환경과 부당한 대우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인류애적 사명감으로 환자들의 치료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 개정판은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오늘의 시점에서 의미를 가지는 필수 의학사를 확장해 출판되었다.

그러나 나는 믿는다. 머지않아 코로나를 종식하는 기념으로 최전선에서 뛰었던 의료진들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연구했던 의학자들의 이야기가 더 추가되어 다시 개정판이 나올 것이라는 것을.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었던 의학의 역사를 코믹하고 알기 쉽게 알려주어 읽는 내내 "아~!" 하는 깨달음의 탄성을 지르면서 봤다.

의학에 관심이 있건 없건 누구나 꼭 한 번씩은 교양으로 꼭 봤으면 하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만화로 배우는 의학의 역사』를 교양 필독서로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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