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 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명작의 백미, 죽음에 맞서는 진실에 대한 열정!
알베르 카뮈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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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주인공인 뫼르소가 양로원으로부터 어머니의 사망과 장례식에 대한 전보를 한 통 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는 어머니가 계신 마랑고의 양로원으로 가서 입관한 어머니를 지키며 하룻밤을 보내지만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 하지도 않았고,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다. 다음날 장례식에 참석해서도 어머니와 특별한 관계였던 토마 페레는 울면서 기절까지 할 정도로 슬퍼했지만 뫼르소는 슬프다는 감정을 느끼지도 않았고 슬픈 척하지도 않았다. 그는 그저 그 일들을 아무 감정 없이 관망했고, 장례식 후 버스를 타고 자신의 집이 있는 알제로 돌아왔을 때는 앞으로 12시간 동안은 실컷 잘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쁨을 느낀다.


잠에서 깬 뫼르소는 그날이 토요일임을 깨닫고 수영을 하러 해수욕장으로 갔다. 그곳에서 전에 같은 사무실에서 일했던 타이피스트 마리를 만난다. 당시 서로에게 마음이 있었으나 곧 마리가 회사를 그만두어 관계가 발전할 기회는 없었다. 그들은 같이 수영을 즐기다가 저녁에 페르낭델이 나오는 희극 영화를 보고 뫼르소의 집으로 와 사랑을 나눈다.

다음날 일요일은 여느 날처럼 아무 일 없이 그냥 지나갔고 어머니의 장례식도 완전히 끝이 났다. 뫼르소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했고 아무것도 변한 것은 없었다.


뫼르소는 같은 층에 사는 레몽이라는 남자와 어울린다. 사람들은 그가 여자들을 등쳐먹고 산다고들 하며 그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뫼르소에게는 그와 어울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레몽은 뫼르소에게 그와 그의 무어인 정부 사이의 일을 이야기하며 그녀가 자신을 속였다며 그녀를 혼내주기 위해 그녀에게 보낼 편지를 대필해 달라고 부탁한다. 뫼르소는 레몽의 마음에 들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었기에 레몽이 만족할 만한 편지를 쓰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 마리와 오붓한 일요일 점심 식사를 즐기려는데 레몽의 방에서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레몽이 버릇을 고쳐주겠다며 자신의 정부를 때렸고 누군가가 데려온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다. 경찰은 레몽을 경찰서로 소환했고 레몽은 뫼르소에게 여자가 그를 배신했다는 증인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뫼르소의 증언으로 레몽은 경고 조치만으로 끝났다.


또 다른 일요일, 레몽의 친구 마송으로부터 초대를 받은 뫼르소는 레몽과 마리와 함께 마송의 해변 별장으로 간다. 그러나 집을 나섰을 때 맞은쪽 담배가게 앞에서 자신들을 보고 있는 한 무리의 아랍 사람들을 보았다. 그 아랍 사람들 사이에는 레몽의 정부의 오빠가 섞여 있었다.

뫼르소 일행은 그들을 무시하고 버스를 타고 별장에 도착해 즐거운 오전 시간을 보냈으나, 점심 식사 후 남자들끼리 산책을 나섰다가 레몽의 정부의 오빠를 포함한 아랍인 두 명과 마주친다. 그들과 싸움이 벌어지게 되었고 레몽은 아랍인이 휘두른 단도에 팔을 찔리고 입이 찢기는 부상을 입게 된다. 레몽은 마송과 함께 의사에게 가서 치료를 받고 별장으로 돌아왔다.


레몽은 침울해하며 바닷가를 거닐다가 그에게 부상을 입혔던 그 두 명의 아랍 사람들과 다시 마주친다. 레몽은 화를 내며 총을 쏘려 했으나 뫼르소가 잘 설득해 총을 받아두며 아무 일 없이 되돌아갈 수 있었다.

뫼르소는 레몽과 같이 별장으로 돌아갔다가 레몽이 별장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다시 발길을 돌려 무작정 걸었다. 그리고 아랍인들을 마주쳤었던 장소에 이르러 레몽이 상대했던 아랍인이 혼자 다시 돌아와 누워있는 것을 발견한다. 아랍인은 그를 보고 단도를 꺼내 들었으며 그때 단도에 햇빛이 반사되어 그의 눈을 쑤시자 뫼르소는 아랍인을 향해 총을 쏜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는 소설이 이야기되어지는 내내 시종일관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상대의 물음에 답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하지만 그것은 그렇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뫼르소에게 세상일은 아무리 자신이 관여된 일이라 하여도 무의미하기에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았다.

같은 층의 레몽이 자신과 친구가 되고 싶어한다고 생각되었을 때 뫼르소는 그와 친구가 되는 일이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그러자고 한다.

뫼르소가 다니는 회사 사장이 뫼르소에게 파리 출장소를 만들 계획인데 파리에 가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을 때도 뫼르소는 자신에게는 어떤 생활이든 다 비슷하고 이러나저러나 마찬가지라며 자신이 생활을 바꿔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며 거절한다.

또한 그는 마리가 찾아와서 자신과 결혼하고 싶은지 물었을 때도 똑같은 반응을 보인다. 그는 결혼이란 게 별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녀가 원한다면 결혼해도 좋다며 마리의 청혼을 수락한다. 이에 자신을 사랑하느냐는 마리의 질문에 그건 아무 의미도 없지만 사랑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대답한다. 그럼 왜 자신과 결혼하느냐는 마리에게 그건 중요하지도 않고 마리가 결혼을 요구하니 자신은 그저 받아들인 것이라고 대답한다.


이처럼 뫼르소는 항상 방관자 같은 무관심으로 타인의 말과 행동을 관찰하고 받아들인다. 뫼르소에게는 무엇이든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었다. 남들에게 자신을 이해시키는 일조차 별로 소용없다고 생각하고 귀찮아서 그만두고 만다.

그리고 세상도 철저하게 뫼르소를 배제한다. 뫼르소가 기소된 재판은 그를 참여시키지도 않고 진행되었다. 그의 의견은 물어보지도 않은 채 뫼르소의 운명이 결정되었다. 그는 자신의 재판에서조차 방관자였고 제3자였다.


그가 재판에서 비난을 받고 유죄를 받은 것은 살인이 아니라 바로 이런 삶에 대한 무관심과 비정함이었다.

오죽하면 변호사가 대체 뫼르소가 살인을 해서 기소된 것인가 죽은 어머니를 매장해서 기소된 것인가를 물었을 정도다.


그러나 뫼르소는 끝까지 부조리한 삶의 무의미함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는다.

그래서 교도소를 찾아온 신부가 말하는 종교적 신념은 여자의 머리카락 한 올만한 가치도 없는 것이라며 철저하게 거부한다. 그리고 신부에게 분노를 쏟아낸다.

뫼르소는 확신했다. 자신은 전에도 옳았고, 지금도 옳고, 언제나 옳다고.


자연스럽게 반복되는 일상과 우리 자신을 둘러싼 세상이 낯설게 느껴지고 세상과의 벽을 느끼는 순간 우리는 '부조리'라는 문제의식을 자각하게 된다.

신의 구원도 존재하지 않는 무질서하고 무의미한 세상 속에 던져진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회피? 포기? 죽음?

우리는 우리 자신만의 신념과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야 할 것이다.

과연 우리의 삶은 뫼르소가 생각한 것처럼 무의미한 것일까?

『이방인』은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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