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 인구
엘리자베스 문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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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니 3245.12에 대한 심스 뱅코프의 사업권이 박탈되면서 심스 뱅코프 컴퍼니의 피고용인으로서 콜로니에 이주해 살아가던 주민들에게 30일 후에 이주하라는 명령이 떨어졌고, 컴퍼니 대리인들은 주민들에게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아도 된다며 모든 것이 제공될 것이라고 했다. 주민들은 그들의 다음 이주지를 결정하기 위한 회의를 열고 다음 이주지를 결정한다. 주인공 오필리아는 아들의 성화에 회의에 참석해 투표했지만, 콜로니의 개척민 중에서도 나이가 가장 많은 축에 속했던 그녀는 40년이란 세월을 산 콜로니에 그냥 남기로 결심한다.


다음날 컴퍼니는 이주민들에게 갈 곳을 선택할 권리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며 29일 안에 떠날 준비를 마치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1인당 짐을 29킬로그램만 가져갈 수 있고 아무것도 제공되지 않는다며 재통보를 한다. 오필리아의 아들과 며느리는 짐을 싸느라 바빴지만 이미 남겠다는 결심을 한 오필리아는 사람들이 떠나간 후 자신을 속박하고 있는 것을 벗어던지는 상상을 하며 아들 부부의 짐을 싸는 것을 도우며 일상생활을 이어간다.


외출했다 돌아온 아들 바르토와 며느리 로사라는 컴퍼니가 자신의 어머니 오필리아가 너무 늙어 일을 못한다며 퇴직이라는 표현을 쓰며 계약자가 아닌 오필리아를 위해 자신들이 이주 비용을 낼 수 없으니 그 비용을 아들 부부 앞으로 달아놓을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것은 아들 부부의 빚으로 남는 것이었다.

컴퍼니가 그런 계약서에 관한 규칙을 이야기한 적도 없었기에 오필리아는 분노를 느꼈다. 공식적인 직업은 없었지만 그녀는 아들 부부를 위해 집안일에 관한 모든 것을 도맡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오필리아는 자신은 남을 것이라 이야기를 꺼냈지만 아들의 극심한 반대에 더 이상 남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못하고 속으로 결심을 굳혔다.


그리고 이주 닷새 전 컴퍼니의 또 다른 거짓말이 드러났다. 30일 후에 시작된다던 이주는 그전에 시작되었고 행성을 완전히 비우기까지가 30일이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컴퍼니는 아들 부부와 오필리아의 탑승 셔틀을 다르게 배치했다. 아들 부부는 컴퍼니 대리인들에게 어머니 오필리아와 함께 셔틀을 타야 한다고 항의했지만 오필리아는 그들이 마음을 바꾸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 이주 마지막 날 결국 먼저 셔틀을 타고 떠나가는 아들 부부는 오필리아에게 늦지 말라는 당부를 했고, 오필리아는 다 괜찮을 거라고 아들을 위로하면서도 속으로는 이제 조금만 있으면 자신이 자유의 몸이 될 것임을 생각했다.


아들 부부가 떠나간 뒤 오필리아는 줄을 서는 셔틀 탑승자들을 지나쳐 집으로 돌아와 간단한 짐을 싼 다음 숲으로 가서 숨는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후 집으로 돌아왔을 때 콜로니는 텅 비어 있었다. 아무도 없고 전기까지 끊겨 있었지만 오필리아는 센터의 발전소 제어실로 가서 메인 스위치들을 조작하여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후 고요함과 적막함 속에서도 오필리아는 자신이 바라던 자유를 누리며 일상생활을 이어갔다. 처음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동안 오필리아는 시간감각을 잃었고 어느 날 결국 캘린더를 보기 위해 통제실 로그 파일을 열어 기록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 가끔 무언가 쓰고 싶을 때, 생각나는 지난 시절의 진짜 이야기를 로그에 기록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평화롭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센터의 제어실 회색 상자들 가운데 하나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더니 콜로니 3245.12의 북쪽 지역에 새로운 이주민을 실은 셔틀이 도착해 착륙한다는 무전이 들렸다. 그와 동시에 지적 능력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100여 개체의 아주 큰 갈색 괴동물들이 습격해 새 콜로니에 착륙한 이들을 전부 죽이는 현장의 참상도 생생히 전해 듣게 되는데….



여태껏 외계인과 조우하여 인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역할을 하는 것은 어린이나 청년들이 주인공인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잔류 인구』는 인간 사회에서 나이가 들어 퇴직하여 쓸모없는 잉여인간 취급을 받는 노인 오필리아를 주인공으로 그녀의 삶의 연륜을 내세워 외계인과의 친화를 강조했다.

그녀는 다른 젊은 인재들처럼 학식이 뛰어나거나 뛰어난 재능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는 외계인들을 선입견 없이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인간을 바라보는 동등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교류한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인간은 인류애를 내세우면서도 어쩔 수 없는 이기적인 존재인가 보다. 이 소설을 보면 컴퍼니와 정부 지도자들은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이익 창출의 도구와 수단으로 여긴다. 그러니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들은 그들이 아무리 뛰어난 지능을 가진 존재라도 공생이 아닌 정복의 대상으로 여겼으리라.

콜로니 사무국에서 파견한 이들은 괴동물들이 인간의 친구가 아니라 외계인, 자생종이라며 못박는 오만함을 보여준다. 그들은 실수라 하더라도 외계인들의 둥지를 파괴하고 그들을 죽여 놓고 미안해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해하고 배려하고 용서하는 권한은 원래부터 그 행성에 살았던 종족인 괴동물들에게 있는 게 아니라 인간인 자신들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인간이 그들보다 우위에 있다는 오만함에서 나온 태도이며 엄연한 침략행위였다.


하지만 지능을 가진 외계 <종족>들은 알고 있었다. 인간들이 그들의 둥지체를 파괴했고, 그들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막으려 하고 그들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배운 것 없고 참견하기 좋아하는 흔한 할머니일 뿐이라며 무시당하는 오필리아가 외계 <종족>에게 인정받은 유일한 딱-카우-키이어, 둥지 수호자로서 인류 역사에 어떤 업적을 이뤄낼까?

미래에 인류가 우주에 콜로니를 만들며 개척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외계인을 처음 발견하여 위기를 겪지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여겨진 삶의 끝에 서 있는 노인을 통해 소통하여 공존에 성공하며 새로운 시대를 이뤄나간다는 참신한 설정이었다.

이 책을 읽고 오필리아를 보며 다시 한번 나 자신과 인생을 돌아보며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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