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달 2 (일러스트 특별판) - 단 하나의 마음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2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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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2』는 1권의 마지막 장면이었던 음악회 이후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마레에게 사랑의 고백을 거절당한 노아는 음악회가 끝나고 천막에 틀어박혀 별신 수리에 집중한다. 그리고 오천 개의 나사를 일일이 다 맞추어본 끝에 드디어 맞는 나사를 발견했고 별신을 고쳤다. 노아는 떠나기 전 할 일을 떠올리고는 별신을 천막 안에 놓아두고 린을 만나러 배불뚝이 나무집으로 향했다.

린을 만나 꼬여버린 린과 핀, 링고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이야기할 수가 없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정을 알고 있던 깨마가 곰곰에게 이야기하는 바람에 동료인 리발 박사의 책 출간으로 조바심을 느끼던 곰곰이 자신의 소설의 소재로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며 독서 토론회에 참석한 몇몇 참석자들이 그 이야기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제 그들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에 대한 소문이 도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남의 꿈을 훔친다고 해서 네 꿈이 되지는 않아. 잃어버린 빛을 다시 찾을 수 없다고."

p.53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무거운 마음으로 천막에 돌아온 노아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빅과 마주친다. 링고로부터 노아가 아리별을 곧 떠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온 빅은 빅스몰 팀의 재기를 위해 노아가 떠나는 것을 저지하려고 했고 결국은 노아가 고쳐놓은 별신을 빼앗아 노아가 한 달만 더 아리별에 머물며 자신들과 공연을 할 것을 요구했다. 노아는 그 억지 요구를 받아들이는 척하면서 별신을 다시 빼앗아 달아나다 얼굴과 몸통, 팔다리가 모두 한 덩어리인 하얗고 거대한 괴물에 부딪쳤다.

괴물의 배가 점점 투명해지더니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며 스몰과 초록사람의 모습이 비쳤다. 괴물의 배 속에서 스몰은 처음에는 혼자 외로운 듯 보였으나 그가 예전에 틱툭으로부터 구해주었던 초록사람을 다시 만나 어울리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괴물의 몸에 비친 스몰과 초록사람의 행복한 모습을 못마땅해한 빅이 괴물을 공격하자 괴물은 몸을 돌려 앞으로 나아갔다.

괴물이 광장을 벗어나 아리나무 앞을 지날 때 마침 커다란 책을 들고 집을 나서던 아리와 마주쳤고, 괴물과 아리는 서로를 알아보고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괴물이 초조해하고 불안해하며 도망가기 위해 몸을 투명하게 만들어 사라지려는 순간 루나의 눈에서 노랑 빛줄기가 나와 괴물을 빛에 가두었다.

"훔친 꿈 돌려 줘."



아침 일찍 잠에서 깬 노아는 떠나기 전 마지막 인사를 위해 아리에게로 향했다. 아리의 집으로 가 차마 이별 여행이라고는 말 못 하고 바닷가로의 나들이를 제안했다. 모나와 루나는 좋아했지만 마레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거절하더니 곧잠 뿌리를 세 개나 먹고 잠들어버렸다. 결국 나들이를 꼭 가고 싶어 하는 모나의 애원으로 루나, 모나, 노아 셋이서 나들이를 떠났다.

가는 길에 그들은 배불뚝이 나무집 앞에서 린과 링고가 싸우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린이 링고에게 핀과의 사랑을 고백하며 일방적으로 이별을 고하며 돌아섰다. 린은 어떻게 사랑이 변하냐며 자신을 막아서는 노아에게 자신은 여전히 링고를 사랑하지만 둘을 동시에 사랑할 수 없기에 핀을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노아는 넋이 나가 주저앉아 있는 링고에게 린은 돌아올 거라며 여전히 린은 링고가 지켜줘야 할 상대라며 이 일은 많은 오해와 갈등 중 하나일 뿐이라고 위로한다.

"다 봤으면서 무슨 대답이 듣고 싶은 거야?"



얼룩말과 구름새의 도움으로 힘들지 않게 바닷가에 도착한 루나와 모나와 노아는 부서지는 은빛파도를 보며 수백 년 전 바다에서 태어나 바람과 함께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삶을 살던 자유분방한 영혼 마레를 떠올린다.

루나는 그 모습을 보며 예전에 지상의 우러름을 받으며 찬란히 빛나던 하늘의 태양이었던 때를 그리워한다. 하지만 노아는 루나가 여전히 눈부시며 예전과는 다르게 가까이에서 온기를 전해주며 여전히 땅 위의 태양이라며 자신의 진심을 전한다. 이에 루나는 감동하여 노아에게 아무에게도 준 적 없다는 특별한 선물을 준다.



루나의 눈에서 나온 노랑 회오리가 만든 통로를 통해 들어간 곳은 다름 아닌 멀리 우러러보던 태양 위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소녀 모습의 루나와 마주한다.

루나는 요즘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없어졌다는 노아의 말을 듣고 당장은 상대가 노아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 어떻냐며 빛구슬 무리가 노아의 심장을 밝히게 한 후 순수한 열정의 온도로 데운 뒤 노아의 마음이 한 사람을 향해 있는 것을 표현한다. 루나는 태양인 자신은 할 수 없는 한 사람만 사랑할 수 있다는 점을 부러워하며 노아에게 지난날 어린 루나의 이야기를 한다.



수백 년 전 우주의 해적 크루델들에 의해 어둠별을 빼앗긴 그라우잠들은 자신들의 외모와 우울한 성격으로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 별에서 저 별로 쫓겨다니며 우주를 떠돌았다.

그러다 우연히 아리별에 와서 숨을 곳을 찾던 중 빛구슬들과 나들이 가던 루나와 마주친다. 그라우잠 대장이 무작정 루나를 해치고자 했지만 루나에게 닿기도 전에 빛구슬들에 의해 화상을 입고 쓰러졌다.

루나는 자신을 해치려 한 그라우잠 대장을 포근한 기운으로 감쌌고 그들의 고통과 상처를 알고는 마음을 다해 이들을 위로했다. 이들에게 빛구슬을 수차례 내려보내며 남들보다 더 강한 빛과 열기를 주었다. 처음에 힘들어하던 빛구슬들도 루나의 마음처럼 이들을 치유할 수 있을 거란 희망으로 버텼다.


아리별 주민들에게 고루 전해져야 할 빛구슬들이 그라우잠에게만 몰리다 보니 소외된 이들이 생기며 문제가 생겨났지만 루나가 그들만의 태양이길 바랐던 그라우잠의 협박에 루나 앞에 나서서 이야기하지 못했다. 결국 아리별 주민의 삶이 풍비박산이 나기에 이르러서야 루나가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라우잠에게 따지지만 결국엔 그라우잠에게 사랑이 부족해 그런 것이라 여겨 빛구슬들을 더 많이 내려보냈다.

그라우잠은 자신들의 밑바닥을 보고도 외면하지 않은 루나에게 더 집착하게 되었고, 그런 그라우잠의 모습에 루나는 더 강한 빛과 온기로 그들을 포용하려 했다. 그라우잠은 다른 이의 빛구슬까지 욕심을 내었고 그 욕심으로 다른 이들을 해치기까지 했다. 그들은 어느새 전보다 더 흉측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루나가 그라우잠을 통제하지 못하고 문제를 일으키자 마침내 모나가 나서서 자신의 부하인 땅장군들과 함께 그라우잠을 잡아 남색띠 지하마을로 끌고 가 그곳의 어둠 속의 감옥에 가두었다.


그러나 루나는 그라우잠들을 어둠에 가둠으로써 사태를 해결한 모나를 질책하며 모나가 그라우잠보다 특별히 나은 게 없다며 모나의 마음을 할퀴는 폭언을 퍼부었다.

이 사건으로 그라우잠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품었던 빛구슬들의 꿈도 꺾이며 그들의 빛과 온기도 사라졌다. 그리고 그들은 빛과 온기를 되찾기 위해 꿈을 찾으러 지상으로 내려갔지만 몸과 마음이 무너져 꿈을 꾸기 어려웠다. 그래서 그들은 남의 꿈을 훔치기 시작했다. 꿈도둑이 되어.



아리마을로 돌아와 아리와 작별한 노아는 내일 만날 것처럼 가볍게 인사하고 돌아섰다. 그러고는 배불뚝이 나무집으로 가 링고와 작별 인사를 했다.

아리별을 떠나는 발걸음이 이토록 무거울 줄 미처 몰랐다. 되도록 조용히 떠나기 위해 나무집을 나와 자신의 천막으로 향하는 노아의 눈에 노아를 애타게 찾고 있는 눈물범벅인 마레가 들어왔다.

"가지 마, 노아. 사랑해."



우리는 살면서 남들보다 특별한 존재가 되기를 희망하고 또 그러기 위해 노력한다. 평범이라는 것은 노력을 하지 않아도 누구에게나 부여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고양이달』에서는 특별한 존재가 되어 남들은 우러러보지만 그 특별한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을 포기해야만 하는 태양의 소녀 루나가 나온다. 자신의 상상 속에서나 원하는 만큼의 사랑을 상대에게 줄 수 있는 소녀.

그 교훈을 얻기 위해 루나가 치른 대가는 크다.

꿈을 잃은 빛구슬들과 영원한 어둠에 갇혀 사랑을 갈구하는 그라우잠.


꿈을 잃음과 동시에 빛을 잃은 빛구슬들은 한때 그들이 희망과 온기를 주었던 이들의 꿈을 뺏으며 자신의 꿈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영원히 자신의 꿈이 될 수 없는 타인의 꿈.


남들은 빛을 삼켜버리려는 어둠이라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을 뿐이었던 그라우잠.

그들은 어둠이 빛에 삼켜질 것을 알았지만 두려움 없이 자신의 사랑을 전하고 싶었을 뿐이었고, 어둠 속에서 영원한 삶을 사느니 사랑하는 이에게 짧은 순간이라도 사랑을 불태우고 표현하기를 바랐을 뿐이었다.

그라우잠은 자신에게 유일하게 사랑을 표현해 주고 감싸 안아 준 루나를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다.

빛을 향해 돌진하는 그라우잠을 떠올리며 눈물이 났다. 그 역시 자신이 연모하는 루나의 운명의 상대가 자신이라고 증명하고 싶었을까?

보고 싶었다는 그라우잠의 마지막 말 한마디. 단지 루나를 본 것으로 충분했던 것일까?


지상이 햇볕으로 따스할 때 모나가 속한 지하는 음습하고 어두웠다. 어느 누구도 아리별 지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신경 쓰지 않았지만 모나는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곪아버린 영혼을 가진 원로가 난동을 부렸을 때도 이를 해결하며 모진 원망을 들으면서도 땅장군과 묵묵히 지하세계를 복구했고, 아리별 마을마다 따뜻한 기운과 양분을 올려 보내 주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던 것이다. 제일 약하고 어린 모나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아리별을 돌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어느 누구 하나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지 고맙다고 말하거나 생각하는 이들이 없었다.

그렇게 믿었던 마레마저도.

마레에게 모진 소리를 듣고 돌아온 뒤 모나는 자신이 하는 노력이 자신과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지도 못한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우울의 늪에 몸을 던진다.

그저 따뜻한 말 한마디만을 바랐을 뿐이었는데. 자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그런 느낌이면 충분했는데.

그라우잠이 모나를 향해 던진 "고생했어."라는 한 마디에 책을 읽으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정말 그 말 한마디면 충분했다.


노아에 대한 마음에 충실하고자 했지만 노아를 사랑하는 모나를 위해서는 또다시 마음은 접어야 하는 마레를 보며 안타까웠다. 과거 마레가 모나에게 모질게 굴었던 선택으로 현재의 죄책감이 노아를 모나에게 보내주려는 것이다.

링고가 한 말처럼 결국 운명이란 건 지금껏 자신이 해 온 선택의 결과인 것이다. 그러니 과거는 이미 되돌릴 수 없으니 내일의 어제가 될 오늘의 선택을 현명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운명은 정해진 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노아도 점점 성장해 간다. 노아는 예전 바라별에서 소녀를 만났을 때는 자신의 아픔이 가장 크다고 느껴져 늘 자신의 얘기만 하고 소녀의 마음속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 보려고도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때의 어린 노아는 자신이 아픈 것은 당연하면서 소녀는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루나와 마레, 모나를 보면서 자신의 아픔만 보느라 소녀의 슬픔을 헤아려 주지 못 했던 것을 깨닫게 된다.


『고양이달 2』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미래를 불안해하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우리는 그저 우리의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 자신만이 자신을 온전히 책임질 수 있으며 그것을 똑바로 인지하고 받아들일 때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똑바로 살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오늘 사랑하는 이들이 있는 곳이 내일의 내가 있을 곳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서로 의지하여 믿고 나아가야 한다. 길을 잃고 헤맬까 걱정할 필요 없다. 사랑하는 이들이 있는 곳이 내가 아니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이니까.


이제 『고양이달』 이야기는 대단원을 향해 달려간다.

과연 아리별의 운명의 상대가 될 그림자별의 주인은 누굴까?

그리고 노아는 고양이달과 소녀에 대한 마음은 접은 것일까?


『고양이달 2』는 아리별 주인인 루나, 마레, 모나의 사연과 등장인물들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가 많이 나와 읽으면서 가슴이 아파오며 눈물을 많이 흘렸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20대 독자들이 『고양이달』이라는 인생의 깊이가 느껴지는 포근한 동화를 만나 힐링이 되었으면 한다.

아마 루나, 마레, 모나의 모습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지워지지 않은 사랑의 슬픈 흔적을 마음에 새기며 마지막 권인 『고양이달 3』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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