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조조전 3 - 십상시의 나라, 환관의 몰락
왕샤오레이 지음, 하진이.홍민경 옮김 / 다연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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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건적의 난이 평정된 후 한나라에서는 크고 작은 반란이 계속 일어났다. 그러나 황건적과의 전쟁에 직접 참전해서 전쟁의 잔혹함과 파괴성을 지켜봤던 조조는 더 이상 종군을 자청하지 않았다.

그는 오랜 고심끝에 조정의 임명을 받아들여 제남의 국상직을 맡았다.

조조는 진의록을 먼저 출발시켜 초현으로 가서 서신을 전한 뒤 제남의 행정관청이 있는 동평릉으로 가서 조조일행을 맞이할 준비를 시켰다. 새 부임지로 가는 길목마다 태수나 현령, 현위들이 나와 조조에게 온갖 금은보화와 비단과 현지 특산물 등 값비싼 선물을 바쳤다.

도착한 동평릉에서는 동평릉 현령과 진의록과 백성 수백명이 조조를 영접하러 나와 있었다. 동평릉 현령은 조조의 아버지 조숭이 십상시와 돈독한 관계임을 알고 조조도 같은 부류라 여기고 뇌물을 준비한다. 이에 조조는 제남군의 모든 현령들을 초대해 축하를 받고 싶다는 말을 한다. 동평릉 현령은 이 말을 듣고 10개 현의 현령들에게 연락해 뇌물을 준비해 연회에 참석한다. 그 중 추평현령 유연은 세도가의 눈치를 살피지 않는 군자여서 참석하지 않았고, 대현현령 장경은 비록 환관에게 돈을 주고 현령직을 샀지만 조정과 백성을 위해 충성을 다해 청렴하게 공직을 수행하려는 자였다. 조조는 화를 내며 그들을 제외한 현령들을 파면시킨다. 그러면서 그들 현령들에게 많은 뇌물을 받은 진의록도 같이 내친다.


중평 2년 정월 초, 황궁의 남궁에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소실되었고 이를 이전보다 더 웅장하고 화려하게 재건하려는 어리석은 황제 유굉은 백성들에게 가혹한 세금을 부과한다. 이에 불만을 품은 황건적이 다시 난을 일으키고 그것은 곧 전국 곳곳으로 번져나갔다. 통제능력을 상실한 조정은 도성 방비에만 주력했다.

이런 혼란스러운 정세속에서도 황제는 남궁 재건에만 몰두하며 조정의 통제 아래에 있는 군현에 가혹한 세금을 징수할 것을 명한다.

조조는 오랜 고민끝에 명령에 따르기로 했지만 오랜 핍박과 굶주림에 지쳐있는 백성들에게는 세금을 감당할 능력이 없었으며 지주들 또한 황건적의 난을 경험하며 소작농들을 함부로 부리지 못했으며, 늘어난 세금까지 자신들이 채워야 될 상황이 되자 불만이 극에 달한다.


이런 백성들을 시찰하고 관저로 돌아가던 조조는 예복을 차려입은 제사 행렬과 마주쳤고, 사람을 미행시켜 알아본 결과 그들은 주허후 유장을 모시는 제사를 지내는 무리들이었다. 물론 처음에는 유씨 왕조의 덕을 그리워하며 나라의 공신에 대해 제사를 지내는 형식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며 토호들과 무당들까지 가세하여 유장을 전지전능한 신선으로 과장하여 백성들을 미혹시켜 제사에 매달리게 하며 돈을 낭비하고 농사일도 등한시하게 하였다. 이에 조조는 음사를 근절시켜 앞으로 일어날 더 큰 난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그 효과는 미미했고 조조는 문득 지금의 황제가 우둔하여 환관들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며 가혹한 정치를 펼치는 상황에서 백성들은 유장을 섬김으로써 정신적 의존을 통해 고통스러운 삶을 견뎌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즈음 도성에서는 반란을 평정했던 공신들이 하나 둘 파면당하거나 옥에 갇히는 일이 발생했다. 십상시들이나 외척에게 밉보여 참소를 당해 발생한 일들이었다. 그리고 황제 유굉은 남궁 재건을 위해 모든 관리들에게 승진하여 부임전에 조정에 어마어마한 궁전 수리비를 내게 했고, 지방에서 건축 자재도 마련하여 도성으로 운반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조조가 각 현의 창고가 비도록 겨우겨우 마련한 자재들을 환관들이 온갖 트집을 잡고 받지않아 고민하자 청주자사 황완은 그 자재값이 황제의 쌈짓돈이 되는 것이라고 알려준다. 이전 매관매직으로 많은 돈을 모았던 황제가 황건적의 난으로 돈을 다 써버린 후 그 돈을 채우기 위해 잔꾀를 부린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조조는 망국의 군주라며 분노한다.


조조는 관리생활이 위험하고 앞날이 막막하다면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나을 듯 싶었지만 그만두기에는 지난 10년간의 고생이 아깝고 억울해 막판 승부수를 던져보기로 했다.

조조는 누이를 급히 도성으로 보내어 상주문을 조정에 바치도록 했다.

도성으로부터의 소식을 기다리는 조조 앞에 누이대신 쫓겨난 진의록이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조조에게 쫓겨나 낙양으로 가서 소국구 하묘에게 의탁해 거만하고 간교하기가 이를데 없었다. 그는 조조가 조정에 바친 상주문으로 삼공 원로들이 차례로 죽임을 당한 것을 비롯하여 조숭이 환관들에게 애걸복걸한 것이나 하묘가 황제에게 조조를 위해 애썼다는 말을 전한다. 그러면서 조조를 하묘의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했다. 조조는 생각해 보겠다며 진의록을 속여 배웅한 뒤 자신의 앞날에 대해 생각해 본다.

마침내 환관과 소인배가 득세하는 세상에서는 제아무리 노력해도 길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고향으로 내려가 은둔하기로 마음먹고는 동군 태수 전임 명령을 거절하고 누이와 서동 여소를 데리고 야반도주하듯 고향인 패국 초현을 돌아온다.

조조가 떠난 뒤 제남국에서는 청관들은 모두 파직되고 탐관오리들이 그 자리를 채운다. 유장의 사당이 다시 세워지며 무당과 방사들이 백성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웠으며, 환관들은 건축자재를 원래의 10분의 1가격만 내어주며 검수를 통과시켰다.

조조의 지난 1년간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다.


조조는 이대로 재야의 은둔자가 될 것인가…….



수십만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잔혹한 전쟁의 원인은 무엇인가?

백성들이 반란을 일으킨 것은 사악한 종교에 현혹된 탓도 있지만 가혹한 폭정으로 막다른 길에 몰려 택한 필사의 몸부림이었다. 죽은 관군들은 충성을 다해 나라를 지켜내겠다는 일념으로 목숨을 바친 것이었다.

결국 조정의 실정과 관리의 부패가 이 비극의 원인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결코 반란은 멈추지 않을 것이었고 무고한 생명은 계속 죽어나갈 것이었다.


어지러운 한나라에서는 간신배들이 공신들을 무고하여 제거하고, 황제는 환관들을 크게 중용했으며, 십상시는 황제의 총애를 앞세워 매관매직으로 사리사욕을 채웠다. 이에 올바르고 강직한 관리를 찾아보기가 힘들었고, 가난한 백성들은 조정에 불만을 품었고, 사대부들과 지방 토호들마저 반기를 들었다.

어리석은 군주와 간신배들의 탄압으로 수많은 반란과 봉기가 이어졌다.


황제 유굉은 나라의 안위 따위는 관심도 두지 않고 가혹하게 세금을 거두며 백성을 탄압했고 국고를 물쓰듯 낭비했다. 나라가 있어야 본인도 황제라는 자리에 있는 것을 어찌 모를까. 나라가 망하고 나면 더 이상 자신이 있을 곳도 없을텐데….

한평생 황음무도한 생활과 사치를 누렸던 유굉은 죽음에 이르러서야 인생이 덧없음을 깨닫는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도 결코 자신의 포악한 성정이 세상의 정의지사들을 자신에게서 등돌리게 했음은 깨닫지 못했다.


천하가 어지러워 동란이 끊이지 않고 백성들은 굶주린 아이처럼 고통에 몸부림쳤다. 썩을 대로 썩어 문드러진 세상에서 조정의 기강을 바로 잡고 백성들을 굽어 살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세상은 천하를 바로 잡을 영웅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천하를 손아귀에 넣고 싶어하는 인물들의 반란이 시작된다.



"아! 나는 능신이 되고자 하는데 세상이 나를 간웅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p.183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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