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스러운 세상 속 둘만을 위한 책 - 혼자가 좋은 내가 둘이 되어 살아가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데비 텅의 세 권의 카툰 에세이 중 마지막 『소란스러운 세상 속 둘만을 위한 책』.

이 책을 마지막으로 이렇게 사랑스러운 데비를 보내려니 너무 아쉽다.


이 책은 6년 전 베스트프렌드인 제이슨과 결혼함으로써 혼자에서 둘이 된 데비의 새로운 일상의 이야기를 담고있는 책이다.

데비와 제이슨은 서로에게 맞춰가며 부부로 살아가는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내향적인 데비와 외향적인 제이슨이 서로를 채워주면서 생활하는 일상은 정말 공감가는 우리의 모습이다. 데비도 제이슨과 있을 때만은 자신을 편안하게 드러내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집에서 아주 편하게 있다가 손님이 올 때 어질러진 집을 급하게 대청소를 하는 것이나 사랑한다고 껴안고 있다가 덥다며 후다닥 떨어지는 것은 신혼때 누구나 한번 쯤은 겪어봤을 일들이다.

여기에 더해 나같은 경우 잘 때 처음에는 남편이 팔베개를 해주다가 조금 지나니 내 머리가 무겁다며 머리를 밀쳐버렸다. 조금 더 지나니 이제는 내가 옆에 누가 있는게 불편해 남편에게서 뚝 떨어져 침대 끄트머리에 매달려 자기도 했었다. 혼자였다가 둘이 되는 과정은 정말 힘들었다.

데비가 겪은 것처럼 신혼 초에는 호칭에도 어색해 누구누구의 아내, 누구누구의 남편… 이런 용어에는 정말 적응이 안되었었다.


집안일과 요리에 서투른데 자신은 더 서투르다는 핑계로 도와주지 않는 남편과 다투기도 하고, 쉬고 싶은데 상의없이 무턱대고 시집 식구들과 약속을 잡아버린 남편에게 속상하기도 했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이해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법을 배우며 이 세상을 둘로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데비와 제이슨 부부는 해가 지날수록 기념일에 무신경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우리 부부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생일이나 기념일 챙기는 것은 서로 무신경하고 안해서 이제는 서로가 무슨 날을 챙기는 것이 더 어색하고 이상하다. 재작년쯤인가 남편이 뜬금없이 생일선물을 챙겨주기에 내가 대뜸 "나한테 뭐 죄지은거 있어?"라고 했더니 다시는 기념일을 언급하지 않는다. 물론 이전에도 안했었지만.


서로 다른 듯하면서 또 비슷하고 똑같은 데비와 제이슨의 모습은 결코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일반적인 평범한 부부의 모습이다.

전혀 다른 곳에서 태어나 몇십 년을 서로 모르고 살아오다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한 부부라는 존재.

그런데 같이 살다보면 생활습관뿐 아니라 취향, 취미 심지어는 외모까지 서로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며 닮아있다. 분명 서로 다른 취미와 취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어느 순간 비슷해진 것을 깨닫는다.


사람들과 어울리면 즐겁지만 둘만의 공간에서 둘만이 즐기는 시간은 그 어떤 시간에 견줄 수 없이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순간이다.


비록 같이 살면서 싸우기도 하고 서로의 단점들도 알게 되지만 오히려 그것이 더 사랑스럽고 그 모습이 내 반쪽의 모습이라 생각되는 것이 바로 둘로 살아간다는 것이 아닐까?

때로는 서로에 대해 무덤덤하지만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기에 둘이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읽는 내내 공감하며 편안한 위안을 주었던 데비가 다음에는 『소란스러운 세상 속 셋을 위한 책』으로 우리를 다시 찾아왔으면 좋겠다.

데비를 만나서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