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조조전 2 - 황제의 나라, 황건적의 나라
왕샤오레이 지음, 하진이.홍민경 옮김 / 다연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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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양북부위 관직에서 쫓겨나 연주 돈구현 현위로 발령난 조조는 조서의 내용대로 다음 날 즉시 도성을 떠나느라 심복도 많이 거느리지 못하고 짐도 간소하게 꾸린 채 부임길에 올랐다.

겨울 여행길의 험난함을 몰랐던 조조는 부실한 여행준비로 인해 추위로 고생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하북지역에 도착하자마자 도적 떼를 만난다. 봇짐을 메고 있던 종복들은 봇짐 속에 든 노잣돈을 모조리 들고 도망갔고, 설상가상으로 도적 떼와 싸우던 조조는 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고 정신을 잃는다.


충직한 누이 덕분에 세간에 칭송이 자자한 명사 곽경도에게 구조된 조조는 자신이 그동안 가졌던 관직에 대한 욕심을 반성하고, 여행길에서 만났던 가난과 질곡에 허덕이는 많은 백성들을 보고 세상에 불행한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깨달았음을 곽경도에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조조는 자신의 가문이 환관 가문이며 지금도 환관의 비호를 받고 있다며 부끄러운 속내를 이야기한다. 이에 곽경도는 타고난 근본은 쉽게 바꿀 수 없지만 거꾸로 그것의 도움을 받아 의로운 일을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즉 부친과 숙부의 권세를 등에 지고 환관세력에 맞서 백성들을 보살피면 된다고 했다.


조조는 부임하여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죄를 지은 자는 공평하게 엄벌로 다스렸고, 뇌물을 받은 관아의 관리는 모두 벌하여 쫓아냈다. 그리고 항상 힘없는 백성 편에 서서 민심을 돌보기 위해 애쓴다.


한편 중상시 왕보의 꾐에 빠진 우둔한 황제 유굉은 선비족과의 대대적인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나 이미 강족과의 전쟁에 배치된 군사들을 이동시키기에는 문제가 있어 백성들에 대한 강제 징병이 시작되었다.

조조가 있는 돈구현에도 강제 징병하라는 조정의 명령이 떨어졌고, 공조 서타의 조언에 따라 자발적으로 징병을 시작했다. 그러나 젊은 사내들을 끌고가는 것도 모자라 어린아이까지 징병하여 백성들의 사면부탁과 하소연이 빗발치자 조조는 그 징병 방식에 대해 크게 화를 낸다. 조조는 여태껏 징병되었던 장정들을 모두 돌려보내며 징병 방식에 대해 좀 더 논의해 보겠다며 백성들을 달랜다.

조조의 첩 변씨가 자신의 오라버니가 징병에 끌려간 후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며 울면서 징병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조조는 이에 크게 마음이 움직이게 된다. 결국 돈구현에서는 징병을 하지 않기로 했으나 조조는 도성에 있는 조숭과 조치 덕분에 아무런 벌도 받지 않고 무사히 지나갈 수 있었다.

이후 선비족과의 전쟁에서 한나라는 대패했고, 전쟁에 나간 군사들은 거의 목숨을 잃었다.


중원에서는 조조가 그리 걱정하던 태평도 신자들이 위협적으로 늘어만 갔고, 수도에서는 황후 송씨의 불안한 입지로 인해 조숭 형제들의 불안한 나날을 계속된다.

백성들은 질곡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으며 조정의 폭정과 환관의 횡포와 무모한 전쟁 등으로 한나라는 몰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음을 아무도 알지 못하는데….



2권은 조조가 백성들의 삶의 실상을 알게되고 낙양 우물안의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 넓은 식견을 가지게 되는 이야기이다.

실제 백성들을 위하는 영웅으로 각성하게 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정치하는 중앙의 관리들은 낙양에만 계속 머무르며 민심을 읽지 못하고 백성들의 비참한 삶을 알지 못한 채 태평성대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조조는 지방의 현위로 발령 받으며 도읍을 벗어나 실제 백성들의 생활 실상과 민심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조조가 지방 현위로 쫓겨난 것이 조조인생에 있어서 큰 전환점이지 않았을까?


전국적으로 곳곳에서 재해가 발생하고 조정에 대한 백성들의 원성과 분노와 불만은 하늘을 찌를듯이 극에 달해 있었다. 그럼에도 조정과 지방관리들은 백성들의 가난과 고통에 허덕이는 삶은 돌보지 않았다.

태평도 세력은 이런 힘든 백성들 틈을 파고 들어 그 세력을 넓혀가고 있었다.

그리고 황제는 이런 백성들의 상황은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고 향락에 빠져 지냈다. 무능한 황제 유굉을 대신해 환관세력들은 권력을 휘둘렀고 그 만행이 극에 달했다. 황실내 황후와 후궁들의 암투도 극에 달해 황후가 직접 후궁인 왕미인을 암살하며 황실의 피바람을 예고했다.


모든 나라의 패망의 기운은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

관리들은 썩고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데 신경을 쓰고 황제의 눈과 귀를 막아 마치 태평성대에 지내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황제를 가까이서 보필하는 환관들은 어느때보다도 큰 권력을 가지며 횡포도 극에 달한다.

아니, 황제가 무능하고 어리석으니 능력없고 부패한 관리를 기용하고 간사한 환관들에게 놀아난다고 해야하나.

이에 기댈 곳 없는 백성들은 자신들의 삶을 구원해 줄 종교나 구원자라는 존재를 따른다. 그것이 사이비라도 지금의 비참한 삶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마지막 희망을 가지는 것 같다.

단지 그들은 배곯지 않고 핍박받지 않는 삶을 바랐을 뿐이었다.


조조는 이 모든 것을 실제로 보았고 전쟁도 직접 겪으면서 그가 꿈꿔왔던 명성이 허황된 것임을 깨닫게 된다.

그 명성이 자신이 바라는 백성들의 안위와 행복과는 공존할 수 없음을.


각성한 조조는 어떤 행보를 보여줄까.

갈수록 흥미진진한 『삼국지 조조전』이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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