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비극 - 노리즈키 린타로 장편소설 노리즈키 린타로 탐정 시리즈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포레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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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쿠라의 아들을 납치하려던 납치범들이 오인을 해서 아들의 친구인 도미사와 시게루를 납치했다. 그런 시게루가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시게루의 엄마 미치코는 야마쿠라가 시게루를 죽였다며 오열한다.

야마쿠라는 시게루를 죽인 납치범들에게 분노했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시게루의 죽음을 반겼다. 시게루는 사실 야마쿠라의 아들이다.


사건은 11월 9일 금요일 오전에 시작되었다. 아내 가즈미가 회사로 전화를 했다. 아들 다카시를 유괴했으니 경찰에 알리지 말고 돈을 준비하라는 협박전화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다카시는 아침부터 학교에 가지않고 집에 있었다며 횡설수설을 한다. 그래서 야마쿠라는 급히 집으로 갔다.


집에 갔더니 다카시는 2층 자신의 방 침대에 누워있었다. 열이 있다고 감기라며 엄마가 학교에 가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마를 만져보니 열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가즈미의 과보호 덕분에 다카시가 무사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다카시의 친구이자 친분있는 미치코의 아들 시게루가 유괴되었다는 사실이다.

시게루는 평소처럼 다카시와 같이 등교하기 위해 뒷문으로 데리러 왔지만 다카시가 감기로 학교에 안간다고 하니 현관문으로 혼자 나갔다. 범인은 현관을 나서는 시게루가 야마쿠라의 아들 다카시인줄 알고 유괴한 것이다. 거기까지 말하는데 경찰이 은밀히 방문했다. 가즈미가 다카시의 안전이 보장되고 나니 범인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었다.


야마쿠라는 다카시 대신 시게루가 유괴되었으니 자신이 몸값을 지불하겠다고 했다.

전화에 통화 감청 장치를 설치하고 얼마후 범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범인은 경찰에 알리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돈을 요구했다. 유괴범은 야마쿠라가 최대한 융통할 수 있는 금액을 요구했고 이에 경찰은 범인이 사전에 야마쿠라의 자산 상태를 조사했을 것이라 추측했다. 유괴범은 밤에 다시 연락하겠다며 그때까지 돈을 준비하지 않거나 경찰에 알리면 아이를 죽이겠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는다.


미치코는 가즈미가 다니던 산부인과 병원의 간호사였다. 이성적인 감정을 느끼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아내 가즈미가 불행한 일을 겪으며 정신건강이 위협을 받고 힘들어 했을 때 둘은 상담을 빌미로 자주 만나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말았다.

그러나 그 관계는 오래가지 않았다. 야마쿠라는 불륜을 통해 자신이 아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닫고 미치코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가즈미에게 돌아가 가즈미의 회복에 힘쓴다. 그렇게 그는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다카시의 초등학교 입학식 날 미치코의 아들이 다카시와 같은 반에 있었다. 미치코는 의도적으로 야마쿠라의 집 인근에 이사왔고 자신의 아들 시게루를 다카시와 같은 학교에 보냈다.

그 후 5월 중순경 미치코는 야마쿠라를 몰래 불러내 시게루가 야마쿠라의 아이라고 말했다.

미치코는 당시 일방적으로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며 앙심을 품고는 야마쿠라에게 과거의 관계를 다시 이어가든지 가정을 깨뜨리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 압박했다. 그런 와중 유괴사건이 발생한 것이었다.


초조함과 오랜 기다림 끝에 범인의 전화는 밤 열시가 지나 걸려왔다.

범인은 야마쿠라 혼자 돈을 슈트케이스에 넣어 열시 반에 약속장소로 나오라고 했다. 약속장소에 갔더니 범인은 다른 약속장소를 제시했고 그 이후로 계속 장소를 옮겨가며 야마쿠라를 끌고다녔다. 그리고 마지막 장소에서 범인은 야마쿠라가 약속을 어기고 경찰에 신고했음을 알고있다며 화를 냈고 진짜 마지막 약속장소를 말하며 경찰의 미행을 중지시키고 약속장소를 알려주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경찰은 범인에게 속는 것이라 했지만 야마쿠라는 어쩔 수 없이 범인의 말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 장소에서 범인이 정해준 경로로 손전등을 들고 이동하던 야마쿠라는 가파른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균형을 잃고 굴러떨어졌다. 충격을 덜 받으려 했지만 그것은 무의미했고 결국 어느 순간엔가 강한 충격으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보니 범인과 약속한 시간에서 한 시간이 지나 있었다. 하지만 야마쿠라는 일말의 희망을 품고 육체의 아픔을 참고 돈가방을 찾아들고 약속장소로 뛰어갔다.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

굴러떨어져 비참한 몰골을 한 채 아무 소득없이 집에 갔더니 비난의 화살만 쏟아졌다. 집 전화가 울렸고 야마쿠라는 얼른 전화를 받아 사정을 설명하며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했다. 그러나 범인은 기회는 없다며 아이는 죽었다고 말한다. 시체가 있는 장소를 알려주며 아이가 죽은것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야마쿠라 때문이라고 했다.


야마쿠라는 평소처럼 출근하고 일했다. 집에 있으면 인질금조차 제대로 전달 못해 아이를 죽게 만들었다는 경찰과 매스컴의 비난때문에 힘들었다. 그래서 회사를 도피처 삼아 평소처럼 일했다.

점심 이후 경시청 소속 구노 형사가 회사로 찾아와 부검 결과를 알려주며 경찰의 대응을 사과했다. 부검 결과 아이는 인질금을 요구하는 전화가 걸려오기 전에 이미 교살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날 밤 야마쿠라가 마지막 전화를 받은 공중전화 부근에서 범인이 타고 있었을 거라 추측되는 차가 목격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데…….



이 소설은 유괴 사건에 휘말린 아버지 야마쿠라의 시점에서 소설이 전개되고 있다.

양자를 들여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야마쿠라는 자신의 가정을 깨고 싶지 않았다. 아내와 아이를 너무나 사랑했다.

그래서 자신의 가정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존재인 친아들 시게루를 향해 증오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시게루만 없다면 자신의 과오는 영원한 비밀로 묻어두고 갈 수 있었지만 자신과 닮은 부분이 있는 시게루를 보면서 언젠가는 비밀이 드러날 것 같아 야마쿠라는 불안과 공포를 느끼며 지내고 있었다.

그랬기에 시게루의 죽음은 야마쿠라에게 죄의식이라는 스위치를 작동시켰고, 계속해서 시게루의 죽음에 대해 고민하면서 자신의 내면에서 친아들인 시게루가 죽기를 남몰래 바랐던 것을 인정하게 된다.


소설은 야마쿠라의 이러한 심리적 갈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사건은 범인이 누군지 짐작할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듯 하더니 야마쿠라가 범인으로 지목한 미우라 야스시의 알리바이 증인으로 노리즈키 린타로라는 추리작가가 등장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준다.

노리즈키 린타로 시리즈라고는 하지만 노리즈키 린타로가 등장하는 부분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나 등장 할때마다 임팩트있는 추리결과를 내놓으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건은 쉽게 해결되지 않고 주변의 모든 사람을 한 번쯤은, 심지어는 야마쿠라도 범인이 아닐까 의심하게 만드는 상황이 연출된다.

그리고 드러나는 충격적인 범인의 존재와 사건의 진실!


불륜으로 인해 망가진 두 가정의 비극, 아니 연루된 주변인들의 비극까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추악한 진실을 자꾸 숨기려고만 했기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비극에 가슴아팠다. 처음부터 아내 가즈미에게 진실을 털어놓고 부부가 같이 극복해 나갔더라면 이런 안타까운 참사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야마쿠라의 말처럼 핏줄이란게 다 무슨 소용이기에 이렇게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일까?

범인은 드러나지만 아무도 안도하거나 행복해 하는 사람은 없다.

그저 형용할 수 없는 충격과 슬픔만 남을 뿐이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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