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생물 콘서트 - 바다 깊은 곳에서 펄떡이는 생명의 노래를 듣다
프라우케 바구쉐 지음, 배진아 옮김, 김종성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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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태껏 접해 왔던 해양에 대한 일반적인 책과는 다소 달랐다. 무조건 바다의 신비가 어떻다라고 적어놓은 것이 아니라 학술적으로 접근하여 우리가 전혀 몰랐던 바다의 비밀을 드러내는 책이다.

바닷가에서 물놀이하다가 물을 삼켜본 경험은 누구나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험에서 "너는 지금 바닷물을 마심으로해서 물과 소금뿐만 아니라 각종 바이러스, 박테리아, 물고기 유생, 갑각류, 해파리, 화살벌레를 같이 섭취했다"라는 말을 들은 적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바닷물에 대한 간단한 분석에서 부터 시작한다.

이런 것들이 역겹다고? 천만의 말씀.

이러한 조류나 미세조류들은 근대 이후 식료품 산업과 미용산업에 사용되고 있다. 심지어 의약품 개발 프로젝트에서 치료요법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바다에서 놀다가 물을 먹게 되었을 때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한다.

미용적 측면과 함께 영양가 풍부한 간식을 공짜로 즐겼다고….

(ノ◕ヮ◕)ノ*:・゚✧



산호가 한 곳에 고정되어 군락을 형성하는 고착동물이라고 아는 사람은 많지는 않을 것이다. 산호의 종류 중 하나인 돌산호는 이동할 수 없고 돌로 만들어진 것처럼 딱딱하기 때문에 돌로 간주되고 있지만 밤만 되면 이 딱딱한 겉덮개에서 빠져나와 주위의 플랑크톤을 포획한다고 한다.

그리고 동물이기 때문에 번식을 위해 교미도 한다.

​우리가 흔히 산호초라고 하면 떠올리는 카리브 해와 대서양 지역에는 고작 전체의 8%만 분포한다고 한다. 대부분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있다고 한다.

우리에게 산호라는 것은 따뜻하고 얕은 바다에 존재하는 것처럼 이미지를 심어준 《블루 라군》 같은 영화에서 나왔던 산호섬은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산호초는 온대와 한대, 더 놀라운 것은 심지어 심해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온대성 산호초는 수심 100미터, 한대성 산호초는 수심 40미터에서 1000미터 이상의 심해에서 발견된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바다 속 생물이라 하겠다.


<p.20~21 거대한 산호초의 모습>


해달은 일반적인 이미지로 귀여움의 화신이다. 느긋하게 물에 누워 둥둥 떠다니며, 자신의 배 위에 누워있는 어린 새끼의 털을 가다듬는 모습을 생각해보라.

나의 어릴적 가장 최애 애니메이션 캐릭터도 '보노보노'였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내 마음 속에서 보노보노를 지우기로 했다.

해달은 도구를 사용하는 지능이 높은 동물이기도 하다. 지능이 높은 동물들 중에서도 최상류층에 속한다.

그런데 이 작고 귀엽고 똑똑한 해달은(특히 수컷) 자신만의 하렘을 보유하고 엄청 거친 교미를 한다고 한다. 짝짓기 하는 동안 해달 수컷은 매끄러운 암컷의 털가죽에서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암컷의 얼굴과 코를 물어뜯어 암컷은 코에 심한 부상을 입거나 코가 떨어져 나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저항하는 암컷을 온순하게 만들기 위해 머리를 물속에 짓누르는데 이런 과정에서 익사해 죽는 암컷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수컷은 암컷이 죽은 후에도 계속 교미를 시도한다.


자신만의 하렘을 보유하지 못한 수컷 해달은 바다표범 새끼를 공격해 성폭행한다. 그 과정에서 바다표범 새끼들이 죽는 일이 다반사지만 해달은 멈추지 않는다. 심지어 바다표범 새끼가 죽어 시체가 썩어가는 시점에서도 그들의 시신을 욕보인다고 하니…….

그리고 식량과 교환하기 위해 다른 해달의 새끼를 유괴하고 협박한다.

저자는 해달이 명백히 지구상에서 가장 역겨운 동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망간단괴'라는 것을 들어본 적 있는가?

망간단괴란 금속이 풍부하게 함유된 검정색 광물덩어리로 코발트, 니켈, 구리, 망간 등 4대 전략금속이 함유되어 있다. 그래서 이 망간단괴는 '검은 황금'이라 불리며 갈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광물질이 가장 대량으로, 그리고 가장 경제성 높게 매장되어 있는 곳은 적도 부근의 북태평양 지역이다. 사람들은 하와이와 멕시코 사이에 자리 잡은 꼭 500만 제곱킬로미터 크기의 이 구역을 가리켜 '망간단괴벨트'로 부른다.

인간 생활의 편리를 위해 하이테크 산업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고, 그 산업의 발전을 위해 이 망간단괴가 꼭 필요하여 각 나라들이 앞다퉈 채굴신청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켜 종의 구성에까지 영향을 끼칠 정도라 한다. 심각할 때는 종의 멸종을 가져올 정도라고 한다.

그 예로 심해의 캐스퍼 문어들이 해면의 줄기에 알을 낳아 기르는 것이 목격되었는데, 이 줄기 달린 해면이 진흙투성이의 바닥에서 자라기 위해서는 토대로 사용되는 망간단괴가 필요하다. 실제 망간단괴를 제거했더니 해면 개체 수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바다에는 망간단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광물성 원료들도 풍부하다. 뿐만 아니라 미래의 에너지원이 될 수도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 같은 물질들도 풍부히 매장되어 있다. 이러한 원료들을 개발하기엔 아직 인간의 기술에 한계가 있지만 계속 발전하고 있고 산업적 채굴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우주 개발 뿐 아니라 바닷 속 미지의 심해까지 인간의 손길이 뻗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인류 발전도 좋지만 그것으로 인해 자꾸 지구에 남아 있는 미지의 부분을 개발하고 지구 생태계를 파괴시켜야만 하는 것일까? 바다를 개발하는 것은 동전의 양면처럼 인류발전을 꼭 필요한 행위인 동시에 인류에게 독이 될 행동일 것이다.

해양 생태계는 이미 인간으로부터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인간은 해산물, 물고기, 석유, 천연가스 등을 마구 취해왔다. 그 결과 바다 생태계는 빠르게 소모되고 있으며 어쩌면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 기후변화, 해양 생태계 파괴로 인해 멸종 위기를 겪는 해양생물 등 이제부터 인류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가 산더미같다. 쓰고 개발하기 위해 걸렸던 시간과 노력의 몇배는 회복에 투자해야 한다.

지구는 3분의 2가 바다로 덮여있고 그 안에 거대한 생태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인간들에게는 일부만 그 모습을 드러낸 여전한 미지의 세계이다.

우리가 쉽게 접근할 수 없기에 우리는 그 존재를 평소에는 잊고 지내며 보존의 가치를 피부로 쉽게 깨닫지 못하고 있다.

내가 언급한 이 바닷 속 이야기는 아주 일부에 불과하며 이 책은 엄청 많은 바닷 속 비밀들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흐르는 물처럼 음악처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이 책은 일반인들도 바다에 대해 전문가가 될 정도의 정보를 담고 있어, 바다 속 환경과 생태계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며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바닷속 환경이나 생태계에 대해 자세하게 알게 되었고, 바다에 대한 작가의 사랑과 애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는 병들어가는 바다를 복원하고 재생시켜 후세에 그 무한한 미지의 가능성의 바다를 물려주도록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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