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량의 지혜를 읽어야 할 때
쌍찐롱 지음, 박주은 옮김 / 다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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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은 삼국시대 촉의 정치가이자 전략가로 중국의 역사에서 배출된 현인들 중 으뜸이라 해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제갈량이 재상으로 있었던 촉은 중국 역사에 아주 잠깐 존재했던 나라에 불과했고, 그는 북벌이라는 꿈을 다 펼치기도 전에 죽음을 맞이했다. 그러나 제갈량이라는 이름은 중국의 역사 속에 길이 남겨져 후세들은 그의 지략을 칭송하고 본받고자 하고, 그가 보여준 가르침과 교훈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제갈량의 활약은 역사서인 『삼국지』보다는 소설인 『삼국지연의』에서 대부분 나오는 것이지만 그가 유비의 신임을 받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경천위지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제갈량은 와룡선생이라고도 불린다.

비록 제갈량은 유비를 모시는 신하의 위치였지만 죽어서는 유비보다 더 우대를 받는 듯한 느낌이다. 제갈량 사후에 청두의 유비의 혜릉 가까운 곳에 제갈량을 모시는 사당인 무후사를 지었지만 중국 명나라 말기에 불에 소실되어 청나라 때 유비와 제갈량의 사당을 다시 함께 지어져 앞에는 유비의 사당, 뒤에는 제갈량의 사당을 지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제갈량을 더 기억하고 존경하기 때문에 이곳을 무후사라고 부르고 마치 제갈량의 무후사에 유비의 혜릉이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이처럼 제갈량의 지략과 충성심에 대한 후대의 존경과 흠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러한 제갈량의 지혜에 대해 독자들이 보기 편하게 구성하여 그의 지략을 설명하고 우리가 고전에 나오는 그의 지략을 현재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해야 되는지 보여주는 책이 바로 『제갈량의 지혜를 읽어야 할 때』이다.

이 책은 크게 제갈량의 '전략술, 지략술, 공심술, 외교술, 기만술, 용인술' 이야기의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삼국에 큰 영향을 미치고 유비가 촉나라의 대전략으로 삼아 삼국의 역사를 뒤흔든 융중대의 전략술부터, 원석인 사람을 알아보고 인재를 잘 기용하게 하는 방통 등용의 일화의 용인술까지 『삼국지연의』에 나왔던 제갈량의 일화를 알기 쉽게 한 편씩 분리하여 보여주고 있다. 각각의 지략에 따른 분류이기 때문에 시간 순서에 따른 내용이 아니라 어쩌면 사건 간의 발생 시점이 조금 혼돈이 될 수도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은 소설의 흐름을 알기 위한 책이 아니라 제갈량의 지략을 알고 거기서 우리가 배워야 할 지혜를 알아보기 위한 책이므로 그 취지에 맞게 질서정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 예를 들자면 『삼국지연의』 중에서 가장 빛나는 이야기 중 하나이고 많이 회자되는 부분이기도 하는 5장의 공성계같은 이야기도 그 이야기를 적고 작가가 지략 해설을 해 준 다음 우리 삶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되는지 보여주고 있다.

제갈량은 마속을 너무 크게 기용한 잘못으로 전략적 요충지인 가정을 잃고 군사도 잃고 만다. 이에 제갈량은 마속을 참수하여 군법의 지엄함을 보였다. 이 이야기는 따로 6장의 '용인술' 읍참마속에서 보여주고 있다.

가정의 땅을 함락시킨 위나라 사마의가 15만 대군을 이끌고 제갈량이 있는 서성으로 쳐들어 왔을 때는 제갈량 주위에 싸울 수 있는 용맹한 장수가 없었다. 이에 제갈량은 계략을 써서 성문을 모조리 열게 하고 각 성문 앞에 병사 스무 명씩 보내어 백성들처럼 꾸며 행동하도록 했고, 자신은 눈에 잘 띄는 성루에서 향을 피우며 거문고를 뜯었다.

이 모습을 본 사마의는 아들 사마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신중한 제갈량이 무슨 계책을 꾸미고 있음에 틀림없다며 군사를 물렸다.

이 공성계를 우리는 그냥 이야기로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상세히 설명하고 이 공성계를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알맞게 써야 성공을 하고 현재 우리의 삶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단지 제갈량은 '지략이 대단하다, 기발하다' 정도의 감상만 가지고 있었지만 이 책에 나온 저자가 연구한 설명과 활용을 자세히 읽으니 단지 머릿 속을 부유해 다니던 이야기들이 정립이 되는 기분이었다.

제갈량은 작은 나라였고 통일도 이루지 못했던 촉의 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명성이 그 누구보다도 후대에 자자한 이유는 무엇일까?

유비는 유언으로 아들 유선을 보좌하되 무능하면 그를 폐하고 제갈량이 직접 왕위에 오르라고 했다. 그러나 제갈량은 무능하고 아둔한 유선 대신 왕위에 오를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고 끝까지 충성을 다해 신하의 도리를 다했다.

아마 이러한 점이 제갈량을 위대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신의와 충성보다는 무력이 지배하고 있고 배신이 난무하던 시대에 자신의 신념과 신의를 저버리지 않고 도덕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불세출의 탁월한 지략가였기에 후대는 그를 숭상하고 그에게서 배우려는 점을 찾으려고 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오랜만에 마음을 가득 채우며 나의 정신을 맑게 하는 양서를 만나 뜻깊은 독서를 했다.

옆에 두고 계속 시간날 때 펼쳐서 한 편씩이라도 읽으며 마음을 채우고 삶의 혜안을 밝혀야겠다.

시대를 초월하는 지혜와 처세를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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