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를 그리는 소녀
조이스 시드먼 지음,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그림, 이계순 옮김 / 북레시피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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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7년 4월 2일, 마리아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요한나 지빌라 헤임과 마테우스 메리안의 딸로 태어났다. 번창하는 인쇄소를 운영했던 아버지 마테우스 덕분에 마리아는 이국적이고 신기한 모습을 담은 그림이나 신비한 능력이 있는 식물과 기상천외한 동물들의 그림을 보며 상상력을 키우며 성장한다.

하지만 마리아가 세 살때 아버지 마테우스는 사망하게 되고 어머니 요한나는 이듬해 꽃을 전문으로 그리는 화가 야콥 마렐과 결혼한다. 마리아의 양아버지는 꽃을 그릴 때 곤충도 중요한 모델로 삼았으므로 마리아에게 곤충을 잡아오게 했다. 이에 마리아는 곤충을 보며 곤충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게 되었다.

마리아는 양아버지를 도와 화실에서 일하며 그림 그리는 법을 배우게 된다. 마리아는 점점 더 능숙하게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하지만 마리아는 야콥의 견습생들 중 실력이 가장 뛰어났음에도 여자라는 이유로 공식적인 화실의 견습생이나 야콥의 사업을 물려 받을 수 없었다. 당시에는 유화로 그리는 법도, 인물이나 경치를 그리는 것 모두 남자만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야콥은 돈을 벌기 위해 마리아에게 꽃 그리는 법을 전부 가르쳐주게 된다.

마리아가 열세 살이 되던 해 야콥은 화실 문을 닫고 사업 확장을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되었고, 마리아는 본격적으로 누에의 관찰을 시작하게 된다. 그녀는 누에가 누에나방이 되는 모든 과정을 관찰하여 기록으로 남겼다.

마리아는 예술적 기량을 더 넓히고 싶어 이복오빠들이 있는 메리안 인쇄소를 종종 방문했고, 그곳에서 동판화를 배우고 연습하게 된다.

열여덟 살의 마리아는 야콥의 견습생 중 한명인 요한 안드레아스 그라프와 결혼한다. 결혼 후 그들은 요한의 고향 뉘른베르크로 이사하고, 그곳에서 마리아는 요한을 도와 판화와 인쇄를 하는 작은 가게를 차렸다.

그녀는 계속 그림을 그렸고 『새로운 꽃 그림책』 시리즈를 출간하게 된다.

마리아는 가족을 돌보고 그림을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중간에 곤충들의 삶을 관찰하고 그렸는데, 당시 곤충을 기르는 일은 마녀로 몰려 죽임을 당했으므로 매우 조심해야 했다.

1679년 마리아는 『애벌레의 경이로운 변화와 꽃의 특별한 영양』이란 책을 펴냈고, 이 책에서 50마리가 넘는 나방과 나비의 변태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녀는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곤충의 세계를 이해하고 곤충을 제대로 인식하기를 바랐다.

마리아는 이런 주제로 책을 펴낸 첫 번째 여성이었으며 이 애벌레 책은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다.

마리아는 여기에 힘입어 두 번째 책을 내기 위해 준비 했으나 양아버지 야콥의 사망소식에 두 딸을 데리고 프랑크푸르트로 간다. 그곳에서 마리아는 가족들을 챙기며 그녀가 준비했던 애벌레 판화집 제2권을 출간하고 다시 한번 수강생들을 모아 수업을 하게된다.

그러나 가족들이 계속 돈 문제로 싸우자, 탐욕과 의심으로 가득찬 인간 세상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남편을 떠나 어머니와 두 딸을 데리고 라바디스트 공동체가 있는 네덜란드의 발타성으로 이주하고 전혀 새로운 인생행로를 결정하게 된다.




"마리아 메리안"

아마 일반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곤충학자라고 하면 파브르 정도 떠올렸으니까.

이 책의 저자 시인 조이스 시드먼은 미니애폴리스 미술관에 갔을 때 마리아가 수리남에서 그린 그림들을 보고 한눈에 반해 그녀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결정적으로 마리아의 수리남에서의 메모의 번역본을 발견하고는 잘 알려지지 않은 세계 최초의 여성 곤충학자인 마리아 메리안의 일생에 대해 책을 쓰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마리아가 살던 시기에는 여자는 학자나 화가가 되기 위한 어떤 교육도 받을 수 없었다. 지적 능력을 갖추고자 하는 여자들은 비정상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리아가 관심을 가졌던 날아다니고 기어다니는 '벌레'들은 전부 해로우며 생겨날 때부터 더럽고 천하다고 여겨졌고, '해충'에 관심을 보였다가 마녀로 몰려 교수형을 당했던 사람도 있었다.

이런 사상을 가진 남성 중심의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마리아는 꽤나 진취적인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할 줄 아는 신여성이었던것 같다. 새로운 환경과 모험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즐겨 한층 발전된 자신을 찾아가는 삶을 살았다.

그녀는 꺾이지 않는 불굴의 의지와 학문적 호기심을 가지고 당시로는 생각할 수 없는 여성의 몸으로 홀로 남아메리카의 수리남으로 건너가 이국적 곤충과 식물을 관찰하고 『수리남 곤충의 변태』라는 책을 출간한다. 이것은 그저 아름답고 신기한 책이 아닌 대담한 과학적 선언을 한 책이었고, 마리아의 바람과는 달리 당시에는 그 책이 많이 읽히지는 않았지만 오늘날에는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나비를 그리는 소녀』을 통해 생소한 17세기 독일을 포함한 유럽의 사회 모습과 사람들의 인식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여자라는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진취적이고 열정적인 인생을 살고 업적을 남긴 마리아의 삶을 보며 현실의 제약과 환경만 탓하며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반성하며 뒤돌아보게 되었다.

마리아처럼 삶과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열정적인 삶을 살고 성취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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