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한글판 + 영문판) - 합본 반석 영한대역 시리즈 1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화승 옮김 / 반석출판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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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려 깊은 미소를 지었다. 아니, 사려 깊은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보여주는 미소를 지었다. 영원히 변치 않을 확신이 배어나는, 평생에 너댓 번 정도 볼 수 있는 아주 드문 미소였다. 잠시 동안 영원한 세계를 대면한—또는 대면한 듯한—미소였고, 또한 거역할 수 없는 편파적 애정으로 당신에게 온 정신을 집중하겠다는 미소였다. 당신이 이해받고 싶은 만큼 당신을 이해하고 있고, 당신이 원하는 만큼 당신을 믿고 있으며, 당신이 전하고 싶어 하는 최대한의 호의적인 인상을 분명히 전달받았다고 말하는 미소였다.

He smiled understandingly—much more than understandingly. It was one of those rare smiles with a quality of eternal reassurance in it, that you may come across four or five times in life. It faced—or seemed to face—the whole eternal world for an instant, and then concentrated on you with an irresistible prejudice in your favor. It understood you just so far as you wanted to be understood, believed in you as you would like to believe in yourself, and assured you that it had precisely the impression of you that, at your best, you hoped to convey.

한글판 p.76, 영어판 p.40



닉 캐러웨이는 육촌 동생인 데이지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았다. 일단 환경부터.

데이지는 닉의 대학 친구였던 부유한 톰 뷰캐넌과 결혼하였고, 롱아일랜드의 웨스트에그에 있는 큰 저택에서 살았다. 반면에 닉은, 비록 가난하지는 않았지만, 이스트에그에서, 데이지의 집과 비교하면 한없이 초라한 집에서 살았다. 그의 집은 바로 옆에 있는 집들 때문에 더욱 작게 느껴졌는데, 그중 하나가 노르망디시청을 닮은 제이 개츠비의 저택이었다.

개츠비는 수시로 성대한 파티들을 열었는데, 여태껏 닉은 그 파티들에 초대를 받지는 못했다. 물론 초대받지 못한 사람들이 다수였지만, 그래도 닉은 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개츠비의 운전기사가 개츠비가 보낸 초대장을 전하였고, 이렇게 닉은 여태껏 한 번도 마주친 적 없었던 그의 이웃을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 닉은 주변에 떠도는 소문처럼 개츠비가 감추고 있을 법한 어두운 비밀들을 의심하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개츠비는 그에게 자신의, 물론 닉이 추측한 거와는 전혀 다른, 비밀을 털어놓으며 닉의 도움을 요청해왔다.

닉은 그렇게도 부유하고 거의 모든 것을 지닌 개츠비가 도대체 왜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는지 의아하였으나, 금세 그 도움을 자신만이 줄 수 있는 걸 깨달았다. 그는 곧 개츠비를 돕기 위한 노력들을 시작하고….



SAT 주관사인 미국대학위원회 권장도서!

위대한 개츠비를 다른 번역본으로도 읽어 봤지만 이번 기회에 영문판으로도 같이 읽어 보았다.

왜 여태 원서로 읽어보지 않았을까?

일단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의 도서는 쉽게 책에 접근 가능하게 했고 자연스러운 한글번역판 또한 어렵지 않은 영문원서와 함께 술술 잘 읽혀졌다.

보통 다른 번역판들과는 달리 이 책은 원서의 느낌을 잘 살리고 있다. 그리고 과하지 않은 번역판은 원서를 읽다가 막힐 경우 번역판을 읽어 쉽게 문장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래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 중·고등학생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다. 아니 영어 원서를 읽고 싶으나 용기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자신있게 권하고 싶다.



책을 읽어 보면 개츠비를 향한 시선들에는 어쩌면 당연스러운 질투와 시기심도 있었지만, 그와 함께 수많은 억측과 의심들이 있었다. 이러한 의견들이 책의 초반부에 제시하여 아마도 독자들에게 고의적으로 실제 개츠비와는 다른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한 것 같은데, 완전히 성공하였다.

물론 그 억측과 의심들 속에는 개츠비와 닮은 모습들이 하나둘 있기는 하다. 개츠비는 의지적이고 활동적인 모습을 가졌는데, 가끔은 그 의지가 잘못 틀어져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 것 같았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나타난 개츠비의 모습에는 악랄하고 공격적인 모습은 전혀 없고, 그 어이없는 억측과 의심들은 마치 웃음거리도 안 되는 마냥 순수하고, 때로는 어리석어 보일 정도로 단순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주변이 마냥 그와 같이 순수하지는 않았던 것 같고, 그게 개츠비가 느낀 고통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이런 모습을 보며, 작가가 서두에 적어놓은 ‘그것은 희망을 감지할 수 있는 비범한 능력이며, 일찍이 어떤 사람에게서도 발견된 적이 없고 앞으로도 다시는 발견할 수 없을 거 같은 낭만적인 준비성이었다.’라는 문장을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개츠비는 낭만적이었다. 하지만 그 낭만에 가려져 다른 사람들을 보지 못했고, 결국 이 때문에 고통을 받게 되었다.

도대체 개츠비의 잘못이 뭐가 있길래 노력을 해도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한 것일까? 분명 다른 사람들보다 더 열심이었는데도 말이다. 어쩌면 이는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고, 하지만 어쩌면 갈수록 힘들어지기만 하는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공감과 함께 위로를 건네는 것 같기도 하다. 이제 곧 출간 100년이 다 되어가는 소설인데도 말이다.

힘들 때 한 번 읽으면서 한바탕 울기에 딱 좋은 책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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