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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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여기에 이 책을 가져온 이유를 아시겠죠? 이 세계의 중심에는 수수께끼가 있습니다. 『열대』는 그 수수께끼와 관계가 있어요.”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군요.

“알고 싶으신가요?”

“여기서 이야기를 멈추면 고문이나 다름없습니다.”

p.42



사야마 쇼이치, 『열대』를 지은 작가의 이름이다.(물론 작품 내에서)

이 사야마라는 작가는 신상 정보도, 심지어 작품에 대한 정보도 없었다.

그래서 우연한 기회에 『열대』를 읽게 된 몇 사람들이 희한하게도 그 누구도 끝까지 읽지 못한 채 책을 분실하는 등 마지막까지 읽질 못하여 새 책을 찾더라도 끝내 구하지 못한 이유이다. 그러나 만약 이런 게 전부였다면 이들은 『열대』를 수수께끼라고 여기지조차 않았을 것이다.


여럿이 읽었음에도 그 누구도 마지막을 읽지 못했고, 또 책의 내용에 빠졌음에도 초반부부터 시작하여 뒤로 갈수록 기억들이 조각이 되며, 심지어는 서로 기억을 비교하면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그렇기에 이들은 이 책을 탐구하고, 이러한 탐구는 예상치 못한 곳으로 이들을 인도하는데…….




첫 장을 넘기다 보면 『열대』라는 책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이 부분에서 뭔가 이상하지만, 그래도 계속 읽어나갔다. 첫 서술자는 직업이 작가인데, 딱 한 번이지만 이름이 언급된다.

‘모리미’. 이 부분이 왠지 복선 같다는 느낌을 떨쳐내지 못한 채 제 2장으로 넘어갔다. 마치 이야기 속에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는 듯 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제 2장에서 읽게 된 ‘학파’의 사람들. 한 명 한 명 모두 개성적이면서도 어딘가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탐구를 통해 『열대』를 연구해가는 모습에서 받은 인상은 중·고등학교 과정에 안성맞춤인 사람들인것 같다는 느낌이다. 시켜도 쓰기 싫은 독후감인데, 아주 열정적으로, 심지어 다 읽지도 못하고, 내용에 대한 기억조차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구성해내는 모습. 열정과 함께 이질감이 느껴진다.

게다가 단순한 독서 모임이 아니다. 이들은 탐구를 통해 『열대』에 담겼을지 모를 신비한 요소를 추리해내고, 하나둘 작가의 흔적을 찾아 서로 쫓고 쫓기는 추격을 시작하는데, 이들의 모습에 담긴 집념과 의지가 다음 장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인 것 같다. 이렇게 힘든 과정을 지나 마주하게 된 진실의 방에서 새로운 시작이 이들을 기다린다. 그리고 이 책은 어떠한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은 채 독자의 흥미를 다각도로 끌어들인다.

특히 소설 속의 소설같은 느낌으로, 읽으면서 시작과 끝이 어디인지도 모를만큼 몰입하고 빠져들게 된다. 이 책 초반부부터 틈틈이 있는 뭔가 알듯 하면서도 모르겠는 추측 가능한 암시들이 있는데, 두 개를 엮으면 다음 부분이 와서 새로운 방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니,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팽팽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져 독자를 예상치 못한 새로운 세계로 인도한다.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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