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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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트린더는 고아였지만 석스비 부인의 아이였고 입스 씨의 아이였다. 석스비 부인은 부인이 데리고 있는 아이들 가운데 수전(수)에게만 아주 따뜻하고 정답게 대해주었다. 사람들은 구걸을 하기위해 석스비 부인으로부터 돈을 주고 수를 빌려갔다.

석스비 부인이 말하길 수의 어머니는 도둑이었고 크게 한 건하고는 돌아올테니 그때까지 아이를 부탁한다며 금화를 주고 수를 맡겼다고 한다. 그런데 일이 틀어져 어떤 남자를 칼로 찔러 죽이게 되었고 그로 인해 교수형을 당했다고 한다.

수는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석스비 부인은 수를 17년이나 키우며 무척이나 소중히 여겼고, 도둑질하는 곳에도 못가게 했다. 그리고 자신의 침대에서 같이 자게했다.

그러나 입스 씨는 종종 수를 장물 가격 매기는 듯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석스비 부인은 수에게 수가 그녀의 어머니를 닮았다며 아직은 아무 재산이 없지만 자신들 것을 포함해 한 몫잡아야 한다며 수없이 말하곤 했다.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힘들때 마다 수를 찾았고, 수를 보고는 표정이 좋아졌다. 수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거라며.

그러던 어느 겨울날 밤 리처드 리버스가 찾아왔다. 사람들은 그를 젠틀먼으로 불렀다.

한때는 상류 계급이었으나 노름에 빠져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젠틀먼은 부자 상속녀를 노리고 비열한 음모를 세웠다. 그 상속녀인 모드 릴리는 결혼을 해야만 어마어마한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었다. 젠틀먼은 그녀를 계속 멍청한 상태로 두고 구슬려 결혼을 한 뒤 그녀를 정신병원에 가두고 자신이 남편으로서 그 유산을 가로채는 계획을 세웠다. 그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 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젠틀먼은 수가 그 여자의 하녀로 일하기를 원했다.

수는 단기간 젠틀먼으로부터 하녀로서의 최대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집을 떠나 브라이어로 향했다.

모드의 첫인상은 젠틀먼이 말한 것처럼 아주 아름답지는 않았다. 하지만 모드는 상냥하게 수를 대했으며, 수와 모드는 젠틀먼이 도착하기 전까지 서로에게 익숙해져 갔다.

모드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알게 되었는데 모드의 삼촌 릴리 씨는 모드가 책 읽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했다. 밖으로도 거의 내보내지 않았고 모드가 늘 장갑을 끼고 있는 것도 전부 삼촌이 시켜서라고 했다. 모든 행동을 제약당하는 불쌍한 여인이었다.

수가 브라이어에 도착하고 2주쯤 뒤, 젠틀먼은 런던에서 돌아와 모드를 유혹하여 돈을 갈취하는 계획을 실행해 나갔다.

그리고 드디어 모드는 젠틀먼에게 넘어온 듯 보였고, 젠틀먼은 모드에게 청혼을 해 승낙을 얻어냈다.

젠틀먼은 릴리 씨와의 계약기간이 끝나 런던으로 떠나는 척 하며 저택 주변에서 모드와 수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도망쳐 나온 모드와 수를 데리고 미리 준비해 둔 이름없는 조그만 마을의 교회로 가 모드와의 결혼식을 올렸다.

젠틀먼의 계획대로 모드는 날이 갈수록 야위고 창백해지고 멍해졌다. 정말 아픈 사람 같았다. 결혼 후 일주일 정도 지난 후 젠틀먼은 의사를 불렀다.

비록 젠틀먼의 계획에 가담했지만 수는 모드가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젠틀먼에게도 부탁하고 의사들과의 면담에서도 모드가 다치지 않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모드는 눈물을 흘리며 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음 날 정신병원으로 모드를 데리고 갔다.

거기서 의사와 직원인 듯한 여인이 끌어내린 사람은… 다름 아닌 수였다.




이 소설은 동성애보다는 출생의 비밀과 관련된 음모와 반전의 묘미가 더 눈길을 끄는 소설이었다.

제법 두께가 있는 책이었음에도 가독성이 좋으며,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책을 읽게 만드는 흡인력을 갖춘 소설이었다.

상대를 속인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결국은 희생양이 된 수전.

수전을 속이며 자유를 찾아 나선 불쌍한 모드도 결국은 자신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에 충격을 받는다.

서로가 서로를 속이는 음모와 거짓 속에서 그들이 얻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등장인물들의 모든 불행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석스비 부인은 그 오랜 세월 음흉한 흉계와 비밀을 품고 인내하며 살아간다. 17년간 키운 수를 헌신짝 버리듯 저버릴 때 정말 소름끼치는 반전을 보여주었다.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더 크다'라는 말을 무색케 만드는 인물이었다.

그녀만 마음을 나쁘게 먹지 않았더라면 다같이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이 아니었을까?

소설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고, 1부와 2부는 같은 사건에 대해 수와 모드의 시점에서 각각 서술되어 있다.

같은 사건이어서 별로 색다를 것 없을 듯 했지만 1부에서 받은 충격을 추스를 겨를 없이, 2부에서는 모드에게 동정을 느끼는 동시에 그녀가 수를 속이는 처연함에 치를 떨며, 새롭게 밝혀지는 비밀에 또 한번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3부는 다시 수의 시점으로 돌아와서 수의 정신병원 생활과 그곳을 탈출하는 이후의 이야기로, 사건은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달으며 충격의 도가니로 독자를 몰아넣고 있다.

영화 <아가씨>를 보지 않았던 나로서는 모든 것이 새롭고 흥미진진한 스토리였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빅토리아 시대의 음울한 영국의 모습들이나 당시 사람들의 모습, 지저분한 런던 뒷골목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은어들에 대해 아는 것도 소설을 읽는 또 다른 재미였다.

신선한 충격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소설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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