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녹슨 도르래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ㅣ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3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628/pimg_7114282152998561.jpg)
『녹슨 도르래』에서는 도야마가 백곰 탐정사를 전적으로 하무라에게 맡기면서 서점의 아르바이트 비가 반으로 줄고 탐정일은 들어오지 않아서 '도토종합리서치'의 하청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하무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쿠라이는 "싼 대신 편한 일"이라며 도쿄 도청에 근무하는 공무원 이사와 고의 의뢰를 하무라에게 맡긴다.
이사와는 공무원이지만 본가가 부자라 어머니에게 돈을 받아 호화생활을 하고 있는데, 최근 자신의 어머니 우메코의 행동이 많이 수상쩍다는 소문이 귀에 들어가 행동을 확인해 달라는 것이었다.
하무라가 뒤쫓은 우메코는 카페에서 젊은 남자를 만나 울며 이야기했다. 누가 봐도 무언가 의심스러운 상황.
그 후 도쿄의 오래된 주택가의 오래전 친구였던 아오누마 미쓰에의 집에 가서 그 집 별채인 '블루 레이크 플랫'이라는 목조연립의 2층으로 같이 들어갔다가 얼마 후 나와서 갑자기 미쓰에와 드잡이를 하다가 대화 내용을 엿들으려 몰래 접근하던 하무라의 위로 떨어졌다.
우메코는 별로 다치지 않아 구급차가 도착하니 도망쳤고, 하무라와 미쓰에는 크게 다쳐서 구급차에 실려갔다. 이마를 꿰맨 하무라는 응급실 앞에서 우연히 목발을 짚은 미쓰에의 손자 히로토가 자판기에서 물을 뽑는것을 도와주고는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하무라에게 사쿠라이는 공무원 신분인 이사와가 사건이 커지지 않기를 원한다며 우메코와 미쓰에 사이의 중재역을 제안한다.
그 때 할머니와 같이 사고를 당했던 하무라의 정보를 알아낸 히로토가 살인곰 서점으로 방문했고 히로토는 자신의 교통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러고는 할머니를 다치게 한 사람의 인상착의를 물어보지만 하무라는 할머니와 직접 이야기 하겠다며 병원을 찾는다. 거기서 미쓰에는 하무라에게 자신의 별채 블루 레이크 플랫에 공짜로 살면서 자신을 도와줄 것을 제안했고, 중재역을 부탁했던 사쿠라이는 하무라에게 들어가서 살 것을 권유한다.
미쓰에는 아프다는 핑계로 하무라에게 온갖 집안 일과 히로토의 뒷치닥거리를 시켰다. 예상된 상황이기는 했다.
히로토는 아버지가 남긴 고서와 유품을 정리하는 것을 하무라에게 부탁했고, 하무라는 정리 스케줄을 잡았다. 또 한가지, 히로토는 사고 전후의 일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자신이 왜 자기 아버지 미쓰타카와 스카이랜드역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는지 전혀 모르겠다며 그것을 하무라에게 조사해 달라고 부탁했다.
피로가 극에 달한 하무라는 과연 이 중재역이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사쿠라이에게 물었더니 도쿄 공안위원회의 사무국장 자리에 처음 사건의 의뢰했던 공무원 이사와 고가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돌아왔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의미 심장한 이야기를 했는데 그것은 미쓰타카의 짐을 정리할 때 예상치 못한게 나오더라도 조심하라고 말한다. 그게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그런데 그날 밤 불이 났다.
놀란 미쓰에가 안채에서 뛰어나와 히로토가 사는 별채의 집 문을 여는 순간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다.
이 화재로 히로토는 숨을 거둔다. 그리고 미쓰에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실려간다.
경찰 조사는 히로토의 실화로 종결되는 흐름을 보이는데…….
보통 이야기를 보면 처음에 의뢰받은 사건이 소재가 되어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이 소설은 조금 달랐다.
처음 의뢰받은 사소한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의도치 않게 전혀 다른 거대한 몸집을 가진 본 사건으로 전개되어, 소설의 중반 가까이 진행되면서까지 사건의 몸통이 쉽사리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드러난 몸통과 진실은 일반인은 감당하기 어려운 이슈였고 국가의 여러 기관이 관심을 드러내는 사건이었다.
사건의 본질부터 해결까지 하무라가 거의 알아내고 해결하지만, 어째서 하무라는 늘 '절대을'의 위치에 있을까?
와카타케 나나미는 여전히 시크한 유머를 여기저기 뿜뿜 뿜으며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이제는 하무라의 감정을 절제한 유머러스한 독백과 감정서술이 안나오면 많이 섭섭할 지경이다.
그리고 역시나 하무라는 이 소설에서도 안쓰러울 만큼 몸을 혹사당하고 있다. 피흘리고 뼈가 부러지고, 심지어는 의도치 않은 약물까지….
악덕(?) 업주 도야마는 여전히 하무라를 극한으로 부려먹고, 심지어 하무라가 요구하지도 않았던 사무소 욕실 공사를 진행하고는 돈을 요구한다.
사소한 장면이나 말들을 그냥 넘기지 않고 기억하고는 그 모든 것을 연결해서 사건을 해결하는 하무라.
하무라가 추리해 내는 사실을 읽을 때 마다 정말 깜짝깜짝 놀란다.
작가는 그냥 무심히 주변을 서술하듯이 묘사한 이야기가 나중에는 이야기의 중요한 단서나 연결고리가 되며 그 장면을 다시 찾아 앞장을 넘겨 보게 만든다.
"대체 어떻게 생각하면 모든 실마리가 그렇게 전부 연결될까?", "탐정이란 특별한 DNA를 따로 가지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만든다.
정말 생각지 못했던 인물이 사건의 범인으로 드러나고, 긴 세월에 거쳐 피해자를 괴롭혔던 또 다른 잠재적 범인과 고뇌와 인내를 거듭했을 피해자의 사연까지.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
미스터리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처음 접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