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꾼들
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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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작가가 쓴 단편소설 중 10편을 골라 엮은 책이다.

책 제목인 <불평꾼들>이란 단편에서 자식들은 바쁜것을 핑계삼아 치매에 걸린 어머니 델라를 노인 원호 시설에 입소시킨다. 그러나 사실 그곳은 노인 원호 시설보다 저렴한 곳이어서 간호진도 없다. 그저 식사를 챙겨주고 침구와 수건을 갈아주는 서비스 정도.

그런 그녀를 오랜 친구 캐시가 방문해 그녀의 부당한 상황과 환경을 개선하는 이야기다.

<항공우편>에서 여행중인 미첼은 아메바성 이질에 걸렸음에도 병원에 가지 않고 금식을 하며 버티고 있다. 같이 여행중인 래리가 약을 구해다 줘도 거부하며 먹지 않는다. 미첼은 동양의 종교와 사상에 아주 심취해 있는 상태로 이 병을 낫게 하는 것은 오로지 명상과 금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어떤 미지의 우주의 옴같은 울림을 듣는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부모님에게 계속 엽서로 자신이 본것과 자신의 생각을 여과없이 적어서 보내는데….

<베이스터>에서 8년 동안 사랑과 결혼이라는 플랜 A를 진행해 온 토마시나는 최근 비극적 이별을 하고는 플랜B를 진행중이다. 그것은 슬프고도 덜 로맨틱한 방법이지만 건강한 남자를 빌려 그녀와 함께 살아갈 사람을 낳는 것이었다.

토마시나는 그녀의 계획을 달성할 수 있을까?

<고음악>의 이야기에서 로드니는 클라비코드를 연주하는 것을 좋아하고 박사학위를 밟고 있었지만 아빠가 되면서 박사과정을 중단하고 취업하여 피아노레슨을 하게 되었다. 그런 그에게 아내는 생일선물로 고악기점에 계약금을 지불하고 로드니에게 클라비코드를 선물했다. 그런데 그들의 벌이는 시원치 않아 고악기점에 내야할 납입금을 미납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수금 대행사로부터 계속 독촉 전화를 받는 상황이다.

<팜베이 리조트>에서는 주인공의 아버지는 은행원으로 일하다가 예순살이 되어 자기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의 일은 성공하여 100만달러의 돈을 벌지만 아버지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고, 그 후의 도전은 실패를 거듭함에도 재기에 성공하기 위해 지금은 다른 대부 조합의 돈을 빌려 팜비치 리조트를 사서 운영하고 있다.

<나쁜 사람 찾기>의 '나쁜 사람 찾기'는 찰리 D와 요한나가 부부 상담때 배운 용어이다. 그것은 배우자와 논쟁을 벌일 때 두 사람 모두 논쟁에서 이기려고 애쓰는 것을 의미한다.

집의 손님방에서 찰리 D는 아내가 승진후 출장이 잦았을 때 그곳에서 베이비시터와 섹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부부 상담때 진실되게 이야기 하는데….

과연 나쁜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일곱 번째 단편 <신탁의 음부>에서 루스는 자신의 성 정체성 이론에 반론을 한 학자의 이론에 반증하기 위해 다왓족을 찾았는데, 이들의 섹스관념은 미국에서 자란 자신과는 너무나 달랐다. 외부인이 봤을때는 충격적이지만 그것은 그 부족의 관습이므로 외부인이 뭐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곤란한 상황을 겪는데….

<변화무쌍한 뜰>에서 숀은 로마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여행중인 애니, 마리아(처음에는 보이지 않고 갑자기 나타났음)를 만나 자신의 집에서 재워주겠다 제안하고 데리고 집에 도착해보니 자신의 집 계단에 쭈그려 앉아있는 친구 맬컴을 발견했다. 그렇게 하여 네 명의 남녀가 하룻밤을 숀의 집에서 보내면서 서로가 다른 생각을 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꽤나 흥미로웠던 <위대한 실험>.

켄들은 꽤 똑똑하고 능력있는 사람으로 한때 시인이었고 지금은 '위대한 실험'이라는 출판사에서 정직하게 일하고 돈을 벌고있다. 하지만 부모님 세대처럼 안정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다. 심지어 사장은 그의 의료보험조차 가입해주지 않았다. 그가 조금더 풍족한 생활을 하려면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했다.

사장에게 자신이 일을 열심히 잘해왔음을 어필하며 의료보험에 가입해 줄수 있는지 물었지만 사장은 새로운 편집자 고용을 들먹이며 단칼에 거절한다. 그래서 켄들은 회계 담당자 피아세키를 만나 횡령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데…….

마지막 단편 <신속한 고소>에서는, 16세의 인도 소녀 프라크르티는 자신과 결혼하고 싶어하는 총각의 부모를 만났고, 자신에게 벌써 중매결혼을 이야기 하는 부모님에게 화가 났다.

매슈는 물리학 교수로 대학에서 강연을 한다. 매슈와 프라크르니는 매슈가 델라웨어에 있는 조그만 대학에 강연을 하러 갔을 때 만났다. 프라크르티는 매슈를 이용할 생각으로 자신이 대학 신입생이라고 매슈에게 소개하고 매슈의 연락처를 받아냈고 매슈의 호텔방으로 가는데…….




읽으면서 가장 화가 나는 것은 마지막 <신속한 고소>였다. 물론 미국서 태어나고 자라난 인도 소녀가 부모가 강요하는 인도의 결혼 풍습을 회피하고자 하는 것은 이해가지만, 그것을 위해 멀쩡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사람을 유혹하여 위기에 빠뜨리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다는 것은 정말 화가나는 이야기이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남의 인생은 망가져도 된다는 것인가?

현실에서도 이렇게 자신의 목적이나 돈을 위해 무고를 하거나 상대를 계획적으로 덫에 빠트리는 일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고, 그로 인해 선한 피해자가 구제를 받지 못하거나 의도치 않게 가해자가 되는 피해자도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화가났다.

<위대한 실험>은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라고 해야 하나.

모든 걸 고려해서 신중하게 한 횡령이었는데…. 역시 죄짓고 살면 안된다.

주인공은 죄지은 사람은 어떻게 되는지 위대한 실험을 한 것같다.

여기에 수록된 단편들에 나오는 이야기는 특별한 주제나 특별한 사람들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이야기다.

아! <항공우편>의 주인공같은 경우는 조금 특이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치매, 고학력화와 사회진출로 인해 늦어지는 가임기 여성의 고민, 현실의 경제적 여건에 굴복하는 연주자 이야기, 채무독촉, 퇴직 후 사업실패, 횡령, 결혼생활 중 외도 등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문제적 상황이고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여러 주제들의 단편들의 모음이어서 읽는 동안 지루하지 않고 신선하게 분위기 전환을 하며 읽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중간 중간 나오는 작가의 위트있는 문장은 읽고 있는 독자를 릴렉스 시켜준다.

군더더기 없이 서술되어 있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재미있는 단편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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