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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무삭제 완역본) - 현대판 프로메테우스 ㅣ 현대지성 클래식 37
메리 셸리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5월
평점 :
이렇게 해서 내 방랑이 시작되었습니다. 죽어서야 끝날 방랑이었지요. 광활한 땅을 건넜고 사막과 야만적인 나라에서 방랑자들이 흔히 만나는 온갖 역경도 견뎠습니다.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는 생각조차 나지 않습니다. 쇠약해진 사지를 모래밭에 내동댕이치고 누워 차라리 죽게 해달라고 빌었던 적이 수도 없이 많았으니까요. 그래도 목숨을 부지한 것은 복수 때문이었습니다. 원수를 살려둔 상황에서는 감히 죽을 수도 없었습니다.
빅토르 프랑켄슈타인, 뛰어난 과학자였던 그는 위험한 도전을 한다.
그건 바로 무생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 생명을 완전히 창조해내는 것이었다.
그는 그 목표를 위해 마치 광기에 어린 듯 연구하였고, 성공하였으며, 결국에는 하나의 생명체를 창조해 내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성공하였다는 기쁨도 잠시, 성공하자 그는 자신의 피조물의 흉악한 외모와 피조물로부터 느껴졌던 혐오감에 실험실을 뛰쳐나왔다.
버려졌지만 이미 생명을 얻은 피조물은 홀로 살아남았고, 세상으로부터 혐오만 받으며 버려졌다. 많은 고통 끝에 자신의 창조자를 찾았지만, 그에게서 돌아온 것 또한 끝없는 혐오와 경멸뿐이었다. 이렇게 모든 인간에게서 버림받은 괴물은 자신의 창조자인 빅토르에게 한 가지만을 부탁했다. 그건 바로 자신에게 동반자를 만들어 달라는 것. 그러나 이마저도 좌절되고…….
‘괴물’이라는 이름으로 밖에 불리지 않지만, 그렇기에 더욱 안타깝고 불쌍하다.
빅토르의 호기심으로 인해 생겨나, 빅토르에 의해 좌절되고 진정한 괴물이 되어버렸으니.
이 소설을 읽을 때마다 항상 놀라는 것은 이 책이 200년도 더 전에, 이제 막 20대에 들어서는 어린 작가가 쓴 소설이라는 것이다.
소설은 현대에 와서 부각되고 있는 과학자의 윤리 문제와 책임의식 같은 다양한 관점으로 볼 수 있다. 과연 과학자의 지적 호기심은 어디까지 허용될 것인가?
무엇보다도 소설 자체가 고리타분한 고전같은 지루하고 펼치기만 하면 잠이 오는 스토리가 아니라, 설령 신간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내용과, 긴장감이 넘치는 진행에 책을 들면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읽게 된다.
‘고전’을 어렵고 다가가기 힘든 딱딱하고 재미없는 분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프랑켄슈타인』 이 책은 그런 고정관념을 충분히 깔끔하게 깨부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자연스러운 번역으로 원본이 한글이 아닐까 의심될 정도니,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