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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색의 독 ㅣ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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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5월
평점 :
그런 식으로 여자한테는 잘 속지만 남자한테는 절대 안 속아. 눈 굴러가는 거, 입술 움직이는 것만 봐도 거짓말을 대번에 눈치채거든. 남자 범인에 한해서는 본청에서도 검거율 1, 2등을 다퉈.
여자에게 유독 약해서 잘 속아 넘어가기만 하는 '얼굴값 못하는 이누카이 형사'의 활약을 담은 7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일곱 색의 독』을 새롭게 만났다.
첫 번째 단편 <붉은 물>. 야간 고속버스가 방호책을 들이받아 사상자가 생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담당 경찰 요모기다는 운전자의 졸음 운전으로 인한 사고라고 결론을 내리고 자동차운전 과실치사상죄로 송치하려 한다. 그러나 수사1과의 이누카이는 자신의 사건은 아니었지만 그 사건에 주목하여 요모기다의 의견에 반박하여 추리를 펼치고 사건의 진상을 밝혀낸다.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인 단편이었던 <검은 비둘기>.
마사야는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옥상에서 떨어져 죽었다.
그런 아이를 학교에서는 쉬쉬하며 마사야가 가정사로 고민이 많아 죽은 것처럼 처리했다.
이에 마사야의 하나뿐인 친구였던 하루키는 앞장서서 학교와 교사들의 학교폭력 은폐와 안일한 대처를 지적하며 학교측의 반성과 올바른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낸다. 그리고 마사야 죽음을 덮으려는 학교측에 분노한 마사야 부모의 신고로 경찰수사가 진행된다.
이누카이 형사는 담당 경찰로 학교에 와서 학생들을 전부 면담하며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 나간다.
드러나는 경악스러운 추악한 진실.
유명세에 편승하여 돈벌이로 이용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비정한 현실을 이야기하는 <하얀 원고>.
20대 중반 록가수 시노지마 다쿠는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단숨에 화제의 인물이 된다. 하지만 작품이 출판되며 형편없는 작품성으로 인해 악평에 시달리게 된 그는 대인 노출을 꺼리며 결국은 후속작에 대한 의욕도 사그라들고 만다.
그런 유명인이 고급주택가 공원 벤치에서 칼에 찔린 채 발견됐다.
그리고 어이없게 범인을 자청하는 사람도 나타나는데…….
<푸른 물고기>에서는 료가 운영하는 낚시용품점에 아름다운 여인 에미가 나타나 료로부터 낚시에 대한 기본을 배우며 둘은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에미가 료의 집에 들어와 살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에미의 오빠인 유키오가 둘의 동거 소식을 듣고 축하해 주러 왔다가 료의 집에 그대로 눌러 앉는다. 뭔가 이상한 상황.
하지만 자신의 생활에 깊숙이 들어온 두 사람에게 아무말도 못하는 료.
세 사람은 바다 낚시를 나가는데…….
<녹색 정원의 주인>에서는 요즘 문제가 되는 청소년 범죄를 다루고 있다.
14세의 중학생 다쿠마는 노숙자를 상습폭행하고 노숙자의 거처에 방화를 했다. 그는 학교에서의 모범생 이미지와는 다른 학교 밖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열네 살 미만이더라도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는 이누카이. 그런데 그 가해자 중학생이 다른 사건의 피해자다. 이제 이누카이는 피해자가 되어버린 가해자 다쿠마의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데.
요즘 문제가 되는 촉법소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이었다.
성에 대한 인식이 반드시 선천적인 것일까 하고 생각해 보게하는 이야기 <노란 리본>.
마지막으로 보라색 꽃 자운영에 담긴 이야기<보라색 헌화>.
첫 번째 단편 <붉은 물>에 나왔던 버스사고가 있고 나서 10개월쯤 지난 시점이다. 그 버스회사 경리 담당자였던 다카세 아키후미가 살해당했다. 당시 그 사건의 자세한 내막은 이누카이만이 알고 있는 상황. 이에 다시 이누카이는 담당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을 드러내며 개인적으로 합류하는데…….
반전의 제왕이라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소설이 재미있다는 말은 익히 들었지만 그의 소설을 접해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의 소설의 매력은 무엇이며, 제목에 나와있는 일곱 가지 색과 관련된 제목들을 보고 각 단편마다 과연 색이 어떤 단서를 제공하는지 궁금해하며 소설을 읽어나갔다.
이누카이 형사가 숨겨진 범인의 내면을 간파해 도달하는 진실은 정말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검은 비둘기>의 반전의 정말 대박으로 뒷통수를 세게 얻어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
반전의 제왕이라는 수식은 그냥 붙은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다.
단편들은 그냥 일반적인 원한에 의한 사건과 추리가 아니라 현대에서 대두되어지는 사회문제들을 다루고 그 문제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이야기들이다. 읽고 난 후 쉽게 책을 놓지 못하고 다시 한 번 더 펼쳐보게 했다.
이 소설은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라고 하는데 첫 번째 소설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꼭 읽어봐야겠다.
뒷통수 치는 반전으로 얻는 쾌감을 느끼고 싶은 독자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소설 『일곱 색의 독』이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