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별의 수법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ㅣ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8월
평점 :
경찰에게 이별을 말하는 방법은 21세기가 된 현재에도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하무라 아키라는 하세가와 탐정사무소에서 계약직 프리랜서 탐정으로 10여년간 근무했다. 탐정으로서의 실력도 꽤 괜찮았지만, 사정상 탐정사무소가 문 닫았을때 안이한 생각으로 잠시 휴식을 가지겠다며 하세가와 소장의 회사 소개를 거절한다.
그러고는 우연히 공원에서 만난 안면있는 도야마 야스유키를 만나 얼떨결에 그가 개업한 '살인곰 서점'의 아르바이트생이 되었다. 영업시간은 짧았지만 하는 일은 더 고되고 수입은 탐정 시절의 1/6이하.
그러던 중 유품 정리업자 마시마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전화를 받고 유품 중 고서를 정리하러 방문한 집에서 벽장 바닥이 꺼지며 바닥 아래로 거꾸로 처박히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백골인 인간 두개골을 발견한다.
그 일로 하무라는 크게 다치게 되고 입원을 하게 된다. 병원으로 백골 발견 참고인 조사차 시부사와 렌지와 마시오 분고라는 형사가 찾아온다. 그때 하무라는 집주인이 수상하다는 자신의 의견을 들려주고 백골 사건은 해결된다.
마침 같은 병실에 있던 전직 유명 여배우 아시하라 후부키가 하무라가 경찰들에게 그녀의 추리를 들려줄 때 옆에서 듣고는 그녀에게 자신의 20년전 가출한 딸 아시하라 시오리를 찾아달라고 의뢰한다.
지금 하무라는 탐정업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서 신고없이 탐정일은 하는 것은 법에 저촉된다며 거절했으나 꼭 맡아달라 부탁한다. 자신이 죽기전에 꼭 찾고 싶다며.
그래서 하무라는 표면적으로 '도토종합리서치'에 의뢰를 해 거기랑 계약을 하게 하고, 실제적으로 하무라가 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게 되는데 이것이 말썽이 된다.
도마 시게루 경시청 소속 경부가 나타나 탐정업을 위반했으니 도토에 책임을 물리겠다고 협박한다.
눈감아 주는 대신 그가 감시하고 있는 불법 도박 카지노와 연관있는 구라시마 마미의 감시하라며 협박같은 부탁을 한다.
이에 하무라는 어쩔 수 없이 수락하게 된다.
구라시마 마미는 데이트 사기건으로 하무라가 조언해 준적이 있는 서점 손님이었다.
시오리의 실종사건을 조사하던 중 처음 시오리의 사건을 의뢰받은 이와고 가쓰히토라는 탐정이 실종된 상태라는 것을 알게된다.
이와고의 아내 마에코는 하무라에게 후부키의 딸을 찾는 김에 자신의 남편에 대한 조사를 부탁한다. 탐정을 고용할 돈은 없지만, 대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협조겠다며.
이 사건은 조사할수록 줄줄이 다른 사건들이 연결되어 드러나게 된다.
전선에 목이 졸려 죽은 아시하라의 질녀인 이시쿠라 하나, 아시하라 저택에서 일했던 두명의 가정부들도 현재 행방불명이다.
그리고 시오리가 가출 후 잠시 머물렀던 연립 근방에서도 미해결 교살 살인사건이 있었다.
후부키의 먼친척인 이시쿠라 다쓰야는 후부키 주위에서는 사람이 계속 사라진다고 말했다.
대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추리소설임에도 하무라의 서술이 코믹하고 익살스럽다. 하지만 그 웃긴 서술도 담담하게 아무렇지 않게 감정이 들어가지 않은 문체로 적어내려가고 있다. 그것이 더 웃음을 유발한다.
차갑게 질문하는 것만으로도 고분고분해지는 조사 상대. 고맙다고 생각해야 하나? 신발을 핥게 해주면 3만 엔도 토해냈을지 모른다. <p.213~p.214>
내 예상이 틀렸다. 이 할머니는 세계 정복을 노리고 있다. <p.219>
이 형사, 의외로 말이 많다. 친구가 없는지도 모른다. <p.294>
너무나 시니컬한 어조로 웃긴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읽으면서 자꾸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추리 소설인데 나는 왜 자꾸 웃고 있지?
웬만한 코믹소설보다 웃긴 추리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추리소설이지만 무서운 장면은 전혀 나오지 않고, 사건을 추리해 나가며 이야기 퍼즐을 맞추어 나가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추리나 사건 연관성과 단서에 전혀 빈틈이 없다.
와카타케 나나미의 매력이 제대로 드러난 소설이다.
소설을 다 읽은 지금도 하무라의 이야기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야마씨, 당신은 경찰에게 이별을 말하는 방법을 발명한 거라고요.
*출판사 내친구의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