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만든 50개 주 이야기 - 이름에 숨겨진 매혹적인 역사를 읽다
김동섭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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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국의 50개 주 이야기를 탐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주별로 간단하게 정리가 되어있다. 기본적으로 미국 50개 주와 그 주의 대표적인 도시들 이름의 기원을 통해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선행하는 것이 바로 북미 대륙의 발견과 식민지 개척사로, 핵심적인 것을 알기 쉽게 이야기처럼 풀어내고 있다.

제일 먼저 스페인 이사벨 1세의 후원을 받은 콜럼버스가 서인도 제도에 상륙하여 신대륙을 발견함으로써 식민지 개척의 포문을 열게 된다. 스페인 군대는 500여 명의 군대로 멕시코 마야 문명과 아즈텍 문명을 멸망시키고, 후에 겨우 180명의 군대로 잉카 문명도 사라지게 만들며 식민지를 넓혀 스페인은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에서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 된다.


<스페인이 유럽과 북미 대륙에서 이룬 대제국>


그 후 프랑스와 영국이 차례로 스페인의 독주에 제동을 걸며 북미 대륙으로 진출하게 되고 결국은 가장 늦게 출발한 영국이 북미 대륙에서 패권을 갖게 된다.

영국은 스페인과 프랑스와는 확연하게 다른 식민지 개척 목표를 가지고 임했다. 영국인들은 철저하게 자신들만의 새로운 국가를 세우려하고, 신앙의 자유를 찾아온 개신교들은 카톨릭에 비해 배타적 신념을 가지고 원주민들을 대했으므로 식민지 개척에 거리낄 것이 없었다. 그 결과 개신교들은 빠른 영토확장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스페인과 프랑스로부터 패권을 넘겨받은 영국도 미국과의 독립전쟁에서 패하고 만다.


<미국의 영토 확장 과정>


미국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노예해방 전쟁, 인종차별일 것이다.

흑인 노예와 백인 주인.

오랜기간 미국은 투쟁과 개혁을 통해 인권을 신장시켜왔고, 이 책에서는 각 주에서 흑인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한 것이나 사건들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간단하게 정리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흑인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운동을 하며 자신들의 차별에 항거했다.

그러나 이제 이 인종차별의 표적이 동양인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 슬프다. 가해자로는 흑인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니 아이러니하다.

어제는 1살짜리 딸을 유모차에 태워 낮에 산책하던 동양인 아빠가 아무 이유없이 흑인에게 무차별 폭행을 계속 당했다는 안타까운 뉴스가 나왔다. 이 밖에 밤이 아닌 낮에 뉴욕 한복판에서 길가다가 이유없이 해머로 머리를 맞는다든지, 샌드백처럼 맞는다든지, 칼에 찔리고, 자신의 일터에서 벽돌로 맞는다든지 하는 일도 다반사다. 언어폭력은 그나마 양반인 축에 속한다. 정말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모든 폭행을 이루는 사람들이 흑인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그들이 차별받았던 것을 잊은 듯하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조지아주의 붉은 언덕에서 노예의 후손들과 노예 주인의 후손들이 손을 잡고 나란히 앉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불의와 억압이 상존하는 미시시피주가 자유와 정의의 오아시스가 되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피부색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인격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나라에서 살게 되는 꿈입니다.

-p.179


위의 말은 1963년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에서 한 연설이다. 이제 이것은 더 이상 흑인을 향하지 않고 동양인을 향한 말인 것 같다.



미국의 주의 이름들의 어원들은 거의 원주민의 언어에서 유래한 지명이 많다. 물론 스페인이나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이름들도 많지만.

당시 토지 소유의 개념이 없었던 인디언들은 자기들 땅에 들어와 어디서든 농사 짓는 것에 신경쓰지 않았다. 그들은 같이 더불어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백인들은 울타리를 쳐서 자기 땅으로 표시한 곳에 인디언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고 원주민을 쫓아냈다. 대부분 영국인의 후손인 백인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인디언들과 융화된 삶이 아닌 배척과 정복을 택한다.

'인디언 제거법'으로 인디언들을 서부로 강제 이주 시키는 과정에서 인디언들의 반 정도가 걸어가다가 사망했고, '인디언 토지 전용법'을 만들어 인디언들에게 주었던 땅도 다시 빼앗아 백인들에게 주었다.

인디언들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던 토지를 사유지로 바꾸어 매매를 가능하게 하는 도스법이 통과되었다. 임자없는 땅에 먼저 말뚝을 박는 자가 주인이었다.


<말뚝을 먼저 박는 사람이 임자>


그리고 당시 인디언들은 버펄로를 통해 의식주를 해결했기 때문에, 백인들은 버펄로 학살을 통해 인디언들을 몰아냈다.


<버펄로 시체로 일어진 언덕>


이런 것을 보면 우리가 자라면서 보았던 대부분의 서부영화가 백인미화로 그려진 왜곡된 사실 투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인디언들은 너무 야만적인 종족이고 백인들은 선량하고 어쩔 수 없이 본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인디언들을 무찔러야만 한다는…. 역시 역사는 승자의 기록인 것 같다.

영화 <늑대와 춤을>을 보기를 추천한다. 이 영화에 버펄로 사냥과 백인과 인디언과의 긴장감 등이 그려져 있다.

최종적으로 '인디언 보호구역'을 설정하여 인디언들을 그곳에 집어넣고는 허가없이 나오지 못하게 하였다.

한군데가 아니라 여러 곳에 '인디언 보호구역'을 만들어 인디언들을 분산시켜 집어넣어 힘을 합쳐 저항하지 못하게 하였다.

보호구역 내에서는 인디언 전통의상을 못입게 하고, 사냥을 금지하고 농사만 짓게 하고, 미신과 전통 신앙을 금지시켰다. 바로 창살없는 감옥이었다.


<모뉴먼트밸리의 웨스트미튼 바위. 나바호족의 성지로 유명>


​또 한가지 이 책을 읽으며 몰랐던 것을 알게 됐는데 공식적인 언어가 있는 주가 있고 없는 주가 있다는 사실이다.

막연히 미국의 언어는 영어라고만 알고 있었고 아마 다들 그렇게들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영어를 공용어로 지정한 주는 50개 주 중에 30개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미국의 제2언어 사용 분포 지도>


미국의 언어 사용자를 조사하면 영어(78.2%)〉스페인어(13.4%)〉중국어(1.1%)라고 한다.

예술과 산업 분야에서 한국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아가고 있으니 언젠가는 한국어도 미국에서 통용되는 언어가 되지 않을까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여기서 언급된 이야기 외에도 이 책에서는 미국의 각 주마다 명칭의 기원에서 시작하여 역사, 그 주의 유명한 산업이나 인물, 사건 등을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각 주의 위치 지도와 함께 알기 쉽게 미국 개척사와 문화를 각 주별로 읽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다.

여태껏 나왔던 역사책이 어렵고 지루하여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 미래의창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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