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여자
드로 미샤니 지음, 이미선 옮김 / 북레시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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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가까워지는 것 말이에요. 나를 흥분시키는 것은 섹스가 아니라 가까워지는 것이에요. 어느 순간 갑자기 새로운 누군가와 나누는 진짜 친밀감 말이에요. 이전에는 몰랐지만 점차 모습을 드러내는 누군가와요. 그게 바로 나를 흥분시키는 것예요. 그렇지 않아요?"

-p.242


이 소설은 한 남자의 범죄와 관련된 세 여자의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다 읽은 지금 표지의 일러스트가 세 번째 여자와 남자 주인공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첫 번째 여자는 오르나로 이혼한지 얼마되지 않은 교등학교 교사이다. 이혼한 독신자들을 위한 만남 주선 사이트를 통해 변호사가 직업인 길이라는 한 남자를 만났다.

계속된 연락과 만남으로 두 사람은 깊은 관계까지 발전하게 되는데 우연히 거리에서 마주친 그는 이혼하지 않고 단란한 가정을 유지한 유부남이었다. 그녀 자신의 상황이 힘든 이혼으로 인해 너무 절망적이었기 때문일까. 오르나는 길과의 관계를 끝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길에게는 불륜을 부인에게 폭로하겠다는 마음에도 없는 협박을 하며 만남을 유지해 나간다. 물론 오르나 주변의 길과의 관계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그와의 관계를 끝냈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만남을 계속 유지하는 가운데 길은 오르나에게 루마니아의 부쿠레슈티로의 여행을 제안하는데…….

두 번째 여자는 라트비아에서 이스라엘로 온 에밀리아로 나훔의 간병인으로 일했다. 나훔의 막내아들이 바로 길이다. 2년간의 간병끝에 나훔은 죽고, 에밀리아는 다른 일자리를 찾아봐야 되는 상황이 된다. 이에 나훔의 아내 에스더는 외국에서 온 에밀리아를 도와주기 위해 변호사인 자신의 아들 길과 만나보라고 권유했다.

길에게 법률상담을 하기 전 에밀리아는 전일제 간병인 일자리를 얻게 되었지만 굳이 상담을 취소하지 않았다. 그리고 에밀리아는 길에게 자신의 상황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추가적인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길은 그녀에게 자신의 아파트를 청소하는 것을 제안한다. 물론 이때 길은 자신이 별거중이며 곧 이혼할 거라 말한다.

길의 집을 청소해주며 길과의 잦은 만남 가운데 둘은 깊은 관계가 된다. 그러나 에밀리아는 청소중에 만지면 안되는 길의 물건에 손을 대고 만다.

길은 오르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에밀리아에게도 둘만의 비밀여행을 요구하고…….

세번째 이야기는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듯한 경어체로 이야기가 서술된다. 누구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이야기일까?

길은 첫 번째 여자 오르나를 만났던 기바타임 카페에서 엘라를 만나고 그녀에게 접근한다. 엘라는 지금 자신이 결혼한 상태라고 소개를 했고 이번에는 길도 자신이 결혼한 상태라고 사실대로 말한다. 둘은 아무런 신체접촉 없이 아침에 카페에서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 것이 전부였는데, 길이 엘라에게 따로 만날 것을 제안하며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소설은 평소 읽어 왔던 범죄 추리 소설과는 다르게 고요한 긴장을 계속 유지시키며 '왜 범죄가 일어나지 않지?'라고 범죄 장면을 생각하며 가슴을 졸이며 소설을 읽게 된다. 심리 서스펜스에 더 가까운 전개를 보인다. 소설이 끝났다 싶을 때 갑작스레 오는 반전.

그렇게 범죄들은 해결되지 않고 지나가는 듯 하지만 마지막 이야기에서 또 반전.

확실히 우리가 흔히 보던 형식의 소설은 아니다.


길은 왜 범죄를 저지르는가? 딱히 이유는 명확히 나와있지 않아 독자로서 읽고 추측해 봐야한다.

그는 안정적이고 단란한 가정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자꾸 다른 여자들을 만나 복잡한 상황을 만드는가? 아마 여기 적어놓은 소설 속 대사처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흥분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그것이 본인의 평화로운 일상을 깨뜨려 버리거나 위협이 된다면 가차없이 제거해 버린것이 아닐까?

마지막 세 번째 여자에서 상황과 인물의 막판 반전은 전혀 예상치 못했었다.

새로운 스타일의 범죄 추리 소설을 읽게 되어 신선했다.




*출판사 북레시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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