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오브 구찌
사라 게이 포든 지음, 서정아 옮김 / 다니비앤비(다니B&B)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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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기차라면 나는 엔진이란다. 기차가 없으면 엔진은 아무 쓸모가 없지. 반대로 엔진이 없으면 기차는 움직이지 않는단다."

-p.342


이 책의 첫 장면은 너무 강렬하게 마우리치오 구찌가 암살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러면서 그의 암살범을 찾기 위해 구찌 가문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구찌의 역사는 그의 할아버지 구찌오 구찌로부터 시작된다. 구찌오는 자수성가하여 1921년 구찌 가문 최초의 기업 발리제리아 구찌오구찌를 세운다. 무솔리니의 에티오피아 침공으로 다른 나라들이 이탈리아에 제품을 판매하지 않자 구찌오는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 그는 해외에서 가죽원단의 수입이 어렵게 되자 국내 생산되는 가죽으로 눈을 돌리게 되고 거기에 더해 구찌의 트레이드마크를 만들어 낸다.

구찌오에서 첫째 아들 알도로 이어지는 구찌 사업은 더욱 빛을 발하여 이탈리아와 미국 두 대륙에서 유명해졌고, 아버지가 건설한 구찌 제국을 성공적으로 이어갔다. 그러나 구찌오가 생전 아들들에게 시켰던 경쟁이 그의 의도와는 다르게 가족분쟁의 원인이 된다.

또한 구찌 가문은 100% 가족지분으로 운영되는 회사였기 때문에 회사경영을 전문적으로 하지 못하고 회사의 공금을 개인돈처럼 유용해서 사용함으로써 탈세혐의로 당국에 고발된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이 큰 불법이라는 문제의식조차 가지지 못했다. 연이어 가족분쟁과 소송이 이어지면서 동맹이 뒤바뀌고, 갑작스런 배신이 난무하는 구찌일가의 추악한 실상을 드러난다. 구찌 가문이 몰락하는 큰 원인은 그 누구도 아닌 구찌일가 구성원 자체의 배신 때문이다.

구찌오에서 알도로, 알도에서 마우리치오로 승계된 구찌 가문의 결정적 몰락의 원인은 마우리치오가 혼자 감당하기는 어려운 유산들임에도 혼자 감당하려 한데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구찌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구상을 위해 제대로 된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가지고 있던 자원조차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했다. 자신을 도와 줄 조력자를 찾지 못하거나 찾았더라도 그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다. 그와 가까웠던 사람들은 전부 그에게서 무언가를 얻어내려고만 했다. 이것이 몰락의 요인들이다. 결국 인베스트코프라는 투자회사로 구찌의 100% 지분이 넘어간 후에야 적자에 허덕이고 몰락하던 구찌를 회생시킨다. 구찌의 가족과 기업이 갈라진 순간, 구찌 가족은 몰락의 고통을 맛보았고, 기업은 성공으로 발돋움했다.

그제서야 마우리치오는 모든 짐을 벗고 편안한 일상을 즐기며 새로운 인생을 설계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어느 일상적인 아침의 총성. 그리고 죽음. 그 뒤엔…….

이 책은 1921년 처음 설립된 이래 100년된 구찌의 설립과 성장과 몰락, 부활의 역사를 이야기를 하고 있다. 거기다 구찌기업에서 구찌가문의 일원으로서는 마지막 수장이었던 마우리치오의 죽음의 진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실제 관련 인물들을 인터뷰하고 관련 기사들을 면밀 분석하고 재구성하여 실제 있었던 일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말하고 있다.

만약 마우리치오의 아버지인 로돌포가 좀 더 일찍 마우리치오를 신뢰하고 그에게 큰 돈을 다루고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었다면 구찌가문은 이전의 명성을 유지하며 그 명성에 걸맞는 호사를 누리며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저 아들을 보호하려고만 하지말고, 아들에게 돈을 지키고 사람을 지키고 제대로 상황을 볼 줄 아는 안목을 키워줬더라면 구찌 가문은 명맥을 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마우리치오도 아버지의 말에 따라 만나는 사람을 신중히 선택했더라면 비참하고 허황된 끝은 보지 않았을 것이다.

구찌오가 경쟁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협력을 가르쳤다면 가족간의 탐욕과 배신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겉으로 화려하게 보이는 패션제국의 음모와 배신의 뒷 이야기를 보게 되어 충격적이었다.

숨가쁘게 이어지는 한 가문의 흥망성쇠로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는 흥미진진한 욕망의 구찌 가문 이야기를 꼭 읽어 보기를 권한다.




*출판사 다니비앤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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