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팅게일과 장미
오스카 와일드 지음 / 내로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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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읽고 깊어지자.

이 말처럼 월간 내로라에서 출간한 단편소설들은 금방 읽히면서 한번 더 생각케 하는 영혼의 울림을 주는 고전 단편들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19세기 유미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유미주의는 모든 가치 중에서도 아름다움을 가장 위대하게 여기는 태도를 의미하며 오로지 순수한 예술만을 지향한다. 그는 당시 영국의 이데올로기적 엄숙함을 조롱했다.

그는 당시 금지된 동성애로 고소당해 감옥에 갔다. 옥중에서 연인 더글라스에게 편지를 썼고 이는 책으로 출간됐다. 출소 뒤에는 글을 쓰지 않고 해외를 떠돌다 사망한다.


하지만…사랑은, 생명보다 귀하지. 작은 새의 심장 따위는, 사람의 마음에 비할 바가 아닐 거야.

Yet Love is better than Life, and what is the heart of a bird compared to the heart of a man?

-p.45


한 젊은 남학생이 교수의 딸과 연회의 파트너로 가고 싶어했지만 빨간 장미를 구할 수 없어 실의에 빠져 운다. 그것을 본 나이팅게일은 미물임에도 그 학생의 슬픔의 비밀을 이해하고 빨간 장미를 구하러 나선다.

저 멀리 수풀을 지나 날아가 나무들에게 묻고, 오래된 해시계 근처 나무에게 물었지만 구할 수 없었다. 결국 그 남학생 방의 창 밑에 핀 장미나무에게 날아가 빨간 장미를 요청한다. 하지만 장미나무는 빨간 장미를 피우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고 한다. 비록 빨간 장미 한 송이라 할지라도.

내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야. 진정한 사랑이 되어 줘. 사랑은 모든 지혜를 품은 철학보다 더 지혜롭고, 모든 강인함을 품은 권력보다 더 강인하니까.

All that I ask of you in return is that you will be a true lover, for Love is wiser than Philosophy, though she is wise, and mightier than Power, though he is mighty.

-p.51

나이팅게일은 아름다운 노래로 삶의 마지막을 노래한다. 하지만 남학생은 그 노래를 아름답지만 진정성 없는 미물의 소리라고 평한다.

그날 밤 나이팅게일은 장미나무로 올라가 한 송이 빨간 장미를 피우기 위한 생의 마지막 노래를 부른다.

격렬하게, 더 격렬하게 나이팅게일은 노래를 불렀죠. 이번에는 죽음으로 완성되는, 무덤에서도 죽지 않는 사랑을 노래했어요.

Bitter, bitter was the pain, and wilder and wilder grew her song, for she sang of the Love that is perfected by Death, of the Love that dies not in the tomb.

-p.63

나이팅게일의 희생은 과연 가치있는 일이었을까?

나이팅게일이 말한 진정한 사랑이 되어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남학생이 나이팅게일의 진정한 사랑이 되어달라는 것일까? 아니면 교수의 딸에 대한 남학생의 사랑을 실현시켜 길이 남을 사랑으로 남아달라는 것일까?

사랑을 추구했지만 어쩌면 가장 헛된 것이 사랑이 아닐까?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희생을 강요당한 나이팅게일과 버려진 남학생의 마음만 남았으니…….




*출판사 내로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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