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 1
이철환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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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족감이 주는 충만을 나는 사랑한다. 결핍이 주는 열망을 나는 더욱 사랑한다. 문제아를 만드는 문제어른들이 가득한 나라, 대한민국. 그러나 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

-p.167


고래반점을 운영하는 영선과 용팔은 어릴때 일찍 부모를 여의고 보육원에서 만나 부부가 되었다. 두 사람은 어릴 때 도와주는 사람들 하나 없이 모두들 외면했던 상처를 가지고 있다. 아니, 친척들은 도와달라고 할까봐 가까이 다가오지 않고 외면했었다. 이에 상처받은 어린 용팔은 자신만 생각하고 살거라 결심했고, 지금도 잘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영선도 같은 상처를 갖고 있지만 다른 사람을 생각하며 자기가 가진것에 즐겁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다. 다른 사람에게 속아도 사람사이에 믿음이 있어야 된다면 다시 남을 믿는 성격이다.

그러던 어느날 부부가 하는 중국집에 초라한 차림의 어린 남매가 들어오는데, 그들은 쭈뼛거리며 짜장면 한 그릇을 주문한다. 둘째아들 동배가 그 두사람은 부모가 없고 할머니랑 같이 살았는데, 그 할머니도 얼마전에 돌아가셨다고 이야기 한다. 둘이 와서 짜장 한 그릇만 시키는 것을 측은하게 본 영선은 아이들이 상처받을까봐 아이들에게 엄마의 옛친구인 마냥 이야기하며 공짜로 짜장 두 그릇을 준다. 용팔은 본인도 가진것이 없으면서 남한테 퍼주는 영선이 못마땅하다.

용팔은 10년전 독서모임에서 알게 된 정인하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대한민국 입시 문제점으로 인한 지나친 경쟁주의 문화,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음으로 인한 경직된 배타적 패거리문화, 대한민국 사회의 지나친 수직적 조직문화, 공부에 따른 서열화 등 그들의 주제는 자연적으로 여러 주제를 옮겨 다니며 대한민국의 문제점이나 개선희망 사항들을 논한다.

고래반점이 있는 건물주인 서연의 아버지인 최대출은 고래반점의 건물 외에 주변 여러채의 크고 작은 건물들을 소유하고 있는 재력가다. 강남에서 여러 개의 룸살롱을 경영한다는 소문도 있다. 최대출은 무식하고 거들먹거리고 젊은 여자들을 건드리고 다니는 인물이다. 자기 비서에게는 미니스커트 입으라고 말하는 그가 자기 딸이 조금 짧은 치마를 입으니 폭력에 폭언을 서슴치 않는다.

서연은 아버지와 갈등을 표출하며, 전교 1등하던 성적을 시험을 빼먹어 꼴찌를 하는 등 반항해보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이 소설은 대한민국 현재를 살아가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모습과 대한민국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 용팔과 영선 부부는 고아출신으로 평범하지 않은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행복한 가정을 꾸려 조금 더 나은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소시민들이다. 가진 것은 풍족하지 않지만 영선은 남에게 베푸는데 주저함이 전혀 없다. 부모없는 아이들에게, 돈이 없는 부랑자에게……. 부모는 있지만 가슴아픈 사연 있는 사람도 따뜻하게 감싸안을줄 안다. 사람사이에 정이 아직 남아있고, 서로 믿음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물론 용팔도 마음은 따뜻하지만 어릴때 다른 사람들로 받은 상처때문에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 고민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아버지로서의 모습은 대한민국의 그 어느 아버지보다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인하는 고뇌하는 지성인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거기다 의도치않게 신체적 불행을 겪었던. 아마 그의 신체적 불행이 그를 더 생각하는 지성인으로 만든것 같다.정인하와 장용팔의 대화에서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의 부조리한 현실들이 언급된다. 이것은 우리에게 다시 한번 우리의 현실을 뒤돌아 보고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 교육의 문제점에서는 정말 통탄할 만하다. 일선에서 가르치는 교사들 조차 공부를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는 졸업후 신분의 차이때문에 사귀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대한민국 사회는 신분사회라고 이야기 한다. 선생님이니까 특별히 충고해 주는 거라는 말을 곁들이며. 이런것이 바로 작가가 말하는 문제어른이 문제아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 갑이 을에게 갑질하고, 을이 을에게 갑질하는 사회가 되는 것이 아닐까?

여러가지 많이 생각하고 반성하면서 읽게 하는 소설이다.



*출판사 특별한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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