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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2월
평점 :

하나야 보석점 살인사건을 둘러싼 과거와 미래의 사건.
경쾌하고 리듬감 있는 터치의 복고 미스터리.
소설은 사건의 중심에 있게 될 하나야 보석점을 처음 장면에 그대로 노출시킨다. 주인공인 교코가 동경과 갈망의 눈빛으로 그 보석점 안을 쳐다본다. 과연 그녀는 무슨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녀의 계획은 이루어질까?
행사나 파티에서 내빈을 안내, 접대하는 컴패니언이라는 직업을 가진 교코는 얼마전 파티에서 다카미 부동산회사의 전무 다카미 슌스케를 신분상승이라는 자신의 꿈을 이뤄줄 남자로 점찍는다. 젊고 잘생긴데다 능력있고 돈도 많다. 오늘 하나야 고객 감사파티에 그가 참석하는 것을 알고 그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해 작업을 건다. 행사가 마친 후 우연히 호텔 라운지에서 혼자 커피를 마시는 다카미를 보고는 동행하고 있던 동료 에리를 먼저 보내고 그와 커피를 같이 마시는데…….
203호실이라고?
이상하다, 라고 교코는 생각했다. 그곳은 오늘 컴패니언 대기실로 사용했던 방이 아닌가. 어째서 에리가 그 방에 다시 돌아갔고 게다가 거기서 죽었다는 것인가.
집에 간다고 먼저 호텔문을 나섰던 에리가 잠시 후 컴패니언의 대기실로 썼던 203호실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왜? 어째서? 그녀는 집에 가려고 호텔을 나섰었잖아. 자살인가? 타살인가?
더군다나 시체를 처음 발견한 사람이 교코가 속한 밤비 뱅큇 사장 마루모토 히사오란다. 평소에는 파티장에는 나오지 않는 사장님이 왜? 에리의 죽음이 자살로 거의 결론나고 있지만 본청 수사1과의 시바타는 죽음에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자살이 아니라면 호텔방 안쪽에 걸려있던 도어체인은? 시바타는 밀실살인 사건의 가능성도 염두에 둔다. 교코는 무슨 미스터리 소설이냐며 웃어 넘기려지만 웃을 수가 없었다.
미궁의 사건 해결, 이제 시작이다.
사건은 단순 자살 사건인 듯하지만 점점 더 다른 사건과의 예기치 않은 연관성을 보이며 과거 사건까지 다시 표면위에 떠오르게 된다.
얽히고 설킨 사람들 간의 이해관계, 돈, 복수, 과거 사건과의 연관.
모든 것이 이 한권의 소설책에 유쾌하게 그려지고 있다.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지만 사건 해결과정을 결코 무겁고 음울하지 않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소설이 쓰여진 시기에는 최신이었겠지만 지금은 이름조차 생소할 수 있는 자동차 내부 전화, 워크맨, 전자 주소록 등의 제품이 등장하여 이 소설의 배경인 1980년대 후반에 대한 추억과 향수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녹음기능이 있는 집전화와 여가수 티파니도. LP판이나 CD에 있던 음악을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하던 것도 옛 추억중 하나.
확실히 이 소설은 예전 과거의 향취가 많이 묻어 있어 복고 미스터리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신분 상승을 위한 교코는 자신이 찍은 부자 남자들 앞에서와 시바타 앞에서의 행동이 많은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 차이가 결코 밉지 않고 사랑스럽게 그려지고 있다. 교코가 현실을 직시해서 츤데레 스타일의 시바타와 잘되기를 은근히 바라면서 소설을 읽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근 소설들을 읽어봤던 독자라면 이 소설이 너무 가볍다라고 느껴질 수가 있겠지만, 이것 또한 히가시노 게이고가 결코 정체되어 있지않고 나날이 발전하는 작가라는 사실의 증거 아닐까?
사건은 어떻게 해결될까? 교코의 계획은 실현이 될까?
*출판사 하빌리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