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
칼릴 지브란 지음, 류시화 옮김 / 무소의뿔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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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볼 기회는 많았다, 예전부터. 하지만 이상하게도 실제 손에 책을 쥐고 읽어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나이가 들어 비로소 책을 읽게 되었다. 이것또한 미리 정해진 운명이 아닐까? 이 책은 너무나 유명한 칼리 지브란의 시집이다. 그는 레바논 사람이었지만 미국에서 공부도 했고 파리에서 미술도 공부했다.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내용을 담아낸 시안에서는 그의 생각이 고스란히 읽혀진다.


P98

이번에는 한 여성 성직자가 말했다. 우리에게 기도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그가 말했다.

그대는 고통스러울 때, 또 필요할 때만 기도한다.

그대가 기쁨으로 가득하고 그대의 나날들이 풍요로울 때도 기도할 수 있어야 한다.


좀 찔리는 내용이다. 눈앞에 위기 상황이 오면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은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그러다보니 손을 모으고 기도가 저절로 나오게 된다. 자신이 아픔을 겪을 때만 기도를 하고 신을 찾게 되는 사람들이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생활속에서도 보통 느껴지는 많은 생각들과 행동들을 시로 자세하게 풀어두었다. 칼릴 지브란이 미술을 공부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이 책안에는 그의 사진이나 그림들이 빼곡하게 들어있어 그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그의 평생 연인이고 시를 쓰는 영감의 원천인 메리 해스켈의 이야기와 초상화가 함께 들어 있어 이해를 돕고 있다. 예술가들은 사실 음악, 미술, 철학, 사상이 모두 통하는 것 같다. 예술가의 의식 흐름속에서는 모든 것이 한꺼번에 융합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자신이 느껴지는 감정에 충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충실하게 느껴진 것을 표현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있고 창작의 기쁨이 느껴진다.

종교적인 느낌이 많이 드는 내용들이 많지만 침착하게 그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어 어느 페이지를 펼치고 읽어도 마음에 새길만하다. 책의 크기도 아담해서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어서 즐겁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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