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당신의 보통에 맞추어 드립니다

당신의 보통에 맞추어 드립니다 - 일본 진보초의 미래식당 이야기
고바야시 세카이 지음, 이자영 옮김 / 콤마 / 2017년 11월

이 이야기는 일본의 한 작은 식당에 관한 이야기이다. 도쿄의 진보초라는 곳에 연 미래 식당은 좌석이 12개밖에는 없는 작은 식당이다. 그것도 요리사인 주인공을 마주보고 있는 카운터 자리만 가지고 있다. 메뉴를 정한 것부터 요리를 하는 것, 종업원 역할까지 혼자하고 있다. 가끔씩 가게 일을 50분 도와주고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알바 시스템도 있다. 더구나 메뉴는 딱 한 가지만 가지고 있다. 그날 정한 정식 메뉴 한 가지만 가지고 있어 이것 달라 저것 달라 할 필요가 없다. 다음 주에 있을 메뉴는 심지어 방문한 손님들에게 물어 정한다고 하니 재미있기도 하고 손님들도 좋아할 듯하다, 바뀌는 것과 바뀌지 않는 것의 원칙을 잘 정해두고 그 원칙에 맞춰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무리가 되지 않는다.

또 음료 반입을 하게 했는데 자신이 먹을 음료를 가져올 때 그 다음 사람들이 먹을 음료를 똑같이 한 개 더 가져오는 식이다. 그렇게 가져온 음료수를 그 다음 사람이 먹고 또 그다음 사람은 음료를 2배 가져와 나누어 먹는 식이다.

이런 원칙들을 정해 놓고 손님들이나 주인이 잘 지키고 있어 미래 식당은 제대로 회전이 되고 있다. 미래 식당의 주인인 고바야시 세카이는 수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IBM등에서 6년동안 엔지니어로 일했다. 퇴사 후 여러 음식점에서 노하우를 배우고 식당을 열었다. 닛케이우먼의 2017 올해의 여성상을 수상했다.

일본에는 대를 이어 사업을 이어가는 전통을 가진 작은 가게들이 많이 있다. 몇 백 년을 이어 나가는 가게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미래 식당은 다른 의미에서 대단함을 주는 것 같다. 특히 알바를 50분하면 한 끼를 준다는 발상도 매우 신선하다. 일하고 나서 정정당당하게 식사를 하라는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도 적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이디어도 좋고 사진을 보니 웃는 모습이 인심 좋은 사장님의 모습 그대로였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아이템들은 어떤 방식으로 해도 빛을 발할 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이야기였다. 새롭고 창의력이 있는 아이디어를 많이 많이 만들어 내고 싶다. 이런 작은 식당도 아이디어가 좋으니 살아남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