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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0km - 175일간 미국 PCT를 걷다
양희종 지음 / 푸른향기 / 2016년 4월
평점 :
마라톤도 아니고 이런 제목은 무엇일까? 이 책은 31세의 건강한 한국 청년이 PCT에 도전하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그럼 PCT란 무엇일까?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미국 서부 종단을 시작한 것이다. 실제 이 코스는 미국 영화인 ‘와일드’의 배경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더 알려졌다. 책에서는 많은 사진을 싣고 있는데 보기만 해도 시원시원한 사진들이 많다. 파란 하늘과 드넓은 땅 그리고 멀리 눈이 덮힌 산까지 보인다. 그 앞으로 튼튼한 다리를 꺼멓게 그을린 청년의 뒷모습이 보인다.
이 책을 지은 양희종 씨는 워낙 마라톤이나 알래스카 탐사 같은 오지 탐험을 하는 것을 즐겨왔다. 오지라는 곳은 모두 탐험을 하고 회사에 입사해서도 4년간 비슷한 일을 하는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했고 미련 없이 사표를 던지고 175일간의 트레일에 도전한다. 날짜별로 지역을 지나면서 일기처럼 정리해 두고 있어 읽기 편하다. 지은이의 이동 행로에 따라 독자들도 함께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아서 재미있었다. 워낙 넓은 아메리카 대륙을 종단하는 내용은 모험정신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하지만 책의 배열앞쪽으로 사진을 몰아 두었는데 군데군데 사진을 삽입하는 식으로 만들었더라면 좀 덜 지루할 뻔했다. 함께 실려 있는 사진은 정말 시원시원하고 당장이라도 함께 따라 나서고 싶은 풍광으로 보기 좋아보였다. 죽기 전에 이런 풍광을 얼마나 느껴볼 수 있을까? 모험 정신을 가진 젊은 청년이기에 가능했던 것일까?
내용 중에 보면 진로에 대한 고민과 늘 당연하게 생각했던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 친구들의 우정과 사랑까지 많은 내용들이 들어있다. 특히 부모님에 대한 감정이 떠오를 때면 바로 바로 전화를 하면서 정을 확인하는 등 길 위에서 많은 생각과 성찰을 하게 된다. 길을 떠나봐야 자신을 더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고 해야 하나. 멀리 미국이나 캐나다까지는 아니어도 우리나라라도 돌아보면서 나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