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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곳에서 행복을 만납니다 - 추억.시간.의미.철학이 담긴 21개의 특별한 삶과 공간
홍상만.주우미.박산하 지음 / 꿈결 / 2015년 1월
평점 :
사람이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이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면서 살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21곳의 장소를 소개하고 있다. 책의 작가들은 광고업계의 경력자들이고 사진을 배운 작가들이라서 책을 다분히 감각적이고 아름답다. 저마다의 사연을 사진만으로도 읽어가면서 알 수 있을 정도다.
이 장소들의 공통점은 저마다의 꿈과 재능을 서로 나누고 세상과 어울리면서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독특한 공간으로 ‘만년필 연구소’를 꼽고 싶다. 요즘 만년필을 쓰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싶다. 만년필은 고사하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 어디 그리 많은가 싶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자판으로 모든 것이 이뤄지고 있는 세상에서 만년필이라니.
그런데 사진으로 보면 토요일마다 ‘연구소’앞은 줄을 설 정도란다. 나도 만년필을 선물받았었다. 명품 정도는 아니었고 일반적인 것이었는데 이제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도 없다.
만년필은 매력이 있다. 그 매력을 잘 알게 되면 만년필만을 고집하게 된다고 한다.
만년필연구소의 박종진씨는 전 세계 만년필을 고칠 수 있는 전문가라고 한다. 대단하다. 만년필의 가치는 하나하나마다 사연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이 없다는 것...세월 안에서 가족 간의 사랑이나 친구간의 우정 등 역사가 오래된 사연들을 품고 있다.
그런 소중한 사연들이 없어지지 않도록 고치고 다듬는 일을 하고 있으니 행복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이 책은 이런 식으로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공간을 만들어 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묶어 둔 책이다. 21곳의 장소를 차분하게 엮어 두었다. 특히 제주도의 장소들이 많은데 딱 하나뿐이라는 해녀학교도 인상 깊었다. 여러 장소들의 공통점은 이익을 보려고 하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했다면 이런 장소를 운영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아름답게 자신의 꿈을 지켜나가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상 깊은 사진과 이야기로 만들어간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