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깜찍한 제목의 책이라니... 사실 표지는 더 귀엽다. 고양이가 빠꼼 눈을 내밀고 나를 쳐다보고 있는 표지는 날 단박에 사로잡았다. 일본 소설들의 대부분이 그렇듯 ‘고양이’가 등장을 한다. 고양이는 일본 소설에서는 빠질 수 없는 소재로 작용을 하는 것 같다.


 이 책의 처음 부분에서 의사가 뇌종양 4기라고 하자마자 주인공의 머릿속에서는

‘이럴 때 인간은 뜻밖일 정도로 침착한 존재다. 내가 그때 맨 먼저 떠올린 것은 집 근처 마사지숍 적립카드를 한 개만 더 찍으면 무료 서비스권으로 교환할 수 있다느니, 화장실 휴지와 세제를 잔뜩 사둔 지 얼마 안 되었다는 등의 시시한 생각들이었다’ (본문 12p)


재미있다. 정말 인간은 이렇게 슬프고 황당하고 다급한 순간에는 오히려 평상시에는 하지도 않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생각....현실적이다.

우편배달부인 나는 고양이와 살아가는데 어느 날 뇌종양에 걸린 것을 알게 된다. 갑자기 나타난 악마는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것 한가지만 고르라고 한다. 주인공은 전화나 시계등을 없애기로 한다. 전화나 시계나 모두 인간에게는 정말 필요한 필수품들이다. 하지만 필수품인 것과 동시에 필요악이 되는 상황도 있다.

전화로 인해 편리하고 살기 좋아진 상황이 되기는 했지만 전화공해는 심각할 수준이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제 실제 오프라인 공간에서 뭔가를 하는 것을 어색해하고 힘들어 한다. 시계로 알 수 있는 시간의 개념도 마찬가지다. 시간은 우리를 존재하게도 하고 우리가 생활할 수 있는 바탕이 되게도 하는 것이지만 시간에 매여서 우리 자신은 늘 바쁘게 빨리 빨리 어떤 성과를 내려고 애쓴다. 시간을 더 많이 더 빨리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인간의 욕심은 사람을 조급하게도 만들고 우울증까지도 오게 만든다. 그러다보니 스트레스에 마음의 병을 얻게도 되는 것이라고 본다.


 결국 주인공이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자신이 직접 장례식장을 예약하고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들과 소중한 것들과의 작별을 준비하는 부분은 마음이 저려오는 대목이었다. 누구나 삶에 대한 욕심과 집착을 가지고 있지만 지나친 것은 옳지 않다.

자신에게 소중하지만 우리 주변에 있는 하지만 우리가 깨닫지 못한 것을 알아가는 순간 삶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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